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 예산 삭감 규탄 및 원상복구 촉구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정부가 사회적기업의 지원 패러다임을 '획일적 육성'에서 '자생력 제고'로 전환하고 내년도 사회적경제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로 하면서 그에 따른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관련 예산은 2023년 2022억 원에서 2024년 786억 원으로 59% 삭감됐다. 42.2억 원이었던 지원기관 운영예산은 전액 삭감됐으며 사회적기업가 육성 예산은 411.9억 원에서 46.7억 원으로 88.7% 감소했다.
기획재정부의 협동조합 활성화 예산은 79.6억 원에서 7.8억 원으로 91% 줄었고, 행정안전부의 마을기업 발굴·육성 예산은 69.6억 원에서 26.9억 원으로 59.7% 감소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사회적경제기업 성장집중지원 예산 25.7억 원도 전액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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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예산 원상복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이 18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렸다.[사진=김보미 기자] |
이에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사회적경제 예산 원상복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발족하고 18일 오후 3시 국회 본청 앞에서 출범식을 진행했다.
공대위의 활동 목표는 정부의 사회적경제 지우기에 대한 저항을 통해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과 예산을 유지하고 사회적경제 연대 및 조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진선미 사회적경제위원장, 김영배·민형배·강은미·용혜인 의원과 사회적경제인 약 4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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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석 상임대표가 공대위 공동대표를 소개하고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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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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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
행사는 이승석 공대위 상임대표의 인사말과 공대위 공동대표 소개로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사회적경제 예산은 전례 없이 참담한 수준으로 삭감됐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과의 논의는 일절 없었다. 이 같은 폭력적 예산 삭감에 대해 오늘 공대위 출범을 시작으로 모든 힘을 다해 저항하겠다"고 말했다.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차례로 인사말을 전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보통의 출범식은 축하해야 할 자리인데 오늘은 걱정스럽고 우려스러운 자리가 됐다. 윤석열 정부가 사회적경제 지우기에 나서며 무한 경쟁과 각자도생만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사회적경제의 기여도와 가치를 무시하고 사회적경제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예산 삭감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진선미 사회적경제위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정부는 사회적경제 관련법을 제정하는 등 사회적경제 육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이번 예산 삭감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고 사회적경제인들이 사명감으로 일군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됐다. 이제라도 정부는 예산안에 대해 점검하고 원상복구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후 각 지역을 대표해 참석한 사회적경제조직 대표들과 박남수 전국협동조합협의회 상임대표, 김은주 한살림북서울생협 이사장 등의 연대 및 촉구 발언이 이어졌다.
주창진 광주 사회적기업 케어탑 대표는 "이번 정부의 예산 삭감은 현장에서 피땀 흘려 만들어온 사회적경제의 성과와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사회적기업이 사회의 적으로 매도당하고 왜곡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규탄한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께 사회적경제를 지켜달라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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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정책 지우기' 패널을 격파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사진=김보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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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표 9명이 결의서를 낭독하고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
행사는 공대위 공동대표들이 '사회적경제 정책 지우기' 패널을 격파하는 퍼포먼스와 결의서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9명의 공대위 공동대표는 결의서를 통해 "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사회적경제 예산안은 수백 명의 일자리를 무책임하게 없애고 취약계층의 사회적 참여를 뿌리째 뽑아버릴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경제를 말살하려는 일체의 시도에 대해 자존심을 걸고 저항하려 한다. 따라서 졸속으로 축소시킨 사회적경제 예산을 원상복구하는 투쟁부터 시작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사회적경제의 명예를 회복하고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 더 깊고 넓게 성장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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