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사회적협동조합 맘스런은 14일 일산 서구청 2층 대강당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학부모를 위해 ’첫걸음마 동행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한국교육갈등중재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 대한초등교사협회, 맘스런 등이 주관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된 행사는 1부 서지나 연수원장의 ’학부모를 위한 미니 특강‘, 2부 현직 초등교사이자 대한초등교사협회 대표인 김학희 교사의 ’어서 와 입학은 처음이지?‘, 3부 ’슬기로운 학교 생활 Q&A’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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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나 연수원장[사진=김혜원 기자] |
먼저 서지나 연수원장이 강의를 시작했다. 서 원장은 자녀에게 지금까지 엄마가 해결사 역할을 해 왔다면 이제부턴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결사에서 조력자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네 생각은 어때?’ 등의 대화를 통해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서지나 원장은 “부모가 실패를 막고자 간섭하고 보호하려고 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자녀에게 실패할 기회를 주고 도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줘야 한다.
서 원장은 제자의 예를 들며 참석자에게 설명했다. 플루트를 배운 지 2년 만에 연주회에서 1등을 차지한 아이가 있었다. 매사에 열심히 하는 아이였다. 숙제를 내주면 다 해 올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욱 연습해 왔다. 어느 날, 서 원장은 신기해하며 아이 엄마에게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열심히 할 수가 있죠?” 아이 엄마는 비법을 일러줬다. 바로 원하는 걸 바로 해 주지 않는 것이다. 마트에서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한다면 “1주일 후에 얘기하면 사 줄게”라고 한다. 대개 아이들은 잃어버리는데 간혹 기억할 때가 있다. 그러면 “한 달 후에 다시 말해 줘”라고 한다. 그 장난감이 고가라면 “1년 후에 얘기하면 사 줄게”라고 한다. 십중팔구 아이는 잊어버리지만 만약 생각해 낸다면 아이에게 사 준다. 플루트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일단 악기를 시작하면 꾸준히 해야 하기에 아이 요청을 1년간 묵혔다가 플루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 입장에선 힘들게 시작한 플루트가 재밌고 신기해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서 원장은 “아이 입에서 무언가 한다고 말이 나오도록 기다려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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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희 교사[사진=김혜원 기자] |
김학희 교사의 강의로 2부가 시작됐다. 김 교사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과 도전이다”라며 “친구 관계 형성, 교실 규칙과 학습 등 전면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때 학부모는 자녀가 학교에 관해 ‘긍정적 기대감’을 갖도록 지원해야 하며 꾸준한 관심과 소통으로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김학희 교사는 입학을 앞둔 학부모가 궁금해하는 열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교우 관계다. 부모는 아이 혼자 외톨이가 될까 봐 걱정스럽다. 김 교사는 “학생마다 친구를 사귀는 속도가 다르다”라며 “친구를 사귀려면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자연스러운 계기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친구와 등하교를 같이 하는 등 교류 기회를 만들어 줘라”라고 전했다. 두 번째는 학교 적응에 관해 걱정한다.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김 교사는 “아이가 학교가 어색하지 않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입학 전 학교를 미리 방문하거나 교실, 운동장을 경험해 본다. 이렇듯 학교 환경에 익숙해지면 적응이 쉬워진다.
세 번째는 학업성취에 관한 것이다. 부모는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많이 뒤처지지는 않는지 걱정한다. 김학희 교사는 “초등 1학년은 학습 자체보다 생활습관이 우선이다”라고 말하며 “자율성을 높이면 학업 흥미도 생긴다”라고 전했다.
네 번째는 화장실 가기, 준비물 챙기기 등을 혼자할 수 있을지 많은 양육자가 걱정한다. 김 교사는 “성공 경험이 생기면 자존감이 쌓인다”라며 “아주 작은 것 예를 들면 신발끈 묶기부터 시작해 찬찬히 연습시키라”라고 조언했다. 다섯 번째는 학교생활에서의 안전이다. 등하교길 사고나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등을 걱정스러워하는 부모에게 김 교사는 “모든 어른이 아이를 주시하고 있기에 학교는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부모가 등하교길을 함께 걸어보며 안전 규칙을 반복해서 교육하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여섯 번째는 급식을 편식할까 봐 걱정스러워한다. ‘급식할 때 실수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도 있다고 한다. 김학희 교사는 “어린이집·유치원에서 급식 시스템을 접해 봤기에 아이들이 다 잘한다”라며 “학교에서 아이가 잘 먹지 않는다고 해서 억지로 먹이거나 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또 부모가 편식이 걱정된다면 집에서 급식과 비슷한 메뉴를 미리 시도해 볼 것을 권했다.
일곱 번째는 선생님과의 관계·소통을 염려한다. 김 교사는 “선생님과 학부모는 아이를 위한 파트너”라며 “아이 중심으로 편하게 소통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여덟 번째는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면 좋을지’를 우려한다. 김학희 교사는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고 할 때 놀라며 반응을 크게 보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때 아이가 엄마의 반응에 당황해 학교에서 진짜로 어떤 일이 생겼을 적에도 말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감정표현 방법을 일러주고 힘들 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라고 조언했다. 아홉 번째는 기본 생활 습관이다. 김 교사는 입학 전 규칙적으로 기상하고 식사하고 잠자는 습관을 기르면 좋다고 했다. 또 옷 입기와 가방 챙기는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학교와 가정간 소통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부모에게 알림장과 가정통신문만 꼼꼼하게 확인한다면 놓치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사는 잊지 않도록 같은 시간에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3부에선 엄마 선배와 초등교사들이 참석자의 질문을 받아 답해 주는 순서가 진행됐다. 입학 전 학습 준비에 관한 질문에 초등교사는 ‘한글 읽기’ ‘1~50까지 숫자 읽고 쓰기’ ‘독서 습관 잡아 주기’ 정도만 해도 1학년엔 충분하다고 답변했다. 작년 기준으로 1, 2학년 교육 과정이 예전보다 쉽게 바뀌었다는 것이다. 국어 시간이 확대됐으며 한글 교육 시간도 늘었다. 1학년 1학기가 지나면 아이가 정확히 읽고 바르게 쓰는 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사교육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초등교사들은 앞다투어 “부모님이 불안해서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면 당장 중단하라”라고 권했다. 엄마가 보내서 학원에 다니면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아이가 원하는 학원을 보내면 신나서 하게 된다”라며 “초등학교에선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하는데 아이가 줄넘기 한 개를 하다가 다섯 개를 하면 발전한 것으로 본다”라고 전했다. 이어 “예를 들어 자신이 줄넘기를 못 하면 피하고 도망가는 아이가 있다”라며 “이때 엄마가 함께 나가 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학원에 가서 잘하게 만드는 것보다 함께 뛰면서 경험해 준다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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