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진 저자가 전하는 “공원 주의자가 권하는 슬기로운 공원 생활”
윤혜숙 기자
hsyoon@momscareer.co.kr | 2024-09-09 16:44:15
[맘스커리어 = 윤혜숙 기자]청소년 법인 (사)좋은 친구들(이사장 윤철)은 9일 평생학습원에서 서울시 공무원 온수진 '공원 주의자'의 저자를 초청해 공원 주의자가 전하는 슬기로운 공원 생활에 대한 포럼을 개최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공원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고 또한 그 이유에 대한 긍정적 에너지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공원 주의자’의 저자 온수진은 관악산에서 나서 자랐고 낙산, 남산, 인왕산을 거쳐 북악산 자락에 산다. 1999년 서울시에 입사해 25년째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2020년에 ‘2050년 공원을 상상하다’는 책을 냈고 회색빛 도시의 틈에서 초록빛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착해 모든 도시 문제를 공원을 대입하는 공원 주의자가 되었다. 현재는 공원녹지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온수진 저자는 “공무원들은 입이 없다. 단체장의 말만 있을 뿐, 말을 할 수 없고 말하지 못하는 사연이 있다”며 과감하게 포문을 열었다.
지금은 하나둘씩 실행이 되어 가고 있지만 그는 20여 년 전부터 “차량 통행은 줄이고 우리 모두 함께 주인의식을 갖고 공원을 만들고 거리에도 잠시 쉬어가는 의자가 필요하다. 공원에는 그늘에 따라 옮겨 앉아 쉴 수 있도록 이동식 의자의 필요성, 수목장으로 장묘문화 장려 등 세상 모든 일들을 공원에 접목해 늘 얘기해 왔다”고 했다.
무엇인가를 말해야 하는데 공무원으로서 말 못 하는 것들,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며 또는 술을 마시며 했던 이야기들, 25년 공원관리 한 가지 일만 해온 노하우 등을 담아 ‘2050년 공원을 상상하다’라는 책을 발표하였다는 이야기도 거리낌 없이 해 나갔다.
온수진 저자가 말하는 주요 내용은 크게 6가지 이다. 첫째 환경을 살리는 공원 ⧍미세먼지를 막자(공원마다 온실을 짓자) ⧍동물을 배려하자(반려견, 반려묘는 시대의 흐름) ⧍물을 담자(도시에 물을 담는 건 기후 위기의 대책) ⧍샘물과 함께 살자 ⧍숲을 가꾸자(바람길 조성) 등이다.
둘째 도시를 살리는 공원 ⧍공원을 나누자 ⧍입체로 쓰자 ⧍울타리를 걷자(담장을 열어야 한다) ⧍용산공원에 참여하자 ⧍도시재생에 나서자, 셋째 녹색을 살리는 공원 ⧍정원을 넣자(공무원이 공원만이 관리하고 외부 전문가가 없어 경쟁력이 없다) ⧍텃밭을 품자(기후 위기 직·간접 먹거리) ⧍3D 활용으로 입체적 효과 ⧍가로수를 더 심자(지상에 주차장을 금하라) ⧍나무를 베자(아름드리 나무를 얻으려면 주변 나무를 베어 주어야 한다), 넷째 문화를 살리는 공원 ⧍예술을 즐기자 ⧍체육을 섞자(다양한 생활체육 시설) ⧍마켓을 허 하자(푸드트럭 특화거리, 로컬푸드 상설 매장) ⧍놀이를 살리자(숲 체험 등 학교에서 부족한 활동 보완) ⧍무덤을 파자(납골당 대신 수목장으로 장묘문화 선도), 다섯째 민주주의를 살리는 공원 ⧍제도를 바꾸자(참여 예산제) ⧍민간이 운영하자(공무원이 관리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져있다. 경쟁 상대가 필요하다) ⧍마을을 지키자(공원 자치권에 대해 고민해야) ⧍일자리를 만들자(거점공간 위탁과 함께 공원 서비스 다양화로 일자리 창출) ⧍의자를 놓자(길거리에 의자가 있으면 도시가 행복하다. 어르신, 아픈 사람들 굳이 버스정류장을 찾지 않아도 된다), 여섯 번째 브랜드를 디자인하자 ⧍주인 신뢰도 제고 ⧍돈을 벌자(무엇이든 예산으로 하는 공무원은 돈을 쓸 필요가 없다) ⧍스마트를 깔자(이용객의 요구를 잘 이해해야 좋은 서비스(아날로그 추억도 선사) ⧍에너지를 자립하자 ⧍유니폼을 입자(공무원은 직위가 높고 인정받은 사람이라 생각해 숨어서 지시하고 일하는 사람만 노출. 유니폼 착용으로 공원관리하며 수준을 한 차원 높여야 한다) 등이다.
온수진 저자는 강의 끝마무리에 “공원관리만 25년 하다 보니 세상의 모든 문제를 공원으로 풀게 되더라”고 했다.
조경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프레데릭 올 므스 테드의 책을 인용하며 “주어지는 것만 즐기는 것이 아니다. 공원은 공공시설이지만 각자 결정권은 있다는 생각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주인의식이 쌓인다”고도 했다.
이어 "좋은 공원은 그늘이 예쁜 곳, 편히 쉴 수 있는 의자, 바람, 땅과 그늘, 걷기, 좋은 의자가 좋은 곳에 놓여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원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철 좋은 친구들 이사장은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늘 도전을 하는 공무원을 볼 때 힘이 난다. 그런 공무원을 만나면 행복하다. 온수진 저자 같은 공무원이 많으면 기후 위기 극복과 함께 도시가 예쁘게 단장되고 초록빛 이야기들이 넘쳐날 것 같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무심코 지나쳤던 공원, 그늘이 있어 무심히 앉아 쉬었던 의자, 공원이 인간에게 주는 좋은 영향력이 무궁무진하며 공원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는 좋은 호응이었다.
맘스커리어 / 윤혜숙 기자 hsyoon@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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