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주년 축사]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에 3주년을 맞는 맘스커리어의 독자께

김태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heeobgy@schmc.ac.kr | 2024-10-10 09:00:52

김태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또 힘들었던 때를 꼽자면 누구보다 소중한 두 아이를 몸의 공간에 공유한 시기였습니다. 배 속의 아이와 제가 느끼는 기쁨이나 슬픔을 공유했습니다. ‘혹시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고민을 하면서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아이가 무사히 세상 밖으로 나오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 순간 순간에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습니다. 임신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본인을 위해서 이 행복한 순간을 간직하시면 좋겠습니다. 그 순간을 함께하려는 맘스커리어의 3주년을 축하하고 응원합니다.

 

▲ 김태희 순청향대 부천병원 교수[사진=순천향대 부천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된 이후, 오프라인 강의를 자주 나갔습니다. 강의를 나간 이유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임신, 출산, 육아 등 의사가 진료 때 미처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듣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일반화하지 않길 바랐습니다. 서로가 모이는 장소나 소통하는 단체에서 의료를 공론화한 것을 일반화해 듣는 오해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비전문가를 통해 들으면 의사와 산모 사이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들었습니다. 온라인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의도하지 않은 내용으로 편집돼 나오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오프라인 강의 1세대라고 할 만큼 제가 강의를 시작한 지 어언 2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 당시 강의 때와 달리 이젠 온라인에서 의료에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해 주는 유명하고 훌륭한 의료진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여러분은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소소한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은 다릅니다. 식구라고 해도 성격이 다릅니다. 쌍태아도 서로 다르죠. 특히 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란 쌍태아는 다른 면이 많습니다. 임신은 사랑하는 남편과 산모의 유전자가 와서 태아라고 하는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태아는 서로 다른 아빠 , 엄마의 유전자가 만나서 엄마라는 환경에서 자라는 과정입니다.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른 상황의 임신과 출산을 경험합니다.

제가 강의에서 늘 이야기한 것은 주변의 상황과 여러분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또 여러분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주치의입니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겪으며 예상과 많은 부분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도록 주지하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훌륭한 의료진이 온라인에서 여러분에게 의료에 관해 설명해 주는 과정은 정말 소중한 과정이고 교육적이며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다만 제 개인의 의견을 이야기하자면 의료가 팬덤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팬덤 문화는 일부 문화 공간에서 이뤄졌다면 이젠 팬덤이 다양한 분야에서도 나타나면서 사회, 경제, 의료 등의 여러 분야에서 팬덤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식을 온라인과 TV 등에서 다양하게 접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나 결국 모든 사람은 다르고 의료는 더욱 일반화하기 힘든 분야이며 그보다 임신이라는 과정은 처음 시작부터 분만이라는 과정, 그리고 육아 등의 과정이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을 여러분이 아신다면 팬덤 문화를 좀 더 현명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매체와 훌륭한 분을 시간만 있으면 만나는 것은 좋은 과정이지만 그분의 이야기가 모든 사람의 정석이 될 순 없습니다. 현명한 임신부는 팬덤을 즐기되 자신의 가까운 곳에 있는 주치의와 가족 등 본인과 잘 알고 가까운 멘토, 멘티를 잘 어우르는 과정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런 과정을 위한 채널이 바로 팬덤 문화의 차세대가 아닐까 합니다.

맘스커리어는 이런 멘토, 멘티, 팬덤을 여러분과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하면서 현재와 미래의 바른 공간으로 발전시킬 준비가 된 곳입니다. 진솔하고 믿을 만한 공간을 제공하고 각자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현명하고 행복하게 지낼 차세대 매체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맘스커리어 / 김태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heeobgy@schm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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