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점의 작품, 리움의 고미술 소장품과 함께 선보여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스위스 작가 니콜라스 파티의 국내 첫 서베이 전시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가 지난 19일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8월 31일부터 올해 1월 19일까지 용인시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서 진행됐다.
곽준영 리움미술관 전시기획실장은 "이번 전시는 작가 니콜라스 파티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전시일 뿐 아니라 1982년 개관한 호암미술관이 선보이는 첫 동시대 작가의 전시"라며 "작가의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서베이 전시로 작가가 6주간 한국에 머물며 특별히 제작한 벽화 5점과 리움의 고미술 소장품 등을 함께 볼 수 있는 총체적 전시로 마련됐다"고 밝혔다.
전시에서는 작가의 기존 회화 및 조각 48점, 신작 회화 20점, 대형 벽화 5점 등을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고미술품과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이중 미술관 로비와 전시실에 그려진 5점의 파스텔 벽화는 이번 전시 기간 동안에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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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대형 벽화[사진=김보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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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파티의 '산'과 고려시대 '금동용두보당'이 함께 전시돼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
니콜라스 파티는 미술사의 재현 전통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초현실적 구상화와 건축적 크기의 대형 파스텔 벽화로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다. 즉각적이지만 일시적인 재료인 파스텔을 사용해 새로운 회화의 존재 방식을 선보이며 파스텔 고유의 불안정성에 자연과 문명, 인간과 비인간 종의 지속과 소멸에 대한 사유를 담아냈다.
니콜라스 파티는 지난해 진행된 아티스트 토크에서 "파스텔은 제가 10년 이상 사용하고 있는 주된 도구다. 2013년 바젤에서 피카소의 '여인 두상'을 보고 작품이 마음에 들어 파스텔로 모방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며 "연약하고 쉽게 흩어지는 안료 가루를 사용하는 느낌, 작업 속도가 빠르다는 점, 유화처럼 덧칠로 작품을 수정할 수 없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작업해야 한다는 점, 현대미술에서는 파스텔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 등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파티의 작품은 파스텔을 사용했다고 믿기 힘들 만큼 선명하고 강렬한 색감을 자랑한다. 또한 대중에게 익숙한 장르인 풍경화, 정물화, 초상화임에도 실제와는 무언가 다른 파티만의 독창적 이미지는 친숙하면서도 생경한 느낌을 동시에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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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나무 기둥'과 '버섯이 있는 초상'[사진=김보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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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풍경[사진=김보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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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장생도 10곡병[사진=김보미 기자] |
아울러 파티는 이번 전시를 위해 리움미술관의 고미술 소장품을 참조하고 그의 작품과 함께 전시해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예술 세계를 보여줬다. 장생과 불멸의 염원을 담은 '십장생도 10곡병', 김홍도의 '군선도' 속의 상징을 샘플링해 여덟 명의 신선을 형상화한 신작 초상 8점도 무척 흥미로운 작품이다.
전시에 스며든 건축적인 요소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파티는 호암미술관의 1층과 2층 전시실을 동일한 구조로 설계했다. 각각의 전시실은 좁은 통로와 넓은 방들로 구성됐고 통로와 방 사이에는 중세 건축과 회화의 모티프인 아치 문을 내 새로운 시야를 선사했다. 전시장의 벽도 벽화와 페인팅이 에워싸고 있어 마치 전시실 전체가 하나의 작품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지난 19일 호암미술관을 찾은 관람객 A씨는 "우연한 기회로 전시 마지막 날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을 접할 수 있어 정말 기뻤다"며 "파스텔로 그렸다고는 믿기 힘든 대형 벽화와 나무, 폭포, 숲의 사계절, 동굴 등을 주제로 한 풍경화는 두고두고 기억에 날 만큼 아름다웠다.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콜라보한 것 같은 초상화, 리움의 소장품과 겹치듯 전시된 벽화 등도 독특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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