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인프라 위축되고 있어

김혜원 엄마기자 / 2024-08-26 11:10:45
저출생 여파로 아이 키우기 환경 더 어려워져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저출생(출산) 여파로 아이 키우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 가운데 부모는 양육을 위한 인프라가 위축되는 것을 가장 체감하고 있다. 만 3세 아이를 양육하는 A씨는 “여름이라 아이 샌들을 사러 갔더니 점원이 ‘이제 오면 어떻게 하느냐, 6월에 완판됐고 리오더도 끝났다’라고 했다”라며 “‘요즘은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아 본사에서 어린이용 생산량 자체를 줄였다’” 하고 전했다.


저출생으로 아동복 수요가 줄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국내 중저가 브랜드는 생산을 축소하거나 사업을 종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하나뿐인 아이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를 위한 명품 브랜드 키즈 라인은 매출이 매년 성장한다. 외신에서도 이런 현상을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인들이 점점 부유해지면서 적은 숫자의 자손들을 위해 사치품에 돈을 쓰고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소아청소년과도 갈수록 줄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의원급 소아청소년과 481개소가 폐원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소아청소년과를 유치하고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471개소가 개원했으나 결국 10개소 줄어든 규모다.

어린이집·유치원도 10년 새 30% 가까이 문을 닫았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교육·보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총 3만7395곳으로 2022년보다 5.3% 감소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만5053곳, 무려 28.7%가 줄어들었다. 특히 어린이집의 타격이 컸다. 영유아가 다니는 가정 어린이집은 10년간 54.8%나 감소했다. 아기를 구경하기조차 어려워진 요즘 어린이집에 다닐 원아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2세 남아를 양육하는 B씨는 “복직을 앞두고 아이 맡길 어린이집을 찾는 데 쉽지 않다”라며 “예전엔 동네에도 어린이집이 몇 군데 있었다는데 다 문을 닫아 다른 동네까지 수소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천구에서 가정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C씨는 “코로나도 겪고, 매년 힘들었지만 올해 원아 모집이 가장 힘들었다”라며 “저출생(출산) 여파가 제대로 실감 난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아이를 낳기만 하면 국가가 키워 주겠다’라며 정부에선 출산을 장려하지만 돌봄 기관이 줄지어 폐원해 부모의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돌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사교육비는 매년 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의 ‘사교육비가 저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2022~2025년 합계출산율과 실질 사교육비를 분석한 결과 사교육비 증가로 인해 감소한 출산율은 약 0.120명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합계출산율 하락의 약 26.0%가 사교육비 증가에 기인한다”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런데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가정의 학부모 부담금이 올해 2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유치원 평균 19만9362원을 내고, 국공립유치원은 1만552원을 냈다. 교육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년도에 비해 국공립유치원 학부모부담금은 38.3%, 사립유치원은 25.1%, 평균 20% 늘었다"고 밝혔다.


만 4세 남아를 양육하는 D씨는 “매달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라며 “유치원비 50만 원에, 태권도 17만 원, 영어 16만 원 등 벌써부터 이런데 앞으론 어떨지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유보통합에 앞서 교육·보육서비스 질 제고를 체감할 수 있도록 9월부터 시범 학교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가칭 영·유아학교는 유보통합이 제도화되기 전에 통합 과제를 선제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유아학교 운영으로 교육·보육 활동이 상향평준화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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