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서울런으로 부담 없이 배워요"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 2024-03-11 09:40:40
학습 막막한 중·고등학생 위해 대학생 멘토 연계도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계층 간 사다리를 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자녀가 받을 수 있는 사교육의 양과 질이 달라지면서 교육 격차는 점차 심화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초·중·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전국 평균일 뿐 학생이 거주하는 지역과 부모의 교육 정도, 가구의 월 소득에 따라 사교육비의 편차는 크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59만6000원인 반면 읍면지역은 28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교육 정도가 중학교 졸업 이하인 경우 자녀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인당 19만 원, 대학원 졸업인 경우 59만1000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가구 월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인 가정에서는 한 달 사교육비로 12만4000원을 쓴 데 반해 소득이 800만 원 이상인 가정에서는 월 64만8000원을 지출했다.
교육 격차는 교실 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방과 후 대여섯 개의 학원을 다니며 이미 몇 년 치 선행학습을 끝내 놓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사교육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 따라가기도 벅차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학습을 놓아버리고 만다.
서울시는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교육 자원에 접근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21년 8월 '서울런' 사업을 도입했다. 이 사업은 오세훈 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위한 취약계층 4대 지원 정책 중 하나다.
서울런(Seoul Learn)은 온라인 교육 콘텐츠와 맞춤형 온·오프라인 멘토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학생들의 효율적인 학습관리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6~24세 아동·청소년 중 △수급권자 △차상위계층(중위소득 50% 이하) △법정 한부모가족(중위소득 63% 이하, 청소년 한부모 가정은 중위소득 72% 이하)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가족 △북한이탈주민 등이 가입할 수 있다. 현재 2만4000여 명의 학생들이 서울런의 도움을 받고 있다.
서울런에서는 △초등·중등·고등·기타 교과 △EBS △자격증·어학 △독서 분야의 온라인 강의를 제공한다. 초등 교과는 아이스크림 홈런·엘리하이·밀크T초등, 중등 교과는 온리원·엠베스트·밀크T중학, 고등 교과는 대성마이맥·메가스터디·밀크T고등·이투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입자는 분야별로 1개씩, 최대 4개의 학습 사이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선택한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재 쿠폰도 지원한다.
아울러 공부 방법을 몰라 막막한 중·고등학생을 위해 멘토링 서비스도 지원한다. 시는 학생의 학습을 일대일로 밀착 관리해 주는 서울런 멘토 907명을 올해 충원해 3월부터 1710명의 대학(원)생 멘토가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멘토들은 학생의 학습관리뿐만 아니라 진로 상담, 정서적 지원 등을 담당한다. 멘토와 멘티 사이의 친밀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학 캠퍼스 투어나 미술관·박물관 견학 등 친화·성장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멘티와 멘토는 꼼꼼한 사전 설문조사를 거쳐 연결되며 멘토링은 주 1~2회 1시간씩,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오프라인 멘토링을 위한 공간으로는 청소년 시설·주민센터·도서관 등 공공기관 내 활용 가능한 공간 736곳을 제공한다. 올해는 정식 참여 전 2~3회 멘토링을 체험해 볼 수 있는 맛보기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서울런의 효과는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지난 12월 서울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런 참여자 중 학교 성적 '상' 비율은 15%에서 36.1%로 증가했고 '하' 비율은 33.2%에서 5.1%로 낮아졌다. 또한 서울런 참여자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6000원 감소했고 서울런이 사교육을 대체한다는 응답이 42.3%에 달해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시는 우리금융미래재단·아이들과미래재단과 함께 서울런 참여자의 꿈을 확장시키는 교육·장학 프로그램 '우리미래 서울러너'를 오는 4월부터 내년 2월까지 운영한다. 우리미래 서울러너는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면서 중학교 3학년 2학기 국어·영어·수학 성적이 C 등급 이내인 학생이 신청할 수 있다.
선발된 학생에게는 △연 200만 원 이내의 학습 비용 △여름 진로캠프(2주 통학형) △겨울 집중학습캠프(5주 숙박형) 등이 제공된다. 학습 비용은 서점 등 지정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우리 체크카드 포인트로 지급된다.
프로그램 신청은 오는 22일 오후 2시까지 서울런 누리집을 통해 할 수 있다. 학생의 참여 의지, 진로 계획, 자기 성취 경험, 자기 관리 역량 등을 심사해 100명 이내의 학생을 선발한다. 최종 결과는 4월 2일 발표하며 출범식은 4월 13일로 예정돼 있다. 사업에 관한 문의는 우리미래 서울러너 운영사무국(02-6953-3521)으로 하면 된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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