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크지 않고 가산금리 부담...대출자들 가입 주저
![]() |
▲은행 창구에서 금리상한형 주담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한국의 기준금리도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현재까지 미국 연준은 세 번의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한국은행 역시 다음 달 금통위에서 사상 두 번째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내 대출금리도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9월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3~7.281%로 상단 금리가 이미 7%를 넘어섰다. 올 연말에는 8%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차주들의 대출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금리 인상기에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안심전환대출·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등과 같은 정책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기존 대출 잔액 범위에서 최대 2억 5000만 원까지 갈아탈 수 있다. 이 상품의 대출금리는 3.8(10년)∼4.0%(30년)이고 만 39세 이하·소득 6000만 원 이하인 저소득 청년층은 3.7(10년)∼3.9%(30년)의 금리가 적용된다.
그러나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부부합산소득 7000만 원 이하, 4억 원 이하인 1주택자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해 사실상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연간 금리 상승폭을 0.5~0.75%p, 5년간 금리 상승폭을 최대 2%p로 제한해 주는 상품이다. 기존 변동형 주담대에 0.15~0.2%p 금리를 가산하는 특약 형태로 가입할 수 있다. 신한·우리·NH농협은행은 현재 한시적으로 가입 비용을 면제하고 있어 가입 후 1년이 지나야 0.15~0.2%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이 상품은 특약 형태로 추가할 수 있어 가입이 간편하고 대출금리 상승폭을 제한해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 계좌별로 한 번만 신청할 수 있고 철회도 한 번만 가능하다.
앞서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2019년 초에 출시됐었으나 당시 금리가 하락하면서 찾는 이가 없어 결국 취급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7월 재출시됐다. 재출시 후에도 1년간 가입 실적이 115건에 그치는 등 금융소비자들의 반응이 없자 금융당국은 가입 비용 명목의 가산금리와 금리 상승 제한폭을 더 낮추고 상품 판매 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률은 매우 저조하다. 대출자의 입장에서는 해당 상품의 금리 인하 혜택이 그렇게 크지 않아 실효성이 없어 보이고 당장 가산되는 0.2%의 금리도 부담되기 때문이다. 찾는 사람이 적다 보니 정작 일선 은행에서는 이 상품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이 상품은 가입 후 금리가 연 0.9%~0.95% 이상 올라야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데 이미 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이고 내년부터는 금리가 다시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대출자들의 선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금리상한형 주담대 상품에 대해 알아보려 은행을 찾은 김씨는 "뉴스를 보고 지금이라도 금리상한형 주담대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지 상담받으러 은행에 갔는데 은행 직원이 금리상한형 주담대에 대해 잘 모르는 눈치였다"며 "상품에 대한 설명은 들었지만 고민 끝에 결국 가입은 하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금리상한형 주담대가 출시된지는 꽤 오래됐는데 찾는 사람이 잘 없어 몰랐다"며 "이 상품 가입으로 얻는 혜택이 크다면 문의가 많았을 텐데 이미 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여서 가입하려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덧붙여 "앞으로 금리가 더 올라갈지 내려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가입은 소비자의 선택이지만 이 상품은 대출 기간 동안 딱 한 번만 가입 및 취소할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