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이연화 다문화기자] 비영리민간단체 '평등평화세상 온다'가 안산지역 시민단체 △안산녹색소비자연대 △안산경실련 △안산YMCA △풀뿌리환경센터와 함께 지난 11일 역사·인권 평화기행 다크투어를 진행했다.
다크투어(Dark Tour)란 어두운 역사의 현장을 찾는 역사교훈 여행을 말한다. 비극적이거나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 장소나 재난·재해가 발생한 장소, 그리고 그런 사건과 연관이 있는 곳들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여행이다.
안산시에도 아픔과 슬픔의 역사를 지닌 다크투어의 현장이 있다. 이번 코스는 안산 시청 앞 평화의 소녀상에서 출발해 선감길과 유해발굴터를 지나 선감학원(선감역사박물관)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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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시청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해설을 듣는 다크투어 참가자들 [사진=이연화 다문화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안산 평화의 소녀상"
안산 평화의 소녀상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안산시민·사회단체들의 모금으로 건립됐다.
안산 지역에는 2개의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전철 4호선 상록수역에 2016년 8월 15일 첫 번째 소녀상이 세워졌다. 이는 2015년 12월 28일의 '위안부'문제 합의 취소 요구를 위해서였다. 또한 2018년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노동자 배상 판결에 일본이 배상하지 않고 오히려 반도체 수출을 금지시켜, 2020년 8월 15일 시청사 본관 앞에 두 번째 소녀상을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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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을 안아주고 만져주며 위로하는 다크투어 참가자들 [사진=이연화 다문화기자] |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가슴 아픈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는 추모의 장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소녀상은 또한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발생되고 있는 전쟁 중 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평화비이기도 하다.
"소년수용소 '선감학원'"
선감학원은 일제 강점기 말기인 1941년 10월 조선총독부의 지시로 선감도에 세워져 1942년 4월부터 1982년까지 무려 40년 동안이나 운영됐던 '부랑아 수용소'였다. 일제시기 부랑아 감화 시설로 설립됐지만 강제로 집단 수용해 강제 노동을 시켰으며 태평양 전쟁을 위한 인적자원으로 충원하기 위한 훈육기관으로 운용됐다.
해방 이후에도 이 시설은 계속 존치됐으며 정부에서 관리하게 됐다. 지금의 선감도는 대부도와 그 근처의 섬들이 간척과 매립, 다리로 연결돼 있지만 그 당시에는 고립된 섬이었다. 선감학원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나 배고픈 아이들을 도와주는 사회복지시설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고립된 섬에 납치해 강제 노역을 시켰다. 40년간 약 5000명의 소년들이 구타와 학대를 당했고 수많은 소년들이 생명을 잃고 암매장 됐다.
침묵 속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선감학원이 알려지게 된 것은 일본인 이하라 히로미츠(1942년 선감학원 부원장 아버지와 함께 3년 거주)의 <아, 선감도!>라는 소설책이 출간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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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이 끌려온 선감학원 선착장, 소년들의 탈출을 막은 바다 [사진=이연화 다문화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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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이 선착장에서 학원의 필요물품을 나르던 오르막길 [사진=이연화 다문화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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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 인근 유해 발굴터에서 묵념의 시간을 가지는 참가자들 [사진=이연화 다문화기자] |
국가폭력에 의해 선감학원에서 희생된 영령을 추모하고, 진실을 기록하고 알리고 반성하기 위해 선감역사박물관을 개관했다. 역사박물관은 선감학원 수용자들의 유물 영상기록 등을 전시해 그 당시 소년들에게 가해진 가혹행위와 인권유린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선감학원의 진실을 위해 많은 노력하고 있으나 그 운영과 인권침해, 가해자들의 사과, 유해 발굴, 피해자 치유 방안 등 여러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역사적 아픔을 잊지 않고 후대에 전해 다시는 이러한 가슴 아픈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록을 잘 정리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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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역사박물관의 수용소에 갇힌 소년 [사진=이연화 다문화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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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역사박물관에서 해설해 주는 피해 생존자와 경청하는 참가자 [사진=이연화 다문화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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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생 위령비 [사진=이연화 다문화기자] |
이번 다크투어에 참가한 오 씨는 "혼자 다크여행을 하기에는 마음이 무겁고 용기가 없었는데 시민단체와 함께 참가해 해설까지 들으니 좀 더 깊이 알게 되어 좋았다"며 "이러한 역사적 비극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널리 알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음에 아이들과 함께 오고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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