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급 중고차나 리스·장기렌트 찾는 소비자 늘어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경유차를 몰고 있는 44세 이씨는 최근 기름값이 너무 많이 들어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현대차의 아이오닉6는 18개월, 아반떼HEV는 24개월, 기아의 쏘렌토HEV도 18개월로 대기 기간이 대부분 1년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씨는 신차 구매 대신 리스나 장기렌트를 알아보기로 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차를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난이 점차 해소되고 있으나 2년여 동안 쌓인 자동차 출고 적체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현대차·기아의 신차 출고기간은 10개월에서 24개월 사이고 가장 대기 기간이 긴 차량은 제네시스 GV80 가솔린 2.5T 모델로 출고까지 2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11월 초 기준 국내 5개 완성차 업체가 제시하는 신차 할부 구매 이자율도 5.6~6.9%로 매우 비싸다.
게다가 신차 출고가 해를 넘기게 되면 차량 가격이 오르고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이 줄어든다. 연말까지 시행 중인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 소비자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차가 당장 필요한 소비자들은 신차급 중고차를 구매하거나 리스·장기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리스와 장기렌트는 회사가 미리 구매해 놓았던 차량을 고객에게 임대하는 시스템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과 옵션을 일일이 고를 수 없다는 단점은 있지만 대기 기간 없이 바로 출고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이브리드·전기차·외제차 등 모든 차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자동차 리스와 장기렌트는 어떻게 다를까?
리스와 장기렌트는 차량이 본인 명의가 아니기 때문에 재산에 포함되지 않고, 12~48개월의 계약 기간 후 반납이나 인수·재계약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목돈이 없어도 바로 계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법인이나 개인사업자는 렌트·유지 비용을 연 최대 1500만 원까지 사업경비로 처리할 수 있어 절세 효과가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경차나 9인승 이상의 승합차, 화물차의 경우 부가세도 환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리스와 장기렌트에는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먼저, 리스는 대출로 여겨져 신용 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렌트는 임대료를 지불하는 개념이라 대출과는 무관하다. 또 리스는 자동차 보험료를 본인이 내야 하지만 장기렌트는 월 렌트비에 보험료가 포함돼 있다. 오랜 무사고 경력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적게 내고 있다면 보험 경력이 계속 유지되는 리스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동차 번호판에도 차이가 있는데 리스는 일반 번호판을 다는 반면 장기렌트는 허·하·호 등으로 시작하는 렌터카의 번호판을 달게 된다. 또한 운행 중 사고가 났을 경우 리스는 차량 반납 시 사고로 인한 차량 감가액 청구를 하는 반면 장기렌트는 감가 적용을 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절세 혜택이 필요한 개인 사업자 분들이나 초기 자본이 없는 젊은 층 사이에서 자동차 리스와 장기렌트를 찾는 분들이 매우 많다"며 "장점이 많은 것은 분명하나 연간 운행거리에 제한이 있어 운행거리 초과 시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 또 매달 내야 하는 렌트비 감당이 어려워져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이 발생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단점도 있어 신중하게 생각하고 본인의 상황을 고려해 가장 유리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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