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서가] "공감이 아이를 변화시킨다고요?"...김선희 작가가 전하는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

김보미 엄마기자 / 2023-12-13 13:10:09
청소년과 대화 시 필요한 것은 믿음과 공감
김선희 작가, 공감 대화로 변화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전해
▲[사진=김영사]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모든 질문에 '어쩔티비 저쩔티비, 안물안궁'으로 일관하는 청소년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어른이 몇이나 있을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면서 자아를 확립해나가는 청소년들과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아이의 일평생을 지켜봐온 부모라 해도 청소년기의 자녀를 상대하려면 무한한 인내심과 도를 닦는 마음이 필요하다.


청소년 자녀와의 대화가 어렵고 막막하다면 김선희 작가의 저서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를 읽어보길 권한다. 꽉 막혀버린 자녀와의 대화를 새롭게 풀어나가는데 신선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을 위한 청소년의 세계를 집필한 작가 김선희는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음악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다. 아이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따뜻한 시선이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킨다고 믿으며 입시와 경쟁으로 팍팍해진 학교 현장에서 공감 대화를 실천해 나가고 있는 일명 '공감 대화 전도사'이기도 하다. 

김선희 교사는 학생들과 대화할 때 섣부른 조언·위로·평가·판단을 하지 않는다. 어른의 입장에서 건네는 조언이나 위로는 아이의 진짜 속마음과 교감하는데 방해가 될 뿐이라고 강조한다. 작가는 그저 아이의 마음이 어땠는지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아이를 믿어주는 마음과 공감 대화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말 믿음과 공감만으로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독자 입장에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작가는 학교에서 실제로 겪은 생생한 에피소드를 통해 공감 대화의 효과를 통쾌하게 증명해 낸다.

김 교사의 교실에는 차별과 배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성적이 나쁘거나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수행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시종일관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때때로 학생의 거짓말을 믿어주기도 하고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기보다는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아이의 마음을 먼저 묻는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사과하고 학생의 오해와 화를 풀어주기 위해 반성문을 써서 제출하기도 한다. 

이런 교사의 모습과 행동에 아이들은 변화로 보답한다. 어른인 교사가 자신을 이토록 존중하는 데 교사를 존중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처음에는 삐뚤어진 마음으로 세상에 불만을 쏟아내던 아이들도, 무기력함에 내내 엎드려 자던 아이들도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어른을 만나고 스스로 상처를 회복해 간다. 

작가는 학교의 부적응자를 양산해 내는 교육계의 현실도 아프게 꼬집어 낸다. 오로지 줄 세우기와 선별에만 치우쳐 있는 입시 교육, 높은 대학 합격률을 목적으로 학생들의 성적 관리에만 매진하는 학교의 부조리함, 성적으로 모든 것이 평가되는 교실 속의 차별과 혐오, 숨 막히는 경쟁 속으로 몰아넣는 부모의 압박 등을 청소년들의 삶을 망가뜨리는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모든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김선희 교사의 교육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교사가 잘못한 학생을 제대로 지도하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아이들의 버릇을 나쁘게 만든다는 핀잔을 듣기도 하면서 김 교사는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꿋꿋하게 공감 대화를 실천해 나가고 있는 이유는 학생들이 그들을 믿어주는 어른과의 대화를 통해 서서히 변화되는 모습을 매일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선희 작가는 김영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공감의 기적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 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계속해서 전해주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과열된 입시 경쟁 속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대안적인 교육 활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건네보고 싶다"고 전했다.
 
학교의 부적응자로 낙인찍혀 삶을 포기한 듯한 아이들이 한 어른과의 공감 대화를 통해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들은 청소년을 마주하고 있는 이 시대의 어른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문득 '내 자녀가 학교를 다니면서 이런 교사 밑에서 일 년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축복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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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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