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서가] 송혜교 작가가 소개하는 '학교 없는 삶'...열다섯, 그래도 자퇴하겠습니다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 2024-02-27 11:10:40

송혜교 작가, 에세이집 통해 학교 밖 청소년이었던 자신의 경험담 녹여내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아파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 이야기 전해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은 만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사람 중에서 △초등학교·중학교 또는 동일 과정에 입학한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 의무를 유예한 자 △고등학교 또는 동일 과정에서 제적·퇴학 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자 △고등학교 또는 동일 과정에 진학하지 않은 자를 말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2022년 교육통계분석자료집에 따르면 2021년 초·중·고등학교의 학업중단자 수는 4만2755명이다. 2021년 한해에만 초등학교에서 1만5389명(0.6%), 중학교에서 7235명(0.5%), 고등학교에서 2만131명(1.5%)의 학생이 학업을 중단했다. 

우리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학교 밖 청소년'이라 부른다. 그리고 종종 그들을 비행청소년, 학교부적응자, 학업중단자일 것이라고 오해한다. 그들이 왜 학교를 그만두었고 학교를 그만두고 난 후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그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사진=파란소나기]
송혜교 작가의 에세이 '열다섯, 그래도 자퇴하겠습니다'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독자들의 편견을 뒤집어 버리고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이들에게 무관심했고 무지했는지 깨닫게 해준다. 

작가는 열다섯 살에 중학교를 자퇴했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심지어는 모범생이었음에도 작가는 '교칙의 부조리함', '학생에게 눈곱만큼의 애정도 없는 교사에게 받은 상처', '알맹이 없는 교육' 등 때문에 자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후 소속이 없는 학교 밖 청소년으로 삶을 살아내면서 겪었던 경험과 일상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평일 오전에 돌아다니며 받는 사람들의 탐탁지 않은 눈초리, 소속이 없다는 이유로 겪게 되는 부당함, 성인이 된 후에도 따라다녔던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꼬리표 등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사회 곳곳에 녹아있었다. 

저자는 이에 맞서고 대응하면서 자신의 길을 더 단단하게 굳혀간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없는 세상 속에서 작가는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결국 그녀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정보와 정책들이 당사자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단체인 홈스쿨링생활백서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어린 나이에 단체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겪었던 힘듦과 뿌듯함이 글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현재 송혜교 작가는 홈스쿨링생활백서의 대표이자 작가, 유튜버, 칼럼니스트, 교육자로 치열하게 세상과 부딪히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물론 개인의 행복도 놓치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결단코 자퇴를 권유하고 있지는 않다. 작가는 학교 밖 청소년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용기와 성실함, 의지, 친화력,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며 학교 밖이 모든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작가의 어머니도 에필로그를 통해 "자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공부하기 싫어서, 혹은 친구와 싸워서 등의 이유로 자퇴를 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선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자퇴를 고민하는 자녀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들어주되 학교 밖의 어려움과 학교를 떠난 뒤 스스로 기울여야 할 노력에 대해 부모가 먼저 찾아보고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작가의 담백하고 재치 있는 문체는 책 읽는 내내 독자를 완전히 몰입시킨다. '어린 나이에 억울한 차별과 편견을 넘어서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에 눈물이 찔끔 흐르다가도 어른도 갖지 못할 그 추진력과 용기에 대단하다는 박수가 절로 나온다. 

학교 안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자퇴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조만간 자퇴를 고민할 것만 같은 청소년 자녀를 둔 나와 같은 부모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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