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맞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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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 타악기 트리오의 공연 'Reunion'이 6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렸다.[사진=김보미 기자] |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황금연휴의 끝자락이었던 지난 6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는 PIK 타악기 트리오의 공연 'Reunion'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PIK와 온아트컴퍼니가 함께 주최했으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한국예술종합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뉴욕대학교, 림스튜디오, 맘스커리어 등이 후원했다.
박라영, 인아린, 김보미 등 세 명의 타악 연주자로 구성된 PIK는 영롱한 마림바 소리와 매력적인 비브라폰 음색, 강렬한 타악기의 울림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공연 프로그램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마림바 한 대에서 세 명의 연주자가 자리를 바꿔가며 연주하는 아야메 하타노의 'CCC', 다양한 효과 타악기가 등장하는 '르로이 앤더슨 메들리', 세 대의 보면대로 연주하는 케빈 로블스의 '스탠드 뮤직'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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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 타악기 트리오 공연 모습[사진=김보미 기자] |
이날 무대에 오른 PIK 퍼커션 트리오의 이름은 세 연주자의 이니셜을 따서 만들어졌으며 타악기 음악의 정수(peak)를 보여준다는 의미와 대중의 첫 번째 선택지(pick)가 되고 싶다는 뜻을 함께 담고 있다. 이들은 2004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만나 함께 교류하며 성장했다. 졸업 후 박라영은 오케스트라 연주자의 길을, 인아린은 학교에 출강하며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의 길을 걸었으며 김보미는 뉴욕으로 건너가 예술경영을 공부하며 또 다른 꿈을 키웠다.
그리고 우연히도 비슷한 시기에 결혼과 출산, 육아라는 큰 삶의 변곡점을 함께 맞이했다. 아이를 키우며 경력과 꿈을 이어가는 일은 세 사람 모두에게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음악을 향한 마음을 내려놓지 않았다.
연주자 김보미는 "임신과 출산, 육아는 생각보다 훨씬 큰 산이었어요. 연주자 생활은 거의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죠.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연주회를 보러 다니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어느덧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고 삶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 다시 모여서 연주를 해보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또 한 번 마음을 먹으니까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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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 타악기 트리오[사진=김보미 기자] |
이번 공연은 그런 의미에서 특별했다. 오랜 시간 연주회를 찾지 못한 부모들을 위해 세 사람은 이번 공연을 '3세(2022년생) 이상 관람가'로 열었다. 대부분 초등학생 이상만 입장이 가능한 클래식 공연에서는 보기 힘든 결정이었다.
연주자 박라영은 "솔직히 저희도 아이 키우면서 연주회를 다니지 못했던 것이 늘 아쉬웠었거든요. 클래식 공연은 대부분 어린아이 입장을 제한하니까요. 그래서 저희 공연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듣는 경험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연장에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이들은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진풍경을 보여줬다. 음악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조용히 숨을 죽이며 무대를 지켜봤고 연주가 끝날 때마다 작은 손뼉을 힘껏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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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 타악기 트리오 공연 모습[사진=김보미 기자] |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온 세 사람은 다시 만나자마자 자연스럽게 서로의 음악에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인아린은 "처음 만나서 연습을 하는데 마치 어제 만났던 것처럼 편하게 음악이 흘러가서 놀랐어요. 그리고 연습하는 동안에도 늘 생각했어요. 아이들에게 내가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요. 또 클래식 공연이 어렵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처럼 느껴지길 바랐어요"라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뀐다. 육아는 그들에게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음악적 세계를 확장시키는 통로가 되어줬다. 엄마이자 아티스트인 PIK 퍼커션 트리오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무대를 펼쳐나갈 예정이다. 세 사람은 연주자와 엄마의 삶을 온전히 끌어안은 채 새로운 여정을 향해 나아간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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