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터뷰] "영유아 시기부터 치아 관리 해야 해... 불소도포 3~6개월에 한 번씩 해 주길"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4-07-17 13:44:09

주기훈 연세꿈꾸는치과 원장
"자녀 양치질 시 작고 집중된 움직임으로 닦아 줘야 해"

 

▲ 주기훈 연세꿈꾸는치과 원장[사진=본인]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어른도 치과 치료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이가 아플 때까지 참거나 차일피일 치료를 미루곤 한다. 아이들은 오죽할까. 치과 앞에서 들어가지 않겠다고 부모와 실랑이를 벌이거나 진료실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울거나 발버둥을 치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가 겁먹어 떼쓰고 울고불고하며 치료를 거부할 때 몹시 난감해한다.


소아치과 연세꿈꾸는치과를 운영하는 주기훈 원장은 이에 대해 “아이가 치과를 무서워하는 건 당연하다”라며 “아이의 정상적인 반응이다”라고 말하며 부모를 다독인다. 소아치과는 겁먹은 아이들을 위해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보여주거나 진료실을 인형, 장난감 등으로 장식해 두는 것이다. 또 치료 후엔 소소한 선물을 건네 치료를 잘 받은 보상을 해 줘 이후 치과에 오고 싶어 하는 동기 부여도 마련해 준다. 많은 영유아와 어린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소아치과 전문의 주기훈 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하남에서 연세꿈꾸는치과를 운영하는 소아치과 전문의 주기훈입니다. 구강제품기업인 에이카랩스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 소아치과 전문의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치대생 때 대학병원에 실습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처음 소아치과 진료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무슨 자신감이었을까요. ‘나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막연히 소아치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주 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본인]

 

- 소아치과 전문의로 일하며 기억에 남는 어린이 환자나 진료하며 겪은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한 아이가 울면서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손을 올리길래 모두가 긴장하며 아이를 바라봤는데 손으로 하트를 그리더라고요. 아이는 여전히 울고 있었습니다. 그러곤 또 아무 일 없다는 듯 치료를 받았습니다. (웃음) 저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모두가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치료가 끝난 뒤에 물어보니 “치과 치료는 무서운데 선생님이 싫은 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었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소아치과의사로 일하면서 아이들에게 미움받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한데 이 사건 이후로 그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애들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 사실 동네에서 소아치과를 찾기가 쉽지 않아 아이를 데리고 멀리 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유아와 어린이가 일반 치과 대신 소아치과에서 진료를 받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소아치과는 대기실부터 진료실, 그리고 모든 의료진이 어린이 친화적으로 돼 있습니다. 대기실·양치질의 세면대 높이부터 천장 모니터, 그리고 선생님의 생각도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치과에 거부감이 덜 한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소아치과 전문의 선생님이 어린이 치과진료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많다는 것입니다. 치료 결과가 더 좋을 수밖에요.

 

 

▲ 주기훈 연세꿈꾸는치과 원장[사진=본인]

 

- 아이를 데리고 치과에 가면 부모는 괜히 죄인 같습니다. 무섭다고 울고, 불안해하며 몸부림까지 치기 일쑤인데요. 아이들이 이럴 때 선생님들의 솔직한 심정이 궁금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힘들어하면 의료진 역시 힘들긴 합니다. 하지만 진료가 끝나고 부모님이 “선생님 고생 많으셨어요”라고 말씀해 주실 때 그런 힘듦은 모두 사라집니다. 이게 저희 일인걸요.

- 불소도포 치료에 관해 궁금합니다. 꼭 받아야 할까요?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요? 어떤 효과가 있나요?

많은 부모님이 불소도포 치료에 대해 문의하십니다. 저는 불소도포를 해 주는 것을 추천합니다. 불소도포는 치아 표면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충치 세균을 줄여 줍니다. 일반적으로 3~6개월에 한 번씩 해 주는 것을 추천하는데요. 치아가 약한 아이는 자주, 튼튼한 경우엔 6개월에 한 번씩 하는 걸 권장합니다.

- 치료를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 웃음가스 치료, 수면 치료 등이 있습니다. 안전을 우려하는 부모가 많은데요. 이런 치료를 꼭 받아야 할까요?

웃음가스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진정치료는 아이가 깊은 진정이나 잠드는 것이 아니어서 몸에 조금도 해롭거나 위험하지 않습니다. 약물을 이용한 수면치료는 공포심이 심한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만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수면치료를 하고 있진 않습니다만 트라우마가 심한 경우엔 추천하기도 합니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 강의를 하고 있는 주 원장[사진=본인]

 

- 영유아 시기부터 치아 관리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해 주십시오.

영구치가 새로 올라올 것으로 생각하고 영유아 시기에 치아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이 시기 아이들이 양치질을 싫어해서 해 주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 입 안은 보이지 않는 세균이 가득합니다. 구강관리에 소홀하면 충치균, 입냄새균 등 나쁜 세균이 점점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유치가 영구치로 바뀐다고 해도 이미 자리 잡은 유해균들로 인해 충치 및 잇몸질환이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우범지대’가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무균상태로 태어나 점차 세균이 자리 잡는 영유아 시기의 관리는 생애 어떤 시기보다도 중요합니다. 국가에서 하는 영유아 구강검진에 잘 참여해 시기별로 검진을 받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교정은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아래턱이 튀어나오는 주걱턱의 경우엔 만 5세 이후 빠른 상담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아 크기에 비해 구강구조가 작아서 치아가 삐뚤삐뚤해지는 덧니의 경우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으로 인해 앞니 돌출과 얼굴형 변형이 심해진 경우 역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상담을 받아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 올바른 양치질 방법과 칫솔, 치약을 선택하는 팁을 소개해 주세요.

우선 아이들 치약은 불소의 함량이 가장 중요합니다. 1000ppm 이상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합성 계면활성제가 아닌 천연 계면활성제가 함유된 치약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 칫솔은 칫솔 헤드 크기가 작고 칫솔모가 짧으며 칫솔모가 적당히 단단한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 작은 구강구조에서 치아를 꼼꼼히 닦아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칫솔모가 너무 부드러우면 세정력이 전달되지 않아 열심히 닦아도 치태가 남게 됩니다. 양치질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점은 ‘작은 움직임’입니다. 칫솔을 크게 움직이며 닦으면 작은 치아의 구조상 잘 닦이지 않습니다. 바닷가 돌에 낀 이끼를 솔로 닦는다고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고 집중된 움직임으로 닦아 주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 아들과 함께[사진=본인]

 

- 아들 한 명을 양육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들의 치아 관리를 위해 이것만큼은 꼭 해 주고 있는 것이 있을까요?

의외로 저는 콧물흡입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아이가 코가 막혀서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은 얼굴형 변형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코가 건조해지면 잦은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저희 아이는 입을 잘 다물고 코로 숨 쉬며 자는 편입니다. 

 

▲ 가족과 함께[사진=본인]

 

- 저출산으로 소아치과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도 마찬가지일 텐데요. 결국은 저출산 해결이 관건입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로서 어떤 대책이 나오면 저출산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대책에 대해선 좋은 의견이 없습니다만 저는 서로의 삶의 모습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육아와 삶을 이끌어나가는 태도 같은 것이요. 다른 가정과 비교하고 또 비교당하는 분위기 때문에 육아가 더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거든요. 저부터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 연세꿈꾸는치과 10호점이 곧 개원을 앞두고 있다고 밝힌 주 원장[사진=본인]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하나뿐인 아이와 오래도록 친하게 지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 달에 한 번은 1박 2일로 여행을 가고 있습니다.

제가 만든 브랜드인 연세꿈꾸는치과 10호점이 곧 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2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열심히 해 보려고 합니다. 한국 치과의사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요, 그 대상을 외국 선생님들까지 넓혀 보고자 합니다. 그 외에도 일적으로 많은 계획과 욕심이 있는데요, 중요한 가치를 지켜나가면서 건강하게 차근차근 진행하려고 합니다. 

 

▲ 주 원장이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본인]

 

- 선배 부모로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를 겪을 생각에 걱정하고 있는 예비 부모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육아에 대한 정보가 많아질수록 자칫 혼란스럽고 조바심이 날 수 있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본인과 우리 가족의 양육관, 교육관, 가치관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릴 때는 집집마다 ‘가훈’이 있었습니다. 가훈은 가족의 가치를 잡아주었습니다. 범람하는 육아 정보와 ‘이렇게 해야한다’ 속에서 우리 가족의 가훈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 엄마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경력단절여성들에게도 큰힘이 돼줄 맘스커리어와 맘스커리어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쁘게 크는 아이들을 보며 부모님의 사랑과 노고를 늘 생각하게 됩니다. 제 인터뷰가 독자분들게 아무쪼록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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