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앤제리스가 아이스크림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방법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 2024-09-13 15:23:40

세계적인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사회 변화를 위한 사례
가치와 비즈니스를 동시에 수행하며 지속가능성 확보
벤앤제리스·네스프레소·이큐포올 등 발표
▲벤앤제리스 컨트리 비즈니스 리더 조슈아 안테(Joshua Ante)가 벤앤제리스가 창출하는 사회적가치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박미리 기자]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기업은 소비자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즉 기업이 변하면 소비자가 변할 수 있고, 세상도 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사회 문제를 기업의 힘으로 개선해 포용적인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글로벌 네트워크 ‘비랩(B Lab)’은 재무적·사회적 성과를 균형있게 추구하는 비즈니스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게 '비콥(B Corp)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서 진행된 ‘기업이 만드는 변화의 물결’ 세션에서는 오랜시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기업이자, 비콥 인증 기업인 '벤앤제리스'와 '네스프레소', '이큐포올' 등 세 기업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철학과 목표를 공유했다. 발표는 벤앤제리스 컨트리 비즈니스 리더 조슈아 안테(Joshua Ante)와 이승오 네스프레소 코리아 본부장, 이큐포올(EQ4ALL) 이인구 대표가 각 기업의 사례를 공유했다.

미국 버몬트에서 시작한 벤앤제리스 ‘모든 사람이 잘 살 수 있게 하는 방식’

미국 뉴욕에서 자란 벤(Ben)과 제리(Jerry)는 함께 아이스크림 가게를 시작했다. 이들이 우여곡절 끝에 자리를 잡은 곳은 미국 버몬트주. 하지만 이들은 버몬트의 추운 날씨 특성상 가게를 오래 운영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역 커뮤니티의 도움으로 계속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벤앤제리스는 자신들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1978년 ‘자유의 날’을 열고 모든 사람에게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발표를 맡은 조슈아는 “신생 기업일 때는 많은 것을 배워야 했다. 그중 커뮤니티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강조하며 '자유의 날' 이벤트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커뮤니티 지원으로 우리는 13개국에 진출했고, 538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은 약 110억 유로에 달한다. 커뮤니티의 지원 덕분에 우리는 정말 잘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벤앤제리스는 ‘링크번영(link prosperity)’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벤앤제리를 접하는 모든 커뮤니티와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벤앤제리스는 ▲회사의 봉사와 삶의 질 향상 ▲최고의 아이스크림 생산 ▲환경 보호를 통한 복원과 재생 등 세 가지 소셜 미션을 결정했다.


벤앤제리스는 브랜드 파워를 사회 변화를 옹호하는 무대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정하게 임금을 지급하는 공정무역을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고. 조슈아는 “벤과 제리는 2022년 공정 무역 프리미엄으로 470만 달러를 추가로 지불했다”며 “그래서 농민들도 협력 강화 역량 강화를 위해 기후변화 지역사회 복지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벤앤제리스는 '쿠키 돔(cookie dome)'과 퍼지 브라우니(fudge brownie)라는 두 가지 핵심 재료를 공급하는 회사와 거래하고 있는데, 모두 비콥 인증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난민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으며, 현재 인력의 40%가 난민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 조슈아는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평등성이다. 모두가 번영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많은 파트너들의 커뮤니티가 통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커피 벨트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커피 비즈니스 기업의 미션

커피 비즈니스를 하는 대표적인 기업 네스프레소는 기후변화가 커피 생산농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무더위가 길어지면서 기후변화가 체감되는 상황. 이승오 본부장은 “전 세계 지도를 보면 적도를 중심으로 몇 도 반경에서만 커피 농사를 지을 수 있는데, 열대지방에서 생산하다 보니 점점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면서 “언뜻 더 많은 곳에서 커피를 생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기존에 커피를 생산하던 곳에서는 너무 뜨거운 날씨 때문에 더 이상 커피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더 이상 지구에서 커피를 생산할 수 없는 환경이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네스프레소는 커피 벨트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한 미션으로 두고 있다. 특히 농가에서 더 높은 수준으로 커피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 ▲혼농임업(땅에서 한 가지 작물만 기르면 땅이 황폐화 되기 때문에 다양한 나무들을 함께 심어 생물 다양성을 키우고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것) ▲생물다양성 등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양질의 커피를 공급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특히 커피 체리 나무, 바나나 나무 등을 비롯해 여러 동 식물에게서 발생한 것들로 자연 친화적인 퇴비를 만들어 화학비료 없이 커피 농사를 짓고, 커피농가는 대부분 소규모이기 때문에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동물이나 벌을 기르는 방법 등을 교육하며 지속적으로 고품질의 커피를 수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또 부모님들이 농사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안심하고 농사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승오 본부장은 “이것은 우리 기업이 선한 기업이라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양질의 커피를 공급받고, 이것을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나온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제1 언어인 수화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이큐포올은 아바타 수어를 통해 청각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소통하는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RT 안내방송에 아바타 수어가 활용되고 있는데, 기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아바타 수어와 글씨로 안내를 전달하고, 청각장애인들이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큐포올이 아바타 수어를 만드는 과정은 전달해야 하는 내용을 보유하고 있는 번역 엔진을 거쳐 만들어진다. 아직 현존하는 번역 엔진 기술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세부적인 수정 과정을 거쳐 아바타 수어와 글씨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한다. 이인구 대표는 “번역 엔진이 굉장히 중요하다. 앞으로 번역 엔진 기술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감수할 내용도 줄어들 것”이라며 “우리 기업은 현재 이를 위한 (번역)데이터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큐포올은 이 같은 비즈니스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 180개 정도의 수어가 존재하고, 어휘와 문법도 모두 다른 만큼, 영국, 스위스 등 해외에 이같은 솔루션을 알리면서 청각장애인들의 불편함 해소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셜벤처 ‘테스트웍스’, ‘닷’, ‘고요한택시’ 등 국내 기업들과도 협업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맘스커리어 / 박미리 기자 mrpark@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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