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터뷰] 세 자녀 모두 유도인의 길… 고광철 국제대 감독의 유도 이야기

김혜원 엄마기자 / 2025-09-05 13:10:13
고광철 국제대학교 유도부 감독
"부모의 믿음이 아이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한 아이를 낳아 양육하는 것도 벅찬 시대다. 이런 때에 보기 드물게 세 자녀를 그것도 모두 유도선수로 키우는 가정이 있다. 국제대학교 스포츠학부 유도부를 이끄는 고광철 감독 이야기다. 용인대 유도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금도 유도 지도자로 활약해 왔다.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란 그의 자녀 셋 역시 각각 대학·고등학교·체육고 유도부 소속이다. ‘체육 삼남매’의 아버지이자 지도자인 고 감독을 만나 유도와 가족, 그리고 스포츠 교육에 대한 진심을 들어봤다.

 

▲ 고광철 국제대학교 유도부 감독[사진=본인]

 

- 고광철 교수님,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제대학교 유도부를 지도하고 있는 고광철입니다. 어릴 적 처음 유도복을 입었을 때의 설렘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유도는 제 삶의 중심이었고, 그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이 제 사명이라 믿고 있습니다.


현재 국제대학교 교수로서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유도를 통해 인성과 정신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유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인내, 존중, 끈기, 겸손을 배우는 인생 수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국제대학교 유도부가 한국 유도의 미래를 이끌고, 선수들 각자가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도록 늘 함께하겠습니다.

- 감독님께선 용인대 유도학과 출신으로 현재는 국제대학교 스포츠학부 유도부 감독으로 후학을 양성하고 계십니다. 유도와는 어떻게 처음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요?

유도와의 인연은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소심했던 저를 걱정한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운동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매트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겪으며 유도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삶을 배우는 길임을 깨달았습니다.


유도는 제게 인내를 가르쳐 주었고, 존중과 예의, 겸손의 가치를 일깨워주었습니다. 그 가르침을 따라 서울 경일초등학교 유도부를 시작으로 성수중학교, 서울체육고등학교를 거쳐 용인대학교 유도학과에 진학하며 본격적인 선수 생활에 몰입했습니다. 전국대회와 수많은 시합에서 흘린 땀과 눈물은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소중한 자산이 됐습니다.


이제는 그 경험과 가치를 제자들에게 전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 믿습니다. 유도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서 제자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 선수 시절과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성수중학교 시절입니다. 당시 저는 서울체육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싶어서 정말 피나는 연습을 했습니다. 어린 고광철에게 서울체고는 단순한 진학이 아니라 집안의 형편을 덜어드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서울체고에 가면 돈이 안 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꼬마는 그 길을 가기 위해 매일 땀과 눈물을 쏟았습니다. 몸과 마음이 부서질 듯한 시간을 견뎌냈습니다.


경기를 앞두고 부상도 있었고, 심리적으로 흔들리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었고, 처음으로 제 안의 가능성을 믿게 됐습니다. 그날 이후 유도는 제게 기술을 넘어 제 삶의 중심이자 저를 일으키는 정신이 되었습니다.


지도자로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제자가 첫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뒤 저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던 날입니다. 처음 왔을 때는 체력도 약하고 자신감도 부족했지만 누구보다 성실했고, 자신을 믿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제자가 매트에서 누구보다 당당히 서 있는 모습을 보며, ‘아, 내가 이 길을 잘 선택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감동은 제가 선수 시절 받았던 어떤 메달보다도 깊고 벅찼습니다.


저는 늘 말합니다. 유도는 단지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고. 그래서 제자 한 사람, 한 사람과 인생을 함께 걸으며 ‘유도’라는 이름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길이 고되고 외롭지만, 그 길은 언제나 제게 가장 소중한 순간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여정입니다.

 

▲ 자녀와 함께[사진=본인]

 


- 감독님 가정은 말 그대로 ‘유도 가족’입니다. 세 자녀 모두 유도를 택하게 된 이유가 있었는지, 혹시 반대하지는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분이 “세 자녀 모두 유도를 한다”고 하면 놀라시면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냐고 묻습니다.사실 저는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유도를 권하거나 강요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선수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길이 얼마나 힘들고 고된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음속으로는 '굳이 이 길을 안 가도 된다'는 생각도 했던 것이 솔직한 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체육관에 따라오고, 매트 위에서 몸을 부딪히며 뛰노는 모습에서 유도에 대한 흥미를 스스로 찾아가더군요. 저를 따라 유도를 시작한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유도라는 운동이 주는 재미와 성취감이 아이들 스스로를 움직였다고 생각합니다.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한 가지 약속은 분명히 했습니다.“어떤 길을 가든 진심으로 해라. 힘들어도 도망가지 말고, 끝까지 부딪혀 봐라. 중간에 포기는 없다!”아이들도 그 말을 마음에 새기고,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훈련하며 유도인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첫째 딸은 대학 2학년, 둘째 아들은 고등학교 3학년, 셋째는 고1입니다. 세 명 모두 각자의 무게를 견디며, 유도라는 공통된 언어 속에서 자라고 있죠.


같은 종목을 함께 하기에 더 깊이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건 이 가족만의 특별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버지이자 지도자로서의 책임감도 크지만, 매트 위에서 서로 땀 흘리며 주말을 보내고,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이 시간이 제게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이자 큰 행복입니다.

- 온 가족이 운동하다 보니, 체력이나 식단 등에서 신경 쓸 부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노력을 하는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가족 모두 운동을 하다 보니, 일반적인 가정보다 체력 관리나 식단 조절에 훨씬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이기에 단순히 운동선수로서의 몸을 만드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자라고 균형 잡힌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식단은 기본입니다. 매 끼니가 아이들의 내일을 만든다고 믿기에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을 골고루 갖춘 균형 잡힌 식사를 준비하려고 늘 신경 씁니다. 삶은 닭가슴살과 고구마가 식탁에 오르는 날도 있고, 미역국이나 된장찌개처럼 따뜻한 한식으로 몸과 마음을 다독이는 날도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건 아내가 가능하게 해 줍니다. 저는 사실 식단 부분에 있어선 서툽니다. 아내가 전문 영양코치처럼 든든하게 챙겨 주고 있습니다. 제가 못하는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든든한 팀이죠.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시간은 단순히 영양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컨디션을 살피고 대화하며 정서적으로 회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됩니다. 체력 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일에는 각자 소속된 학교나 팀에서 훈련을 받지만, 주말이면 온 가족이 체육관에 모여 도복을 입고 함께 몸을 풉니다.때로는 아이들이 저보다 더 힘차고 활기차게 훈련을 주도하기도 하고, 반대로 제가 기술을 지도하며 자세를 세심히 잡아주기도 합니다. 그 시간은 단순한 훈련을 넘어서, 가족 간의 신뢰와 유대감을 키워주는 정말 소중한 시간입니다.


운동선수 가족의 삶은 결코 단조롭지 않습니다. 매일이 관리의 연속이고, 때론 서로에게 피로가 쌓일 때도 있지만, 함께라는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단단한 팀이 됩니다. 오늘도 저희 가족은 ‘가족이자 동료’로서, 서로를 격려하고 보완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습니다.

 

▲ 고광철 감독[사진=본인]

 

- 국제대학교 유도부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지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철학이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국제대학교 유도부 감독으로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 철학은 “유도는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원칙입니다.


기술은 가르치면 늘고, 체력은 훈련하면 올라옵니다. 하나 인성과 태도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평생을 따라가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유도를 가르치기 전에 먼저 ‘사람으로서 바로 서는 법’을 전하고 싶습니다.


유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닙니다. 넘어지고 일어나는 과정에서 인내를 배우고, 상대를 존중하며 예의와 겸손을 익히며,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진정한 강함이 무엇인지 깨닫는 수련의 길입니다. 저는 항상 말합니다. “강한 사람이 되기 전에 바른 사람이 되자” 경기의 승리는 순간이지만, 사람의 됨됨이는 평생을 간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또 하나의 원칙은 ‘포기하지 않는 자세’입니다. 선수 시절의 저 역시, 지금의 제자들 역시 수많은 부상과 시련을 겪어왔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실패는 괜찮지만 포기는 없다”라고 말합니다. 기술이 부족해서 지는 것은 괜찮지만, 포기해서 지는 것은 지도자로서도, 사람으로서도 가장 안타까운 일입니다.


국제대학교 유도부는 단순히 ‘강한 선수’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올바른 사람, 책임 있는 유도인’을 기르는 팀이 되길 바랍니다. 그 철학을 바탕으로 저는 오늘도 제자 한 사람, 한 사람과 진심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 고 감독의 자녀 모두 유도를 하고 있다.[사진=본인]

 

- 운동선수로 자녀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과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운동선수로 자녀를 키운다는 건 부모로서 정말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지도자로서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가장 힘든 건 '지켜봐야 하는 순간'이 많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훈련에 임하거나, 경기 중 부상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는 아이들의 표정을 볼 때면, 아버지로서 마음이 찢어질 듯하지만 그 순간에도 저는 ‘감독’으로서 담담한 척, 차분하게 지켜봐야 하죠.경기에서 패하고 내려온 아이들을 진심으로 안아주고 싶지만, 때론 먼저 조언을 건네야 할 때도 있습니다.부모로서의 감정과 지도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 그게 가장 어렵고도 아픈 순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순간은 배로 찾아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그 감동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어느 날 훈련이 끝난 뒤 아이들이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첫째 딸이 말하더군요. “아빠, 나 진짜 유도 올림픽에 나가는 게 목표야! 그래서 꼭 ‘복면가왕’에도 나가고 싶어. 방송인도 되고 싶어!” 그 눈빛에서 저는 ‘이 아이는 유도를 통해 삶을 꿈꾸는 법을 배웠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둘째 아들은 말합니다. “아빠, 나 누나보다 유도 더 잘할 거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할게요.” 그 말에 담긴 의지와 자신감이, 그동안의 모든 훈련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줍니다.


막내인 셋째는 어느 날 조용히 이야기하더군요. “아빠, 유도 진짜 힘들다… 누나랑 형이랑 대단해 보여...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일단 해볼게.” 담담한 말 안에 담긴 용기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저는 누구보다 잘 압니다.

아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제게 세상 무엇보다 큰 감동이자 위로였습니다. 유도를 통해 단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와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보면서, 이 길을 함께 걷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운동선수로 자녀를 키운다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 속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부딪히고, 함께 성장해가는 이 특별한 시간이야말로, 저희에게 주어진 가장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요즘 부모는 아이를 운동선수로 키우는 데 많이 망설입니다. 그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요즘 부모님들이 아이를 운동선수로 키우는 데 망설이는 마음, 저는 정말 충분히 공감합니다. 지도자 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부모님이 “이 길이 정말 괜찮을까요?”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을까요?” 하고 걱정을 털어놓으십니다. 그 안에는 아이를 향한 깊은 사랑과 책임감이 담겼기에, 저는 오히려 그런 고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선수의 길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부상도 있고, 경쟁도 치열하고, 때로는 눈물 나는 실패도 마주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책이나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귀한 것들을 얻게 됩니다. 인내심, 책임감, 끈기, 자기 절제, 그리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법, 이 모든 건 평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정말 큰 자산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들께 항상 말씀드립니다. "중요한 건, 아이가 스스로 그 길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부모가 그 선택을 끝까지 지지해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고요. 결국 아이가 어떤 길을 걷든, 부모님의 응원과 신뢰는 아이에게 가장 강력한 힘이 되니까요.


아이들이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뒷모습을 볼 때, 부모님도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합니다. 운동이라는 길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인생 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하나 그 길이 주는 보람과 감동은 상상보다 훨씬 더 크고 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운동을 통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것, 그것이 지도자이자, 부모로서의 진짜 역할이 아닐까요?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옆에서 함께 걸어가시기를 조심스럽지만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감독님의 자녀들이 앞으로 어떤 유도인,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시나요?

감독이기 전에 저는 먼저 아버지입니다. 아이들에게 거는 가장 큰 기대는, 어떤 유도인이 되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있습니다. 물론 유도인으로서 정점에 서고, 국가대표가 되어 태극마크를 다는 것도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겠죠. 저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아이들이 가슴에 새기고 살았으면 합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줄 아는 사람. 실력보다 인성을 먼저 갖춘 사람. 강한 상대를 이기기 전에 자신과 먼저 싸우고 이길 줄 아는 사람. 제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유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닙니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수련의 길입니다. 아이들이 유도를 통해 예의, 존중, 겸손, 책임감을 배우고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랍니다. 세 자녀가 유도를 계속하든, 혹은 다른 길을 선택하든 괜찮습니다. 유도를 통해 ‘좋은 사람’이 되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서로를 응원하고, 힘들 땐 기댈 수 있는 따뜻한 형제자매이자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주기를 바랍니다.

- 국제대학교 유도부, 그리고 감독님 개인적으로 향후 이루고 싶은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감독으로서, 또 한 사람의 유도인으로서 제가 가진 가장 큰 목표는 단순히 강한 팀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사람 냄새 나는 유도부,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선수들이 성장하는 팀입니다.


국제대학교 유도부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팀이지만, 저는 이곳에서 대한민국 유도의 미래를 이끌 선수들이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성적보다 중요한 건, 끈기와 예의, 겸손과 책임감을 갖춘 진짜 유도인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그런 제자들이 앞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좋은 선수, 좋은 지도자, 더 나아가 좋은 어른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제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살아온 유도 인생의 경험과 가치를 후배들에게 온전히 전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비전입니다. 어린 시절 저 역시 지도자 한 분의 말 한마디에 삶이 바뀌었듯, 이제는 제가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국제대학교 유도부가 단순히 ‘운동 잘하는 팀’이 아니라 "사람이 자라는 팀" "희망을 품고 땀을 흘리는 팀"으로 성장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오늘도 저는 꿈을 품고 제자들과 매트에 서 있습니다.

- 운동선수를 자녀로 둔 부모님들께,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운동선수를 자녀로 둔 부모님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도 지금,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저 역시 같은 부모로서, 아이가 시합을 앞두고 불안해하거나 훈련을 마치고 지쳐 돌아올 때, 혹은 부상으로 힘들어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내가 뭘 더 해줄 수 있을까?” “이 길이 정말 맞는 걸까?”


확신을 가지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믿습니다. 걱정하고, 기다려주고, 믿어주려는 마음 자체가 이미 부모님께서 최고의 역할을 다하고 계신 증거라는 걸요. 운동선수의 길은 아이 혼자만의 싸움이 아닙니다. 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여정입니다. 때로는 멀찍이서 조용히 지켜봐야 하고, 말없이 등을 토닥여야 하며, 어떤 날엔 누구보다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그 길 끝에서 우리는 아이의 눈빛이 달라지고 태도가 성숙해지며 스스로 삶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오직 부모만이 알 수 있는 깊고 묵직한 감정입니다.

물론 아이들이 슬럼프에 빠지거나, 운동이 힘들다며 여러 가지 핑계를 대는 순간도 반드시 찾아옵니다. 그럴 땐 부모님이 중심을 잡아 주셔야 합니다. 잠시 흔들려도 괜찮지만, 포기하게 두지 않는 것은 아이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슬럼프 없이 정상에 오를 수는 없습니다. 부디 아이를 믿어주세요. 그 믿음을 말로, 눈빛으로, 행동으로 표현해 주세요.그건 아이에게 든든한 울타리이자,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부모님들께 진심을 담아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당신이 있기에, 아이는 더 단단히 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부모이자 유도인으로서 그 마음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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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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