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저렴하다는 장점 있지만 품질과 안전 이슈도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을 향한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거세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이커머스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그 세력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의 선두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월 기준 월간 활성이용자 수 약 818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에서 쿠팡 다음으로 이용자가 많은 앱이 됐다. 지난해 7월 한국에 상륙한 테무는 파격적인 가입 선물과 친구 초대 이벤트 등을 이용해 581만 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았고 쉬인도 68만 명의 이용자를 유치했다.
중국 직구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주로 이용한다는 소비자 A씨는 "한국에서 1~2만 원 정도 하는 제품이 알리에서는 몇 천 원밖에 하지 않으니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며 "행여 배송 중에 문제가 생기거나 손상된 물건이 배송된 경우에도 보상이 확실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테무에서 물건을 몇 번 주문해 보니 대략 5~7일 정도 소요됐다. 배송 지연 시에는 크레딧을 지급한다고 들었는데 현재까지 지연된 적은 없었다. 제품의 품질은 복불복인 것 같다. 괜찮은 제품도 있었지만 실망스러운 제품도 있었다. 크레딧이나 사은품의 경우에는 친구를 한 10명 정도 초대해야 받을 수 있어서 도전하지 않았지만 일단 물건이 너무 싸니까 자꾸 빠져든다"라고 전했다.
중국 이커머스의 가장 큰 무기는 국내와 비교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이다. 여기에 더해진 할인코드, 크레딧, 사은품, 환급 쿠폰 등의 현란한 프로모션은 쉴 새 없이 국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그런데 중국 직구로 구매한 제품들은 정말 괜찮은 걸까.
지난 7일 관세청 인천세관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404점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그중 96개(24%)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일부 제품은 국내 안전 기준치의 700배에 달하는 카드뮴과 납을 함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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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센청] |
발암물질이 검출된 장신구의 종류는 △귀걸이 47점(37%) △반지 23점(32%) △발찌 8점(20%) △헤어핀 4점(16%) △목걸이 10점(15%) △팔찌 4점(12%) 등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된 제품 180점 중 48점(27%), 테무에서 판매된 제품 224점 중 48점(20%)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 위 장신구들의 가격은 약 600원에서 4000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뮴과 납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물질이다.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금속 카드뮴은 중독 시 호흡계·신장계·소화계 등의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납 중독은 신장계·중추신경계·소화계·생식계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서울시도 지난 3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제품, 가정용 섬유제품 등 생활 밀접 제품 31개에 대한 안전성을 조사했다. 조사는 국가기술표준원 안전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KATRI 시험연구원·FITI시험연구원 등에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어린이 제품 19개 중 8개 품목에서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은 △어린이용 물놀이 튜브 △보행기 △목재 자석 낚시 장난감 △사탕·바나나 모양 치발기 △캐릭터·지우개 연필 △어린이용 가죽 가방 등이다.
어린이용 튜브와 장난감, 연필, 가죽 가방 등에서는 플라스틱을 가공할 때 사용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4종(DEHP, DBP, DINP, DIBP)은 불임을 유발하는 생식 독성이 있으며 그중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물질(2B등급)에 해당한다.
영유아가 입에 물고 빠는 치발기 2종도 디자인과 형태가 기도를 막을 가능성이 높았고 작은 힘에도 쉽게 손상돼 질식 위험이 있었다. 또한 보행기는 제품의 틈에 베임이나 낌 등의 가능성이 있었으며 낙상 위험이 있었다.
서울시는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상품에 대한 유해성 집중 조사와 소비자 피해 구제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먼저 중국의 대표 이커머스 알리·테무·쉬인 등을 중심으로 상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해 4월 넷째 주부터 매주 검사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또한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한 소비자 피해 전담 신고센터를 설치해 피해 상담을 진행하고 구제 방안 안내를 돕는다. 직구 상품으로 인한 피해 발생 시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핫라인(2133-4896) 또는 120다산콜재단, 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을 통해 문의하면 된다.
안전을 위협하는 중국 직구, 신중하게 생각하고 이용해야 하겠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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