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교육] 학교에선 사회성 키우고 공부는 학원에서?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2-21 13:00:33
사교육 의존도 점점 높아져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 약 23조4000억 원...해마다 늘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사교육 의존도 높여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초등학교 2학년인 A양은 하교 후 매일 영어학원에 갔다가 오후 3시 40분에 집에 온다. 집에 와서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간식을 먹으면 바로 다음 학원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독서논술·피아노·수학 등 요일마다 다른 학원 스케줄이 모두 끝나면 평균 오후 7시. 저녁을 먹은 후에는 매일 해야 하는 학습지와 학원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주말이 아니면 놀 시간이 없다.     

학교의 정규 수업이 끝난 후 초등학생의 하루는 학원 스케줄로 빈틈없이 채워진다. 학원과 학원 사이 잠시 집에 들러 간식을 챙겨 먹고 또 다른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학생들. 안쓰럽지만 부모들도 어찌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자료=통계청]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3조4000억 원으로 전년도의 총액 약 19조4000억 원에 비해 21%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75.5%, 주당 참여시간은 6.7시간으로 전년 대비 각 8.4%, 1.5시간 증가한 수치다.

사교육 참여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8만5000원으로 △초등학생 40만 원 △중학생 53만5000원 △고등학생 64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 추세이나 학년별 사교육비 중 고등학교 1학년의 사교육비가 65만5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참여 학생 중 과목별 월평균 사교육비를 살펴보면 △영어 22만5000원 △수학 20만7000원 △국어 12만2000원 순으로 나타났고 일반 교과 관련 사교육 목적은 △학교 수업 보충(50.5%) △선행학습(23.8%) △진학 준비(14.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 원 이상 가구의 한 달 사교육비는 59만3000원, 참여율은 86%인 반면 월평균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의 한 달 사교육비는 11만6000원, 참여율은 46.6%로 차이가 컸다. 또한 맞벌이 가구·자녀가 1명인 가구·자녀의 성적이 상위인 가구에서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높았다.     

학령인구가 줄어감에도 대한민국의 사교육 시장은 커져만 가고 있다. 어쩌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사교육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됐을까.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들 수 있겠다. 교권 침해 사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오랜 기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학습 격차는 더욱더 벌어졌다.

같은 반 안에서도 중위권이 사라지고 상위권과 하위권 아이들의 학습 격차가 커지게 되면서 교사들은 수업의 수준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 

현직 초등 교사인 이씨는 "공교육의 특성상 교사는 수업 수준을 중간 정도로 절충해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상위권 학생들은 수업 내용에 만족하지 못해 심화와 선행을 위해 학원을 다니고,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꼴"이라고 말했다.

반면 학원에서는 학생들의 수준과 실력에 따라 반을 편성해 가르치기 때문에 수준별 학습이 가능하다. 잘하는 아이들을 따로 모아서 심화 학습을 시키는 것도 가능하고, 교과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들도 자신의 수준에 맞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학원을 선호한다.

우리나라의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는 입시 정책의 변화, 공교육의 다양성 확대, 교사의 전문성 및 처우 개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먼저 학생들의 학습 격차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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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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