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이대의과대학교수, 대한민국의 안전한 출산을 위한 정책 제언해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22일 오전 10시, 서울 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보건복지부와 CBS가 공동 주최한 인구포럼이 개최됐다. 이 행사는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저출산과 인구 구조 변화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행사는 유튜브 노컷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현장 참석자뿐 아니라 온라인 시청자와의 소통도 함께 이뤄졌다.
인구포럼은 2022년부터 저출생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인구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 in 국회’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엔 국내외 전문가, 지자체장, 의료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 방향, 실천적 대안을 함께 이야기 나눴다.
4부로 나누어 진행된 이번 포럼의 개회사는 김진오 CBS 사장이 맡았다. 김 사장은 “올핸 대한민국의 출생률이 반등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1부에선 해외 전문가가 무대에 올라 대한민국의 인구위기를 짚었다. 첫 번째 기조발제자는 일본의 장기요양보험(개호보험)을 설계해 ‘미스터 돌봄보험’으로 유명한 야마사키 시로 일본 내각관방참여였다. 야마사키 시로 참여는 ‘일본의 인구감소와 저출생 대책 : 미래에 대한 책임’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윌렘 아데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회정책국 수석경제학자는 출산·양육지원을 위한 포괄적인 가족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부에선 기업의 경영자들이 연사로 나서 기업에서 일·가정 양립을 위해 하는 일을 소개했다. 글로벌 뷰티 기업 고운세상코스메틱을 이끄는 이주호 대표가 ‘다둥이기업의 성장 방정식’을, 모빌리티 서비스 스타트업 모션의 김성철 대표는 ‘작은 기업의 움직임: 성장의 시작’을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일·가정 양립에 관한 인지과학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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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김혜원 기자] |
3부에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만남이 한자리에서 펼쳐졌다. 오 시장은 ‘지역소멸 시대, 중앙-지방 패러다임의 대전환', 박 시장은 '지속가능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혁신 균형발전 전략'을 발제했다. 이후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연사토론이 진행됐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들기 위한 특별법이 통과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역의 발전엔 경쟁력 있는 대학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서울에서 인재 양성을 위해 실행하는 사업인 ’서울런‘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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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시장이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김혜원 기자] |
4부에선 산부인과 의사, 교수, 기업가 등이 대한민국 출산·육아의 현실과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김영주 이화여대의과대학 교수가 ‘초저출생시대, 안전한 출산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초저출산 국가인데 고위험 임신은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분만이 줄어들며 분만할 수 있는 곳이 줄어 전국에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이 22곳이며, 산부인과는 있으나 분만실이 없는 지역은 50곳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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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주 이대의과대학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김혜원 기자] |
김 교수는 “고위험임산부가 늘어나는데 이들을 진료할 의사가 줄고 있다”라며 “현재 국내에 50세 이상 산부인과 의사가 45.1%인데 50세가 넘으면 체력 때문에 당직이 어려운데 분만은 주로 밤에 이뤄지니 문제다”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분만 인프라를 재정비해야 한다”라며 “산부인과 의사가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의료 사고 부담을 줄여 주고, 분만취약지엔 국가에서 운영하는 산부인과를 설립해 산모가 안전하게 분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돌봄의 방식’을 고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교수는 “아동과 노인, 환자 등에게 돌봄이 필요한데 현재는 시설에서 돌보는 방식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돌봄의 대상에게 알맞고 이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돌봄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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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부 연사토론을 끝으로 인구 포럼은 막을 내렸다.[사진=김혜원 기자] |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는 청년이 결혼, 육아 등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로 ‘불안’을 들었다. 이 대표는 “미래를 그릴 수 없어 포기하는 청년에게 경제적·정서적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부모의 삶도 행복한데 매체와 SNS에선 아이가 부모를 불행하게 만드는 모습을 배틀하듯 보여 준다”라고 지적했다. 이다랑 대표는 “이런 모습을 청년이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라며 “육아가 주는 기쁨과 가치가 공유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저출생 위기를 해결하려면 국가·지방정부·기업·의료계·개인 모두의 역할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포럼이 단발성 행사나 메시지 전달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되며 일상에서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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