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마·할빠 늘어... 황혼육아에 힘겨운 조부모 많아

김혜원 엄마기자 / 2024-12-04 09:40:55
지자체, 손자녀 돌보는 조부모 위한 정책 마련해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자녀의 사회생활을 위해 조부모가 손자녀 육아를 돕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이다. 이를 위해 자녀 집 근처로 이사 가거나 합가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는 비단 한국의 일만은 아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아기를 따라 이사하는 조부모들이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촉진한다'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손자녀를 돌보기 위해 자녀 옆으로 주거지를 옮긴 조부모의 사례가 담겼다. 플로리다 같은 남부는 낮은 생활비와 풍부한 일자리로 청년에게 매력적인 곳이란다. 이런 이유로 지난 10년 남부는 ‘인구 붐’이 불었는데 이젠 이곳에서 태어난 손자녀가 조부모가 된 노년층의 유입까지 촉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손자녀가 사랑스럽고 돌보는 것이 기쁨이긴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체력과 시간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혼에 육아를 하다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고 피로감, 통증 등을 느껴 우울감 등을 느껴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있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에선 조부모 육아를 돕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는 조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초다. 구는 조부모와 아이 사이에 유대감 형성을 돕고 주 양육자가 여러 명인 가정에서도 아이의 건강관리를 돕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는 조부모와 유아체육 전문 강사의 도움으로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교육실에서 1시간 동안 장애물 건너기, 중심 잡기, 공차기 놀이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4~6세 아이와 조부모 또는 부모가 참여 대상이며 10팀씩 운영된다. 총 3회 과정으로 12월 11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진행한다. 참여 문의는 송파구보건소 생애건강과(02-2147-5116)로 하면 된다.

광주시가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손자녀돌보미 지원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맞벌이·다자녀 가정의 가족돌봄을 지원하는 광주시 대표 틈새돌봄 사업이다. 중위소득 150% 이하이며 미취학아동을 돌보는 조부모에게 돌봄수당을 지원한다. 월 평균 200가구에게 매달 20~30만 원을 지급한다.

지난달 22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보건복지부가 주관해 열린 ‘손자녀돌봄수당 지원제도’ 정책토론회에서 시는 사업 추진 성과를 발표했다. 조부모의 손자녀 양육 지원은 아동정서 안정 도모, 시설돌봄의 한계 극복, 부모의 양육부담 경감, 일·가정 양립 등에 기여하며 가족구성원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시는 아동 연령이 어릴수록 시설보다 가정에서 돌봄을 희망하는 부모의 수요를 반영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손자녀돌봄 지원사업을 벤치마킹했으며 경상남도와 부산광역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는 내년부터 맞벌이가정의 양육공백을 메우는 ‘손자녀돌보미 지원사업’의 확대를 위해 보건복지부에 사회보장제도 변경을 협의 중이다. 이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광주아이키움 플랫폼 또는 사업 수행기관인 광주시여성단체협의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산림청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하 국립대전숲체원은 대전유아교육진흥원과 협력해 손주를 양육하는 조부모를 위한 ‘황혼육아 해방일지’ 캠프를 1박 2일간 운영했다.

육아에 지친 조부모를 대상으로 1회기 ‘치유의 숲’, 2회기 ‘건강의 숲’, 3회기 ‘머무는 숲’으로 운영했다. 건강증진을 돕는 ‘숲속 트래킹’과 목공예를 체험하는 ‘뚝딱뚝딱 숲울림공방’ 그리고 숲에서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협동심과 성취감을 느끼는 ‘오리엔티어링’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국립대전숲체원은 조부모가 스트레스를 덜고 자연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찾길 바라며 이 캠프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노년에 손자녀를 돌보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와 ‘건강을 해친다’라는 연구 결과가 동시에 나왔다고 한다. 손자녀돌봄이 돌봄이 조부모에게 약이 될 수도 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외 여러 나라에선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에선 조부모 육아휴직을 주고, 일본 역시 기업과 지자체에서 손자녀를 위해 특별 휴가를 부여한다. 할마(할머니 엄마)와 할빠(할아버지 아빠)가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손자녀 돌봄을 하는 조부모를 위해 다각적으로 정책을 검토해 봐야 할 때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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