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다형 평가 방식 한계에 논·서술형 평가 도입 목소리도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 A씨의 아들은 오는 3월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중학교의 마지막 방학을 보내고 있는 아들을 지켜보며 A씨는 "중3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마치 본격적인 입시가 시작된 것처럼 불안감이 올라온다. 요즘 입시는 제가 겪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고 또 고교학점제라는 새로운 틀에 적응을 해야 하다 보니 내신과 수능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인터넷도 많이 찾아보고 주변 분들에게 물어보며 정보를 모으고는 있는데 아직은 다가올 변화가 두렵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올해 고등학교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고교학점제와 성적표에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점수가 동시에 표기되는 내신 5등급제,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수능 등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대입과 직결되는 평가 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면서 학생과 학부모는 불안에 떨고 있다. 내신 부담이 완화되면서 올해 자사고와 특목고의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31개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은 1.33 대 1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휘문고와 세화고의 경쟁률은 1:1을 넘지 않았다. 입시의 불확실성과 경기 불황에 따른 학비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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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교육부] |
2028학년도부터는 수능도 통합‧융합형 수능으로 치러진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20일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시험 및 점수 체제를 발표했다. 먼저 시험 시행 순서와 배점은 △1교시 국어(100점) △2교시 수학(100점) △3교시 영어(100점) △4교시 한국사(50점)‧탐구(각 50점) △5교시 제2외국어‧한문(과목당 50점) 순으로 현재와 같다.
탐구와 제2외국어‧한문을 제외한 과목의 문항 수와 시험 시간도 △국어 45문항 80분 △수학 30문항(단답형 9문항 포함) 100분 △영어 45문항(듣기 평가 17문항 포함) 70분 △한국사는 20문항 30분 등으로 현행과 동일하다.
다만,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이 모두 폐지된다. 국어는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 등 과목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된다. 수학은 △대수 △미적분 I △확률과 통계 과목이 공통적으로 출제된다.
탐구 영역 중 사회·과학탐구도 출제 과목이 통합사회‧통합과학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탐구 영역은 과목당 문항 수와 시험시간을 25문항 40분으로 운영하고 문항별 배점을 1.5점, 2점, 2.5점으로 구분해 출제한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20문항 30분으로 운영되며 문항별 배점을 2점과 3점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수능 성적통지표의 성적 제공 방식은 현행과 동일하다. 국어‧수학‧탐구 영역은 표준점수‧백분위‧등급이 기재되고 한국사‧영어‧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등급만 기재된다. 등급은 9등급 구분을 유지한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 과목이 바뀌는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전체 문항을 개발해 올 상반기 중 안내할 계획이다.
한편 여전히 5지 선다형 문항이 시대에 걸맞은 평가 방식인지에 대한 의문은 존재한다. 지난 20일 국가교육위원회가 개최한 대토론회에서는 고교 내신과 수능에 논·서술형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학생이 노력한 만큼 평가받는 성취평가제의 적용 필요성, 수능은 말 그대로 수학 능력을 확인하는 수준의 표준화 시험이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제기됐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지난 21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2032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선발하자는 내용을 담은 대학입시 개혁안을 제안했다. 임 교육감은 "자기주도적 사고를 평가하려면 서·논술형 평가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며 △내신과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 도입 △수능 영어듣기평가 전면 폐지 △내신을 수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대입 전형 △고3 2학기 성적 반영 등을 제시했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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