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저마다 추석 연휴 비상 진료 체계 가동해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지금 아프면 큰일이지. 응급실도 못 가고 의사도 없는데... 그저 아프지 않기를 바라야지" (60대 여성 A씨)
"연휴 기간 동안 아이가 갑자기 아플까 봐 걱정이에요. 하루빨리 의료 체계가 정상화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30대 육아맘 B씨)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최근 중증 환자가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응급실 대란이 일상 속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정상적인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9월 1일 기준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이 안 되는 병원이 14곳, 흉부대동맥 수술이 안 되는 병원이 16곳,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병원이 24곳,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병원이 46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국대충주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서 이미 응급실을 부분적으로 닫았거나 닫으려고 검토 중"이라며 "추석 이후 응급 진료가 안되는 질환과 응급실을 닫는 대학병원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추석 연휴를 대비해 지자체들은 저마다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연휴 기간 동안 응급의료체계 지원을 위한 비상진료대책을 가동한다. 먼저 시내 응급의료기관 49곳과 종합병원 응급실 20곳을 평소와 같이 24시간 운영한다.
연휴 기간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은 1800여 곳으로 확대했다. 올해 설 대비 1.5배 늘어난 규모다. 자치구 보건소 25곳과 시립병원 7곳에서는 경증 환자를 위한 응급진료반을 운영한다. 보건소는 연휴 기간 중 추석 당일을 포함해 3일 이상 내과 및 가정의학과 진료를 제공하고 시립병원도 16~18일 각기 다른 진료과목으로 외래진료를 실시한다.
경기도도 의료 공백으로 인한 도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추석 연휴 24시간 비상 진료 체계를 가동한다. 응급의료기관 73개소, 31개 시·군 보건소, 참여 병·의원 등을 통해 의료 공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응급진료가 필요한 경우 응급진료 상황실(031-8008-4775)에 문의하면 의료 기관을 안내받을 수 있다.
경북도는 9월 11일부터 25일까지를 추석 명절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정하고 비상의료관리 상황반을 가동한다. 상황반과 전담 책임관이 응급의료기관 운영 상황을 점검해 의료 공백으로 인한 도민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한다.
먼저 연휴 기간 도내 응급의료기관 37곳에서 24시간 비상 진료 체계를 유지한다. 24시간 운영되는 소아 응급실은 4곳(포항성모병원·순천향대구미병원·동국대경주병원·안동병원)이며 중증 소아 응급환자는 칠곡경북대학교병원으로 연계해 치료받게 한다.
이와 함께 문 여는 병·의원 1452곳과 약국 920곳을 지정해 경증 환자가 응급실이 아닌 지역 병·의원을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감염병 증가에 대비해 코로나19 발열 클리닉 3곳(포항·김천·안동의료원)과 협력병원 6곳(포항세명기독병원·문경제일병원·경산중앙병원)을 지정했으며 코로나19 환자 발생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먹는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추석 연휴 발열을 동반한 복통 등으로 처치가 필요한 경증 환자나 감기·장염·열상 등이 발생한 비응급환자는 당직 병의원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증·비응급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했을 경우 본인 부담금을 90%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본인의 증상에 대한 판단이 어려우면 119에 전화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환자가 대형병원을 방문했더라도 의료진의 판단 하에 지역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연휴에는 환자가 평소 대비 1.6배, 주말에는 1.2배 정도 증가한다"며 "다가올 추석 연휴에 경증 환자는 당직 병의원을, 코로나19 환자는 발열 클리닉을 찾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휴 기간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에 대한 정보는 △보건복지상담센터(129) △구급상황관리센터(119) △시·군 보건소 누리집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 △보건복지부 누리집(www.mohw.go.kr) △응급의료 정보제공 스마트폰 앱 E-Gen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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