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유치원 교사 반응 엇갈려
[맘스커리어=김혜원 엄마기자] 정부가 유보통합(영유아 교육·보육 통합)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와 ‘유보통합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교육을 담당하는 유치원과 보육을 맡은 어린이집을 하나로 통합해 새로운 기관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유보통합을 통해 모든 0~5세의 영유아가 양질의 교육·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초등 늘봄학교와 연계해 0~11세까지 ‘국가가 책임지고 국민이 안심하는’ 책임 교육·돌봄 체계를 완성하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우리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어느 기관이든 학부모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여건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학부모와 교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특히 유치원 교사의 반발이 거세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 자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치원 정교사가 되려면 2년제 이상의 대학에서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해야 유치원 교원자격증을 받는다. 어린이집 교사의 경우 고졸 이상의 학력 보유자가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보육교사 3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교원 양성 체계가 다르다 보니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의 처우 역시 달랐다. 한데 유보통합을 하게 될 경우 유치원 교사가 역차별을 당할 우려가 있어 유치원 교사의 반대가 높은 것이다.
학부모는 유보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양천구에서 4세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A씨는 “두 기관이 다르고, 어디에 보내는가에 따라 비용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라며 “우리 아이는 유치원에 입학하지만 비용이 부담돼 계속 어린이집에 보내는 엄마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만 3~5세 유아는 1인당 28만 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어린이집에 보내면 보육료를 내지 않지만 사립유치원에 보낼 경우 추가 부담금이 생긴다.
돌봄의 형태도 다르다. 구로구에서 6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B씨는 “어린이집에서는 오후 7시까지 아이를 보육해 주지만 유치원에서는 2~3시에 하원해 추가로 특별 활동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라며 “맞벌이 가정이라 유치원을 보내지 못하고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주관 부처가 다르기 때문인데 유치원의 경유 유아교육에 해당해 교육부에서, 어린이집의 경우 보육에 해당하기에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한다.
한편 10개 학부모 단체가 뭉친 ‘교육부 중심 유보통합 추진을 위한 학부모 연대’는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보통합을 추진할 때 이해관계 대신 영유아를 먼저 생각해 달라고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쪼개져 불평등한 교육을 받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지역은 유치원·어린이집 줄폐원이 이어지는데 어떤 지역은 학급이 과밀되는 등 모순된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유보통합 이전에 현장 상황을 파악해 아이들이 평등한 교육·돌봄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해 달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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