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소년 디지털스포츠, 지금 이 시기에 협회의 창립이 갖는 의미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 가재울청소년센터 관
gjwyouth@naver.com | 2026-01-06 11:00:24
[맘스커리어 =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디지털 기술은 이미 청소년의 일상과 문화, 학습과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게임과 e스포츠로 대표되는 디지털스포츠 역시 더 이상 일부 청소년만의 여가나 취미가 아니다. 협동과 전략, 집중력과 창의성, 공정한 경쟁과 공동체 경험을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교육·문화적 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전환의 시기에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가 창립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디지털스포츠가 더 이상 자연스럽게 방치될 영역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장과 보호, 교육적 가치, 그리고 회복의 가능성까지 함께 책임져야 할 시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청소년 디지털 환경은 빛과 그늘을 동시에 안고 있다. 디지털 공간은 연결의 통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립과 단절을 심화시키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특히 고립·은둔 상태에 놓인 청소년, 디지털 과몰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에게 디지털은 종종 문제의 원인으로만 인식되어 왔다. 그 결과, 이들을 다시 사회와 관계로 연결할 실질적인 대안은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협회는 디지털을 차단의 대상이 아니라, 회복의 매개체로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 디지털스포츠와 디지털 활동은 적절한 보호와 지도, 관계 중심의 설계가 함께할 때, 고립된 청소년이 다시 타인과 연결되고, 자신감을 회복하며, 사회적 경험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협회의 첫 번째 역할은 청소년 중심의 디지털스포츠 공공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경쟁이나 산업 논리가 아닌, 청소년의 발달과 성장, 접근성과 형평성, 그리고 회복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운영 모델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함으로써 디지털스포츠를 교육·문화적 청소년활동의 한 영역으로 정립해야 한다. 이는 수도권과 지역, 배경과 조건에 관계없이 모든 청소년이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와 AI 윤리에 대한 기준 마련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다. 인공지능 기반 매칭과 판정,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추천이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청소년은 기술의 소비자가 아니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협회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함께, 공정성·투명성·책임성을 담은 AI 윤리강령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여기서 청소년지도사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소년지도사는 디지털스포츠를 단순한 기술이나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회복과 자기조절, 사회적 상호작용을 배우는 성장의 과정으로 해석하고 이끄는 전문 인력이다. 특히 고립·은둔 청소년과 과몰입 청소년의 경우, 속도와 방식에 대한 세심한 조정과 신뢰 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며, 이는 청소년지도사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 없이는 불가능하다. 협회는 지도사가 이러한 회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연수와 전문성 강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시설은 디지털을 통한 회복이 실제로 일어나는 생활 현장이다.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센터, 문화의집 등은 고립된 청소년이 다시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중간 지대이며, 디지털스포츠는 그 문을 여는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다. 시설의 특성과 기능을 존중하는 운영 모델 속에서 디지털 활동은 과몰입의 문제가 아닌, 회복과 성장의 과정으로 전환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최신 기술을 보유한 민간 기업과의 책임 있는 협력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인공지능 기반 모니터링, 접근성 기술, 안전 관리 기술 등은 과몰입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참여 강도를 조절하며, 청소년의 상태에 맞춘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 협회는 기술 기업이 단순한 후원자가 아니라, 청소년 보호와 회복이라는 공익적 가치에 동참하는 협력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누구를 위해, 어떤 기준과 철학 위에서 사용되는가이다. 협회는 청소년지도사와 시설, 기술 기업 사이에서 조정자이자 기준 제시자로서, 기술이 과몰입을 심화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관계 회복과 사회적 연결을 돕는 수단이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시도는 디지털스포츠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는 곧 청소년활동 분야 전반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청소년활동은 문제를 관리하는 역할을 넘어, 상처 입은 청소년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회복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디지털스포츠는 그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 협회가 창립되었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는 디지털을 둘러싼 논쟁을 넘어, 청소년의 편에 서서 공공의 기준을 세우고, 고립과 과몰입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으며, 현장과 함께 회복의 길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의 출범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협회와 청소년지도사, 청소년시설, 그리고 책임 있는 기술 파트너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 여정은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각 지역의 청소년, 소외청소년과 장애청소년, 그리고 고립·은둔과 과몰입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청소년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다시 연결되고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갈 것이다. 이 새로운 시도가 청소년활동의 지평을 넓히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맘스커리어 / 김용대 한국청소년디지털스포츠협회 대표 / 가재울청소년센터 관장 gjwyou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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