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교육 멈춤의 날, 징계협박에 학부모들 교외체험학습 신청으로 지지해요"

편집부

pr@momscareer.co.kr | 2023-09-01 09:00:27

​[맘스커리어=최상아 시민기자] 자기네 복지 개선해달라는 게 아니라 일 똑바로 하게 해달라는 시위는 처음인 듯요. 솔직히 선생님들 얌전한 범생이 출신이라 시위? 이런 거 안 하는 거 같던데 오죽하면 했겠나 싶어요"


"우리 애 학교는 재량휴업일 한다더니 교육부랑 경기도교육청 협박으로 취소됐어요. 선생님들 많이 공교육 멈춤 하시면 아무래도 코로나 때처럼 긴급으로 휴업하겠죠? 당일에 난리겠네요. 미리 혼란 없도록 재량휴업일로 준비했던 선생님들 협박한 교육부가 밉네요"

 

서이초 교사 사망 49재인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역 맘카페에도 교육부의 징계 협박으로 휴업이 안된다면 교외체험학습 신청으로 공교육 멈춤의 날을 지지하겠다며 인증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학습권 존중을 이유로 학교장에 대한 중징계 예고, 법적 대응 등 초강수를 둔 교육부가 교사들의 집회를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던 학부모들을 건드린 모양새다.

 

김포한강맘 맘카페에는 "교육부는 학습권 존중 어쩌고 하는데 교사들이 애들 제대로 가르칠 수 없는 지금 상황이 더 학습권 침해된 상태 아닌가요? 저도 체험학습 신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경북교육감이 말한 것처럼 집회는 야간이나 휴일, 온라인에서 하면 된다는 의견에는 "오죽하면 선생님들이 학교 가는 날 하실까요... 매주 휴일에 집회해 봤자 안 먹히니까...", "징계를 감수하고 하는 거예요"라는 댓글들이 다수 달렸다(고.우.리 일산아지매).

 

이런 학부모들의 반응은 지난 사립유치원 휴원 사태와 비교해 사뭇 다른 태도다. 김포한강맘 회원 A 씨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볼모로 급여를 올려달라고 하나요, 휴가를 달라고 하나요. 단지 아이들을 바르게 가르칠 수 있도록 법을 조금만 바꾸어 달라는 건데... 교육부에서 교사들에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지... 저도 가정학습 신청했어요"라고 말했다.

 

미리 재량휴업으로 혼란을 줄이려 했던 학교들을 교육부가 무조건 막아서면서 9월 4일 학교 현장의 혼란을 막기는 어려워졌다. 이에 대해 의정부맘들의 모임 카페 회원 B 씨는 "당일 긴급으로 휴업해서 혼란이 온다면 진작 준비했던 학교 탓이 아니죠. 교육부랑 경기도교육청으로 전화할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소수의 방해로 인해 다수의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없는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에 실망한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번에 제대로 바뀌지 않으면 고스란히 그 피해는 일반 아이들에게 돌아가요. 교사들이 제대로 교육할 수 없는 현장에서는 몸 사리는 그리고 영혼 없는 교육만이 진행되고, 특히 문제 아동들을 통제할 수 없다면 일반 아동들이 그 피해를 다 받게 되는 거죠"라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글 최상아 시민기자 (sangare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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