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안 커 불안한 부모…정작 ‘생활습관’을 놓치고 있었다!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 2026-01-07 09:40:52

성장 호르몬·한약보다 기본이 중요…지자체도 ‘생활습관 개선’ 정책 강화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아이의 키 성장을 향한 부모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6세 여아를 키우는 A씨는 “아이가 어린이집 친구들 중에 가장 작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인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한약을 지어 먹이고 성장 보조제까지 챙기며 아이의 성장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7세가 되면 성장크리닉을 찾아 상담을 받고, 필요하다면 성장호르몬 주사도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민에 대해 “성장을 결정짓는 핵심은 약이나 치료가 아니라 생활습관”이라고 강조한다. 성장 문제를 영양제나 시술로 해결하기보다, 규칙적인 수면·운동·식사 등 기본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해상 대한소아내분비학회 홍보이사는 “키가 작다고 느껴지면 질환 여부를 먼저 진단해야 하지만, 대부분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라며 “규칙적인 식사·운동·수면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모들은 영양제나 성장 보조제에는 적극적이면서, 정작 생활습관 관리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가 학부모 2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모 10명 중 3명(28%)이 자녀에게 키 성장 보조제를 먹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칼슘(33.9%), 비타민D(32.4%) 섭취율도 높았으며 미취학 아동(5~6세) 중 약 40%가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혔다는 응답도 4.6%에 달했다.


반면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은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다. 초등학생의 경우, 하루 수면 시간이 8시간 미만이라는 비율이 36.3%로 10년 전(35.2%)보다 증가했다. 대한수면학회는 미취학 아동 10~13시간, 초등학생 9~11시간, 청소년 8~10시간의 수면을 권고하지만 상당수 아동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체활동도 부족했다. 자녀의 주당 운동 횟수가 3회 미만이라고 답한 학부모는 절반을 넘는 55.3%였다. 그 이유로는 ‘아이가 너무 바빠서’(63.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전자기기 사용 시간은 큰 폭으로 늘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주중 43.5%, 주말 66.5%가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컴퓨터·TV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조사(20.4%)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미취학 아동도 주중 1~2시간 전자기기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31.6%에 달했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매년 ‘하하스마일 건강 바른 성장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소아청소년기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다섯 가지 기본 수칙을 제시한다. △하루 8시간 이상 충분히 자기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기 △전자기기 사용 줄이기 △하루 30분 이상 햇빛 쬐기 △건강한 식단으로 하루 세 끼 챙겨 먹기 등이다. 학회는 이 다섯 가지가 성장 관리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7세 유아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체험형 보건교육 프로그램 ‘튼튼이랑 떠나는 건강탐험’을 운영한다. 아이들은 초음파로 태아의 모습을 관찰하고, AI 수정 접안기로 생명 탄생 과정을 배우며, 손 씻기·구강 세균 검사·VR 건강탐험 등을 통해 위생과 건강 습관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조기 생활습관 형성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서울시는 유아 비만을 ‘평생 건강의 출발점’으로 보고 4~7세 유아를 대상으로 ‘유아 비만예방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500개 어린이집 유아 1만여 명의 신장·체중·비만도·근지구력·민첩성 등 6개 항목을 연 2회 측정해 ‘성장·발달 리포트’로 제공한다. 체력 수준에 따른 신체활동 영상 콘텐츠를 지원하고, 보육교사 교육·교구 보급·가정용 자료 제공 등 가정과 어린이집이 함께 참여하는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서초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B씨는 “키 크는 약보다 아이가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견해도 한 방향으로 모아진다. 성장은 특별한 치료가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습관이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아이가 하루를 규칙적이고 건강하게 보낸다면 성장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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