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지는 초혼나이…20대보단 30대 '결혼' 선호
최영하 기자
yhchoi@momscareer.co.kr | 2023-01-13 09:30:20
초혼나이 늦어지면서 '첫아이 출산' 나이도 늦어져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결혼 시기, 어느 때가 적정할까? 요새는 결혼을 하지 않거나 늦게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결혼 적령기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특히 20대를 결혼 적령기로 여겨오던 생각들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도 20대보다는 30대가 결혼하기 적당한 나이대로 꼽혔다. 소셜데이팅 앱 정오의데이트는 솔로 남녀 1만3000명을 대상으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적당한 결혼 적령기는?'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30~35세'가 각각 가장 적절한 결혼 시기라고 응답했다. 2위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결혼 적령기는 '36세~40세'가 2위로 24%의 비율을 차지했고, 여성은 '26~29세'가 30%의 비율을 보였다.
이 같은 생각은 실제로도 현실이 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20대를 여성 결혼 적령기로 여겨왔으나, 최근 30대 여성의 초혼 혼인 건수가 20대 여성을 넘어서는 통계 결과가 나오면서 결혼 관념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이고 이 가운데 아내가 초혼인 경우는 15만7000건이었다.
연령별로 여성의 초혼을 살펴보면 30대에 결혼한 경우가 7만6900건(49.1%)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어 △20대 7만1263건(45.5%) △40대6564건(4.2%) △10대 798건(0.5%) △50대 724건(0.5%) 등의 순이었다.
30대 여성의 초혼 건수가 20대 여성을 추월한 것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1990년에는 20대 여성의 초혼 건수가 33만3000건으로, 1만9000건이었던 30대 여성보다 무려 18배 많았다.
하지만 2000년에는 20대 여성의 초혼 건수(24만1000건)가 30대 여성(3만1000건)의 8배, 2010년에는 2배로 줄어들다가 2021년에는 역전에 이르렀다.
남성의 경우 이미 지난 2005년에 30대의 초혼 건수(12만1000건)가 20대(11만9000건)의 초혼 건수를 넘어섰다.
2021년 기준 평균 초혼 연령은 남녀 모두 30세를 넘어섰다. 여자 31.1세, 남자 33.4세로 집계됐다. 1991년에는 여자 24.8세, 남자 27.9세였는데 30년 만에 각각 6.3세, 5.5세 높아진 것이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첫아이를 낳는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첫째아를 출산한 엄마의 평균 연령은 32.6세로 전년보다 0.3세 올랐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2021년 고령 산모 비중은 35.0%로 전년(33.8%)보다 1.2%p 늘었다. 고령 산모 비중은 2018년(31.8%) 30%대를 돌파해 2020년에는 33.8%까지 올랐다.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나아가 출산율까지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는 현상과 관련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적 문제와 인식 변화 등을 꼽았다. KDI는 '저출산 현상에 대한 이해와 정책 대응'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현상은 △노동시장 격차와 불안정한 고용 상황 △높은 주택 가격 △여성의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양성 불평등 문화 △청년층의 인식과 태도 변화 등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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