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터뷰] "자신이 좋아하고 뜻을 가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은 육아의 여정"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4-08-08 13:10:21

김현주 미국 프리몬트 유니언 고등학교 교육청 교육위원
"우리 한국계 학생들에게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용기 내"
▲ 김현주 미국 프리몬트 유니언 고등학교 교육청 교육위원[사진=본인]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최근 한국 가수·음식·티브이 프로그램 등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다. 세계 어딜 가도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이런 현상이 신기할 정도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문화·역사 등을 널리 알리려면 많은 홍보가 필요했다.


김현주 교육위원은 10여 년간 실리콘밸리 한국학교에서 교사·교장으로 일하며 이민 2세대에게 역사, 전통문화 등을 가르쳤다. 역사 왜곡 도서인 <요코 이야기>가 미국학교 교재로 채택되려 하자 한인 커뮤니티를 조성해 이를 막는 데 앞장섰으며 대안으로 한국역사문화교재를 편찬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김 위원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통합교육구인 쿠퍼티노, 프리몬, 홈스테이드, 림부룩, 몬타비스타 지역 관할 교육위원으로 당선됐다. 2022년엔 SF코윈 장한여성상을 수상했으며 교육위원 재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주류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리 한국계 학생들에게 말로만이 아닌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용기를 내게 됐다”라는 김 위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 김 위원이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본인]

 

-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프리몬트 유니온 고등학교 교육청(Fremont Union High School District, 이하 FUHSD)의 교육위원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지역인 서니베일과 쿠퍼티노 등 총 6개 시의 5개 고등학교와 성인학교(adult school)가 FUHSD의 관할입니다. 또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D2U (Drive to Your University)라는 고등학교 생활 전반에 대한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그 외에 Asian Pacific Islander School Board Members Association (www.apisbma.org)에서는 이사로, Asian American Parents Association (https://www.aapa.net)에서는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에코코리아(https://www.echo-korea.org)라는 한국역사문화캠프를 개최하는 비영리기관을 공동창설해 12년째 한인계 학생에게 한국역사문화를 지도하고 리더십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 캠프를 시작해 요즘은 한창 준비 중입니다. 성인이 된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 가족과 함께[사진=본인]

 

- 프리몬트 유니온 고등학교 교육청(Fremont Union High School District, 이하 FUHSD)의 교육위원 교육위원으로 당선됐습니다. 교육위원은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어떻게 이 일에 도전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총 9500명의 학생이 프리몬트유니언교육구 소속입니다. 교육위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공립학교가 제대로 운영되는지를 감시하는 기관입니다. 재정부터 커리큘럼, 학교시설 현대화, 교육정책 등 전반적인 교육구 운영의 최종결정을 하는 기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교육위원회에서 모든 결정을 내리는데 그 전에 직원의 프레젠테이션과 교육위원의 질의응답이 이뤄집니다. 이후 토론 뒤 다수결로 승인을 합니다. 이런 교육위원회는 격주로 있고, 교육위원회의 의제를 담은 문서는 회의마다 다르지만 300~1000쪽에 달합니다. 이러한 검토과정을 거치기에 교육위원은 교육구 행정사항 전반에 대한 지식을 가지게 되고 또 결정기구로서의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교육위원회를 통해 투명한 공립교육기관의 시스템이 만들어집니다. 현재 저희 교육구에는 교육위원 5명이 있으며 임기는 4년으로 선출직입니다. 투표권을 가진 시민에게 지지를 얻어야 당선될 수 있기에 시민과의 소통이 늘 중요합니다.

저는 한국어와 한국역사문화를 가르치는 실리콘밸리한국학교에서 10여 년간 근무했습니다. 늘 한인커뮤니티에서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한인커뮤니티가 강해지려면 지역 주류사회와 좀 더 많은 연결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실리콘밸리한국학교를 많이 도와준 전직 교육위원이 교육위원 선거에 도전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교육위원직에 대한 리서치를 거쳐서 교육위원의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됐고, 또 무엇보다 한국학교 학생들과 부모님들에게 한인으로서 주류 교육계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백 마디 말보다 직접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 더 강력한 메시지니까요. 한국학교 학부모님이 제 교육위원 캠페인을 도와주셨고, 2018년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2022년에 재선에 성공해 6년째 교육위원으로서 교육구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 [사진=본인]

 

- 교육위원으로 일하면서 느낀 미국 공립교육은 어떤가요?

많은 정보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어 학교행정 및 제공 교육서비스에 대해 알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입니다. 말씀드린 교육위원회가 오픈 미팅이면서 동시에 시작과 끝에 공개의견(Public Comments)을 듣는 부분이 있어서 질문이나 건의할 일이 있으면 누구나 나눌 수 있습니다. 교육위원회는 시민과 학부모, 교사나 교육구 직원 그리고 학생의 목소리가 교육구 행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며 그 의견을 반영하는지 확인하는 역할까지 합니다. 교육위원들은 이메일이나 미팅 요청도 자주 받습니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시민참여가 활발합니다. 

 

학교행정에 불만이 있는 경우, 담당교사나 학교행정가에게 연락하고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교육구 행정가나 교육위원들에게 연락합니다. 교육위원회 미팅에서도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요. 이런 것이 모두 학교정책(School Policy)에 포함돼 있으며 캘리포니아에 있는 모든 공립학교 교육구가 비슷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학교 프로그램 등에 대한 학부모, 교육구 직원 및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다양한 위원회(학생건강복지 위원회, 등록에 관한 시민자문위원회, 시민감독위원회 등)도 중요한 소통의 방법이지요.

각 시와 카운티와의 연결이 많아서 협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역 행정기구와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학생에게 도움이 되고, 더 많은 기회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안전·대중교통수단·참여 프로그램 등이 있겠지요. 다시 말하면, 시민이 건의 및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으며 참여를 권장합니다. 이웃 교육구들과의 소통 및 지역의 행정기구(한국으로 말하면 구, 시, 도청)와의 연결 및 협업이 활발하다는 것이지요.

- 교육위원으로 일하기 전엔 미국 내 최대 규모인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교장으로 일했습니다. 한국학교에선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는지 또 교민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한국학교는 국내에서는 한글학교로 명시하는 것으로 압니다. 교포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기관인데 주로 주말에 이뤄지지요. 한글학교 관계자들은 한글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도 같이 가르치기에 ‘한국학교’라고 자체적으로 이름을 붙입니다. 한인으로서의 문화적 정체성을 심어주고 한국어를 가르쳐 주고 한국역사문화에 대한 지식을 심어줌으로써 한인계로서의 자신감을 갖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관심과 지식, 자신감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감 형성으로 이어지고 당당하게 미국시민으로서도 활동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한국에선 방송작가로 활동했습니다. 미국으로 옮겨 가 1990년대에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국의 역사문화를 가르칠 수 있는 곳이 한국학교 외에 전무하다는 것에 안타까웠고, 그마저도 한국학교에서는 한국어 중심이었기에 이를 좀 더 확장해서 한국역사문화를 가르칠 수 있도록 건의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예 교사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국학교는 해외의 한인 커뮤니티를 발전시켜 나갈 미래의 인재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배우고 관심을 갖게 되는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더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 역사를 왜곡한 <요코 이야기> 교재사용 반대 운동에도 힘을 보태셨습니다.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요코이야기>에 대한 기사는 한국신문을 통해 접했습니다. 한 교포학생이 여름방학에 서대문형무소박물관을 방문했습니다. 자신이 다니는 미국 학교에서 일본소녀 요코가 2차대전이 끝날 무렵 한국에서 일본으로 돌아가며 한인에게 당한 수모를 묘사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배우며 실제 역사와 다르다는 문제 제기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사를 보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역사를 알지 못하는 교포 학생이라면 문제제기조차 할 수 없었을 그 상황이 안타까웠습니다.

그 주에 당장 제 아이가 다니는 한국학교에 찾아가 한국역사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국역사문화교육위원회를 만들어서 다른 부모님과 한국학교에서 매주 역사문화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안을 짜고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그런 중에 한국학교 학부모님 중에 아이가 학교에서 <요코이야기>로 수업을 받았고 급우들에게 한국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는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수업을 진행한 중학교 교육구의 교육위원회에 한국학교 선생님들과 방문해 공개의견 발표시간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 후 <요코이야기> 수업 시 한인의 시각을 담은 책도 함께 가르치도록 하는 조례작업이 이뤄졌고 그 작업에도 참가했습니다. 이 후 북가주한국학교협의회 교장 선생님과 <요코이야기> 교재사용을 막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했고 주정부교육청에 가서 다른 한국학교 선생님들과 공개의견 발표시간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이같은 한국 커뮤니티의 항의에 결국 <요코이야기> 출판사는 추천교재명단에서 자진퇴출을 결정했습니다.

이런 운동을 진행하면서 커뮤니티가 하나가 되어 협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이민자로 살지만 문제가 생겼을 적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이를 알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쩌면 그때의 경험이 제가 교육위원으로 출마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릅니다. 

 

그 후 미국학교 선생님들을 위한 한국역사문화 세미나를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미국학교 선생님들에게 한국역사문화를 가르칠 수 있는 교재와 자료들을 배부하고 또 강의도 제공합니다. 한국역사문화가 더 잘 알려질 수 있고 한국학교에서도 더 강화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 [사진=본인]

 

1999년에 펴낸 <제시의 일기>가 다시 새롭게 출간되고 만화, 뮤지컬 등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을 가장 뭉클하게 만들었던 일기 문구를 소개해 주십시오.

 

저는 광복군 참사 겸 정훈처장과 한국 임시정부 의정원 예결산 위원장을 지낸 고 양우조 옹과 한국 혁명여성동맹을 결성하고, 한국 애국부인회 재건 준비위원을 지낸 최선화 옹 부부의 외손녀입니다. 제가 펴낸 책 <제시의 일기>는 제 어머니가 태어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이기에 전체 내용이 제게는 다 의미깊고 소중합니다. 특별히 꼽자면, 일기가 시작되는 첫날 일기에 담긴 내용입니다. “아기의 이름은 ‘제시’라고 지었다. 집안의 돌림자가 ‘제’자인데 ‘제시’라는 이름이 생각났다. 영어 이름이다. 조국을 떠나 중국에서 태어난 아기, 그 아기가 자랐을 때는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제몫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아기 또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능력 있는 한국인으로 활약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이주해 와서 사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두 아이를 키운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 뜻을 늘 마음에 품고 살아왔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 사이에서 능력 있는 한국인으로 활약하는 당신들의 증손주를 하늘에서 보고 계시리라 믿으면서요.

- 두 아이의 엄마이자 워킹맘입니다. 방송작가로 일하다가 2000년 미국에 이민 온 이후에도 아이들을 양육면서도 일을 손에 놓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했는지, 낯선 땅에서 도움 없이 육아를 하면서도 어떻게 일할 수 있었는지 등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미국에서 다른 가족의 도움 없이 두 아이를 키우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전적으로 일하기 보단 육아를 병행하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계속할 수 있는 선택을 했습니다. 업무시간이 자유로운 자유기고가로 한국의 여성 및 육아잡지에 기사를 쓰고 칼럼도 썼습니다. 주로 미국교육에 대한 글로 제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미국 엄마들의 육아방법과 그들의 육아 이야기, 교육기관 등 주로 교육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지역 한인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작가 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학교에서 교사로 일을 시작하면서는 한국역사문화 교재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다른 한국학교 선생님과 <한국을 찾아라>, <한국을 알자> 등 역사문화 교과서 시리즈를 공동편찬했고 이 책은 전 세계의 한국학교들에 배부되기도 했습니다. 제게 일이란 제가 속하는 공동체에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전 거기에 가장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작지만 소중한 공동체인 가족도 제게는 큰 의미였기에 아이들이 저를 필요로 할 때는 최대한 함께 있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잠든 시간 혹은 학교에 간 시간에 일을 했죠. 

 

남편도 큰 지원군이었습니다. 가장 좋은 육아는 직접 보여 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제가 하는 일이 아이들에게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를 위해 힘이 되는 일을 하라는 메시지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앞으로도 같은 마음으로 계속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 나갈 것입니다.

 

 

▲ 김 위원은 실리콘밸리 한국학교 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사진=본인]

 

-한국의 사교육 열풍이 대단합니다. 미국 역시 명문대에 입학하려면 사립고등학교에 진학해야 이를위한 사교육 시장 규모도 크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명문대가 요구하는 교육수준을 공립학교에선 이룰 수 없을까요?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립학교에선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요?

제가 교육위원으로 있는 교육구는 실리콘밸리지역의 고학력 엔지니어 가족들이 많이 포함된 교육구이기도 해서 교육열이 무척 높습니다. 학교 교육 못지않게 과외활동을 위한 기관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미국 명문대는 학업성적뿐 아니라 총체적인 평가(Holistic Review)를 통해 학생들을 선발합니다. 학업성적은 물론이고 자신이 대학에서 필요한 인재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리더십과 열정, 공동체를 위한 기여 등을 증명할 여러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교육구는 ‘종합 고등학교 모델(Comprehensive High School Model)’을 중요시합니다.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하고 그 방면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도록 합니다. 운동과 음악, 예술, 드라마 등 다양한 클럽활동과 방과 후 활동을 제공하고 있죠.

공부만 잘해서는 명문대에 갈 수 없는 풍토가 공립학교를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합니다. 미국 공립학교의 미션은 모든 학생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소득학생과 장애학생, 영어학습자 학생 등 더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많은 재정을 쏟고 있고 그 학생들이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그렇기에 전체 학교 공동체에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돕는 학생 클럽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학생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 가는 학교 분위기에서 공립학교 학생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주도하는 활동을 격려하고 이를 통해 배워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지역 커뮤니티칼리지(우리나라의 전문학교)와 파트너십을 만들어 고등학생들이 미리 2년제 대학 과정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 현재 대한민국은 인구절벽, 초저출산시대로 인구감소가 최대의 큰 위기입니다. 위원님이 생각하기에 한국의 저출생을 해결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미국에서는 아직까지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그 요인으로는 가족 중심의 문화가 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자녀와 함께 시간을 가지는 것을 우선순위로 둡니다. 대가족을 갖는 것이 문화적으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책적으로 출산장려캠페인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장려정책과 더불어서 저는 교육문제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교육이 공교육보다 더 중요시되는 상황에서는 사교육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이 출산을 저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공교육의 기능이 강화되고 대학입시도 공동체에 기여하는 경험 등을 포함한 총괄적인 평가를 통해 선발하고, 상대평가 위주의 경쟁적인 대입제도가 아닌 함께 잘되고 학생들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대학교를 찾아갈 수 있도록 각 대학이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각 대학마다 다른 특화된 전공이 우수하게 인정받도록 한다면 보다 덜 경쟁적인 대학입시가 되고, 이는 공교육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즉, 학교현장에서는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입시정책과 교육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다양한 대학교가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소수의 명문대에서 더 다양한 다수의 명문대를 만들어 나간다면 저출생 문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미국에서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권을 침해했을 경우 어떤 처벌을 받는지 궁금합니다.

학교에서는 훈육을 위한 학교정책이 수립돼 있습니다. 학생의 문제행동이 발견된 경우(교사에게 신체적인 위협을 가하는 등 교권 침해 포함), 토요학교에 가서 상담과 교육을 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학과 퇴학이라는 단계별 처벌이 있습니다. 학교 단위에서 나아가 교육구 차원의 정책을 통해 단계별로 훈육에 들어갑니다. 훈육은 처벌보다는 문제행동을 하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교정하며 돕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퇴학으로 가더라도 교육구 내에 퇴학생들을 따로 모아 교육하는 기관이 있어서 이 기관에서는 소규모 수업과 집중적인 카운셀링이 이뤄집니다. 즉, 훈육과 교권은 교육구 차원에서 관리 지원합니다. 그런 시스템 때문인지 아직 학부모가 교권을 침해하여 처벌을 받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가 현재 하고 있는 교육위원의 임기는 2026년 12월까지입니다.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교육위원 활동을 할 예정이고, 한인커뮤니티와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역할 또한 계속할 예정입니다. 한인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3년째 하는 북쿨럽 활동과 학생 코칭 프로그램도 계속하면서 교육위원으로써 쌓게 된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싶습니다. 한국에 계신 학부모님들께도 미국 공교육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녀양육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을 저술해 보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 맘스커리어 독자들에게 응원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자녀도 행복하고 가정도 행복합니다. 엄마의 행복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에서 오고 또 인생을 대하는 적극적인 태도에서도 온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자녀에게 몰입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뜻을 가진 일을 열심히 해나가는 것 또한 저는 좋은 육아의 여정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자신이 솔선수범하고 유능함을 느끼며 사람들과 연결될 때 온다고 뇌과학자가 이야기한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이 세 가지를 행하며 모두 행복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그 행복이 여러분들의 자녀들에게도 아주 좋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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