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AI가 교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 2024-12-12 13:10:30
AI 기술은 학생의 성장 돕는 도구일 뿐, 교사 대체할 수 없어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우리는 지금 AI 시대에 살고 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약자인 AI는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거나 인간처럼 사고, 학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 시스템을 의미한다. AI는 이미 의료·자율주행차·금융·소매업·제조업 등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우리 생활 곳곳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백년대계라는 교육 현장도 AI가 만들어 내고 있는 변화의 물결에 동참하는 추세다. 내년부터 초등 3~4학년·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의 영어·수학·정보 과목 수업에는 AI디지털교과서가 도입돼 기존 서책형 교과서와 함께 사용된다. AI디지털교과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과 속도에 맞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맞춤 학습 지원 도구이자 보조교사의 역할로 활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인 만큼 아직까지는 △청소년들의 디지털 기기 의존도 심화 △디지털 교과서 구독료로 인한 지방 교육재정 부담 △지역별 기기 보급률 격차 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또한 AI디지털교과서의 최종 합격본이 다음 달에나 일선 학교에 배포될 예정이라 교사들이 수업에 쓸 교과서를 선정하고 프로그램을 숙지할 시간이 너무 짧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업계도 AI를 활용한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지난달 초등 스마트러닝 아이스크림 홈런에 '나도 모르는 나를 아는 AI 선생님, AI드림쌤' 서비스를 오픈해 미래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AI드림쌤은 △다정하고 따뜻한 서은채 쌤 △쾌활하고 명랑한 이태형 쌤 △호기심 많고 열정적인 정예진 쌤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김현우 쌤 등 4명의 가상 인간 교사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간단하고 재미있는 테스트를 통해 자신과 잘 맞는 선생님을 선택할 수 있다.
AI교사는 일 1600만 건의 홈런 학습 분석 데이터를 학습한 소형언어모델(sLLM) '드림스텔라'가 적용돼 교사처럼 보고, 듣고, 말하며 학생들과 일상적인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유해성 판단 모델을 적용해 학생이 나쁜 말을 사용하면 반응하지 않고 바른말 신호등에 빨간색을 표시해 충고한다.
AI드림쌤의 역할은 홈런 AI생활기록부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학습 수행 점검, 성취도 관리 등 학습 상담을 진행하고 학생이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반면 기존 교사는 학생의 학습 설계와 학습 동기 부여, 학부모 상담을 담당한다. 상담 주기는 AI드림쌤 상담이 주 1회, 기존 교사 상담은 2주에 한 번으로 조정된다.
업체 측은 "AI드림쌤이 교사의 업무를 60~70% 경감할 것이라고 예상하나 교사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교사와의 협업"이라며 "AI와 사람이 각자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AI드림쌤과 학습 상담을 진행해 본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어떨까. 지난 10월 한 달간 AI드림쌤 서비스를 경험해 본 초등학교 4학년 이양은 "처음에는 AI가 진짜 선생님 모습처럼 보여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말투나 억양이 어색해서 조금 웃겼다. 드림쌤이 취미에 대해 물어봐서 채팅창에 답을 치긴 했는데 진짜 대화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진 않았다"며 "일주일 동안 학습한 것을 체크하고 퀴즈를 내는 것은 원래 선생님이랑 똑같았다"고 말했다.
이양의 엄마인 김씨는 "아이가 처음 보는 AI교사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어색한지 적극적으로 대화하려는 시도를 못 한 것 같다. 묻는 말에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채팅창에 '네'만 반복적으로 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과연 AI교사와도 라포가 형성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며 "AI교사와 학습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왔다고 하길래 호기심에 신청은 해 봤는데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기존 교사와의 상담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AI교사는 교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물론 AI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나중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된 AI를 만날 수 있겠지만 AI가 교사를 대신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 과장은 지난달 10일 열린 '디지털 교육 규범 관련 세미나'에서 "에듀테크나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의 역할은 교육의 본질인 수업을 혁신해 학생의 삶과 성장을 돕는 것"이라며 "교사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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