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으로 구성된 10개 팀, 인구 문제 관한 다양한 정책 제안해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대한민국의 인구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저출생 문제는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저출산·고령화로 소멸의 길을 걷고 있는 대한민국을 다시 살릴 방법은 없는 걸까.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인구 문제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확대하고 청년들의 번뜩이는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제10회 전국 대학생 인구토론대회를 개최했다.
협회는 지난 4월 13일부터 5월 7일까지 인구 변화 대응에 관한 정책 제안서를 공모했고 예선 심사를 거쳐 10개 팀을 선발했다. 선발된 팀은 전문가의 1:1 인큐베이팅을 받으며 본선인 PT 경진대회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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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전국대학생 인구토론대회의 본선과 시상식이 지난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사진=김보미 기자] |
인구토론대회의 본선과 시상식은 지난 30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저출생·인구절벽대응 국회포럼, 최연숙·남인순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보건복지부·한국인구학회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발표팀과 심사위원, 그 외 관계자 등 총 80여 명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은 4명의 전문가와 2030정책자문단·100인의아빠단·협회·의원 보좌진 등 30명의 시민 청중평가단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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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순 저출생·인구절벽대응국회포럼 대표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인구 문제에 관련된 이슈를 모색하고 그에 따른 정책을 발굴하기 위한 대학생 인구토론대회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며 "이번 대회는 찬반 토론이 아닌 PT 발표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돼 더 의미가 깊다. 이 행사가 저출산에 대한 청년들의 문제의식을 높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해결책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인구 문제에 있어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국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때"라며 "오늘 발표된 정책들 중 실효성 있는 정책들은 부처에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남인순 저출생·인구절벽대응국회포럼 대표의원은 "인구 문제에 있어서는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꾸준하게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며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좋은 인구 정책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본선에 올라오신 여러분들 모두 축하드리고 발표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전했다.
본선은 예선과 인큐베이팅을 거쳐 올라온 10팀의 순위 결정전으로 치뤄졌다. 각 팀은 7분씩 발표를 했고 5팀의 발표가 끝날 때마다 30분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발표 주제는 △일·가정 양립(3팀) △결혼·출산 지원(2팀) △고령화(2팀) △이민 △교육 △지역 균형 발전 등으로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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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 팀이 배리어프리多 K-스피드 프리미엄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김보미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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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브라더스 팀은 임산부 올케어 서비스를 제안했다.[사진=김보미 기자] |
대학생들은 열정과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첫 번째 발표 팀인 과속스캔들은 둘째 자녀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배리어프리多 K-스피드 프리미엄 제도를 제안했다. 발표자는 "지금 당장 효과를 낼 수 있는 실천적인 방안을 고민했다"며 스웨덴의 사례를 들어 "첫 자녀를 출산하고 30개월 이내에 둘째 자녀를 출산할 의향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주거 및 돌봄 지원 혜택을 확대하면 출산율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팀인 Y-브라더스는 "현재 640여 개의 임산부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임산부들이 정책을 활용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출생신고 시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400 페이지 분량의 사례집은 임산부들이 읽기도 힘들고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24 플랫폼에 임산부 지원정책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고 지역 산부인과와의 협력, 임산부 코디네이터 배치 등을 통해 임산부들이 기존 정책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임산부 올케어 서비스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음에 발표한 두 팀은 고령화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롤링스톤즈 팀은 주민자치센터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지역 거점 경로당 설치와 노인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 자원 발굴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블루밍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고 새론 팀은 세대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청소년의 세대 공감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외국인으로 구성된 스타-라이트 팀은 유학생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바탕으로 외국인 유학생 비자 제도 개편을 제안했다. 발표자는 "많은 유학생들이 한국에서의 취업과 체류를 희망하고 있다"며 "한국형 오페어 비자, 1+1 취업비자 제도 등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비자 제도를 통해 유학 이민을 증가시켜 한국의 경제활동 인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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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그룹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됐다.[사진=김보미 기자] |
2부에도 다섯 개 팀의 발표가 이어졌다. 다둥이 팀은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가족친화인증제도인 또바기 인증제도를, 벼락치기 팀은 전기·가스비 감면 등을 제공하는 기업 수요 맞춤형 가족친화인증 공표제도, 팝콘 팀은 육아휴직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OLEAVE'를 제안하는 등 세 팀은 일·가정 양립을 주제로 한 정책을 제시했다.
오래된미래 팀은 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토론·강연 방식의 온라인 공교육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고 한앎 팀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특산업 거버넌스 구축안에 대해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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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토론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 모습[사진=인구보건복지협회] |
이날 영예의 대상은 육아휴직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올리브'를 제안한 팝콘 팀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과속스캔들 팀, 우수상은 Y-브라더스 팀, 장려상은 롤링스톤즈 팀이 차지했다.
대상을 수상한 팝콘 팀에게는 보건복지부 장관상과 상금 600만 원이 수여됐고 △최우수상(협회장상·400만 원) △우수상(협회장상·300만 원) △장려상(협회장상·200만 원) △입선(협회장상·50만 원) 수상팀에게는 각각 상장과 상금이 수여됐다.
이날 제안된 모든 정책들은 그간 학생들이 인구 문제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는지를 보여줬다. 청년들이 제안한 정책이 구체적으로 검토돼 정부의 인구 정책에 반영될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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