담배 정의 확대 필요성에 관한 전문가 의견 청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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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재위는 27일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공청회를 진행했다.[사진=김보미 기자] |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희한하게도, 우리나라에서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가 아니다. 담배사업법에서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하는 제품만 담배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성니코틴 제품은 담뱃세나 소매인 허가, 경고 문구 부착, 광고 제한, 온라인 판매 금지 등의 규제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최근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무분별하게 광고 및 판매되고 청소년들에게까지 퍼지는 등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합성니코틴도 담배로 포함시켜 규제해야 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7일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담배 정의 확대 필요성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표희수 국제특성분석연구소 소장, 김도환 전자담배협회총연합회 상근부회장, 이규홍 안전성평가연구소(KIT) 호흡기안전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맹희석 한국전자액상안전협회 전무이사 등 4명의 전문가가 진술인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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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에 참여한 4명의 진술인[사진=김보미 기자] |
먼저 표희수 소장은 보건복지부의 연구 용역으로 실시한 '합성니코틴과 연초니코틴의 유해성 비교·평가 연구'의 내용과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표 소장은 "이번 연구는 연초니코틴 원액 5종과 합성니코틴 원액 5종에 대해 유해 물질 69종을 5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것으로, 분석 결과 연초니코틴과 합성니코틴 원액 모두에서 상당수 유해 물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합성니코틴의 유해 물질 잔류량이 연초니코틴 원액의 잔류량보다 적지 않았던 점을 고려할 때 합성니코틴과 연초니코틴을 구별하지 않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규홍 책임연구원은 "모든 화학물질에는 유해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유해 물질이 들어있다고 해서 무조건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합성니코틴 제품에서 담배특이니트로스아민(TSNA) 및 기타 유해 물질 함량이 연초니코틴에 비해 현저히 낮거나 검출되지 않았다. 니코틴이 들어있는 담배 자체가 기본적으로 좋을 것은 없지만 담배를 국가에서 허용한다면 건강적인 측면에서 어떤 것이 더 나은가는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합성니코틴의 유해성을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유해 물질이 사람의 건강을 위해할 정도로 노출되는지 여부"라며 "제품 사용 중 유해 물질이 사람에게 노출되는 정도를 평가하고 해당 물질의 독성값과 비교해 사람에게 안전한지 평가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도환 부회장은 "저는 전자담배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합성니코틴 규제에 적극 찬성한다. 현재 합성니코틴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무인 자판기, PC방, 폰 케이스 매장 등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고 담배를 원하지 않는 불특정 다수와 보호받아야 되는 청소년들에게까지 무차별적인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적법하게 담배 소매인 지정 허가를 받고 장사하는 소매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맹희석 전무이사는 "합성니코틴 담배 입법화 법안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는 연초니코틴을 합성니코틴으로 속여 세금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쓰는 용어다. 시중에 판매되는 합성니코틴 제품의 98%는 사실 연초니코틴이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환경부 유해성 심사를 받은 진짜 합성니코틴에서는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국제특성분석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도 반박했다.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과 위해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합성니코틴이 연초니코틴만큼 유해하든 덜 유해하든 합성니코틴을 관리할 수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인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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