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종학당(宗學堂)의 국가유산적 가치 발굴을 위한 학술대회를 참석하다

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 2024-11-22 11:10:47
온온(穩穩)한 마음으로 과천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걷고,
종학당 정수루에서 '향원익청(香遠益淸), 오가 백록(吾家白鹿)'의 의미를 되새기며!
▲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맘스커리어 = 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과천 서울 대공원 둘레길을 걸으며 과천을 생각했다. 과천은 고구려 장수왕 때 율목군(栗木郡)이라 불렸다. 율목은 '밤나무 열매과(果)'로 읽힌다. 즉, 과일이 많고 하천이 많다는 의미이다.

또한 과천은 정조대왕이 사도세자 아버지 화성 헌릉헌 성묘길에 머물렀던 ‘주위의 경관이 아름답고 몸이 편안하다’ 뜻의 온온사(穩穩舍) 절(寺)이 아닌 집(舍)이 있고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과지초당(瓜地草堂)과 박물관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좋은 고을이다.

과천에 관한 월간중앙 2023년 3월 호 [선비 정신의 미학]에서는 탕평을 내세운 ‘소론의 영수’ 명재(明齋) 윤증 선생을 소개했다. 그는 노론에서 배웠지만, 편벽 주의와 실질 없는 북벌 비판 가해, 병자호란의 수치 잊지 않고 근신하며 초야에서 제자를 양성한 백의정승이다라고 평했다.

아울러 명재 선생은 36세에 학문이 출중하다며 내시교관에 발탁된다. 이때부터 세자시강원 진선, 대사헌, 호조 참찬, 의정부 참판, 이조판서에 제수되고 81세엔 우의정에 발탁되지만 단 한 번도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그래도 딱 한 번 참여를 검토했던 바, 55세에 왕의 부름을 받고 상경하다가 과천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 그때 명재 윤증과 우암 송시열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던 남계 박세채가 과천까지 내려와 하룻밤을 묵으면서 함께 국사(國事)를 맡자고 설득한다. 이에 윤증은 박세채에게 "송시열의 세도를 막고, 서인과 남인이 원한을 풀어야 하며, 훈척의 발호를 막아야 한다"는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박세채가 불가를 내비치자 윤증은 그날 밤 논산 노성 고향으로 내려 왔다.​​

그러한 유서 깊은 과천의 대공원 둘레길을 붕우(朋友)들과 걷고 보름간의 시간이 흘렀다. 탕평 등 세 가지 조건이 맞으면 왕의 부름에 벼슬을 수락하겠지만 맞지 않으면 수락하지 않겠다 하는 곧은 절개, 과천 인덕원 언덕까지 다녀간 명재 윤증 선생 및 충청과 경상관찰사 겸 순찰사를 역임하신 반호 윤광안 선생 등 영원한 고향인 논산 노성소재 '종학당(宗學堂)'을 주제로 지난 11월 15일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주관 ‘종학당의 국가유산적 가치 발굴을 위한 공동 학술대회'에 다녀왔다. 한유진은 선비문화 창달 및 기호유학 정립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사)백록학회와 함께 종학당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고, 국가유산적 가치를 발굴하는 학술대회를 공동으로 기획 개최한 것이다.

 

▲[사진=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먼저 종학당은 파평윤가 문중의 내외 자손들을 모아 가르쳤던 문중 교육기관이다. 17세기 초 동토 윤순거(尹舜擧, 1596~1668)에 의해 종학의 기틀이 마련되었고 1817년 종학당 재 건축 시 학당 설립 기획과 각종 서적 및 자재 등 실질적 재정 기여를 한 반호 윤광안 등의 지도로 1910년 일제강점기 신교육 제도 도입으로 폐쇄되기 전까지 300여 년간 문과급제 42인, 무과급제 47인, 생원 87인, 진사 98인 등 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

김장생 김집, 송시열 등 충청오현 윤선거와 더불어 유교문화의 본류의 종학당과 연관된 분으로는 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를 모시고 남한산성에서 척화를 강력히 주장하신 문정공 윤황(八松 尹煌 1571~1639), 당시 필선으로 빈궁(嬪宮)을 배종(陪從)해 강화에서 오랑캐와 싸우시다 순절하신 동생 충헌공 윤전 (後村 尹烇 1575~1636) 등과 그 자제들인 미촌 윤선거, 용서 윤원거, 백의정승으로 불리는 소론의 영수 명재 윤증(明齋 尹拯)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선조들의 애국애족 정신과 자제훈육으로 설립된 강당 격인 종학당 언덕 위 백록당 정수루(淨水樓) 누락에 오른다. 안동의 하회 마을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다녀가셨다면 종학당에는 구 소련 고르바초프 대통령께서 방문하신 바 있다. 선비들이 학문을 토론하며 시문을 짓던 정수루 누각 좌우 현판에는 ’향기가 멀리까지 퍼지는데 그 향기가 더욱 맑다' 의미의 향원익청(香遠益淸)과, '세파를 살아가는데 백록처럼 고결하게 산다’라는 오가백록(吾家白鹿)의 글자가 오늘따라 더욱 빛난다. 가슴속 그 의미를 다시 새기며 학술대회 발표인 한유원 학술대회장으로 이동 발표를 경청한다.

목원대 이왕기 교수의 ‘종학당의 국가유산적 가치’, 충남대 한문학과 윤여갑 박사의 ‘종학당의 주요 인물 소고’, 한유진 조지선 연구위원의 ‘파평윤씨 종학교육의 실제와 의의’, 충남대 이송희 교수의 ‘노성 파평윤씨가 종회시에 나타난 강학활동’, 김성수 연구원이 ‘노성 파평윤씨 문중 종학당의 존재의의’에 관한 내용의 발표와 토론은 종학당이 새롭게 조명되는 특별한 계기도 되어 나름 조선 유학의 산실이라는 측면에서 큰 자부심 또한 없지 않았다.

더불어 한유진 정재근 원장은 “종학당은 조선시대 지방 교육의 대표적 상징으로 단순히 특정 문중의 사설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와 인재 양성과 정신적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온 귀중한 역사적 유산으로 우리나라의 학문적, 문화적 자산으로써 국가유산으로써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윤두식 백록학회 이사장은 “종학당의 역사적 가치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정신적으로 귀감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한유원과 더불어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는 인사말씀도 있었다.

여건이 되는대로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 1박 2일 입소하여 선비는 어떠분들인지, 선비가 추구하고자 하는 그 높은 이상은 무엇이었는지, 현재의 좌우 극한 이념 갈등 구조하에서 선비들은 어떠한 지혜로 극복하였는지 등 깊은 공부도 해보자고 다짐해 본다.
 

맘스커리어 / 윤석구 前 우리종합금융 전무 yskwoori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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