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이 되려면 가족센터 도움을 받아 보세요!"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올해 20~29세 가운데 42.8%가 '비혼 출산'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2014년과 비교했을 때 12.5%p 증가한 수치다. 전통적인 혼인 대신 동거나 1인 가구 역시 늘고 있다. 시대의 변화와 저출산·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약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기성세대에게 가족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고, MZ세대에겐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인해 원치 않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 가족센터에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은주 강북구 가족센터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한은주 강북구가족센터장[사진=강북구 가족센터] |
- 먼저 센터장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북구가족센터장 한은주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가족학을 전공했습니다. 본 센터의 근거법인 건강가정기본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2004년도에 전국 3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했습니다. 그중 한 군데인 용산구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가족상담사업 담당자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뒤 경기도 화성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센터장으로 2017년까지 10년간 몸담았다가 2020년부터 강북구 가족센터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 가족센터는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십시오.
보통 가족 하면 개인이 알아서 하는 매우 사적인 단위로 생각했는데, 2000년 이후 이혼 등의 이유로 가족해체율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죠. 그때부터 가정이 건강하지 않으면 사회 역시 건강하지 않다는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제정된 것이 건강가정기본법이었고, 이를 모태로 2005년부터 사전 예방적 접근인 가족생활교육과 사후치료적 접근인 가족상담사업이 시작됐습니다.
2016년부터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통합 운영되면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라고 불리다가, 2021년 10월부터 가족센터로 변경하게 됐습니다. 강북구가족센터는 2022년 1월부터 가족센터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현재 전국에 212개소의 가족센터가 운영 중이며, 가족센터는 유형과 상관없이 다양한 가족에 대한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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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가족학교 예비부부교실[사진=강북구가족센터] |
- 가족센터에서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가족센터에서 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업은 첫째로 부모역할지원이 있습니다. 영유아기, 아동청소년기, 성년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생애주기별 교육과 부모-자녀관계 형성방법 지원을 하며 그 외에 아버지 역할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부부역할지원입니다. 부부의 생애주기에 따른 양성평등한 부부역할을 지원합니다. 셋째는 가족상담지원입니다. 생애주기에 따라 발생하는 가족 내 다양한 갈등을 해결하고자 부모-자녀간, 부부간 가족관계 개선, 비혼청소년 임신갈등상담, 이혼 전후 가족상담 등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넷째는 양성평등한 가족문화, 지역사회 공동체 문화 또는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을 위한 가족여가지원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네 가지가 가족센터에서 하는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입니다.
그 외에 올해부터는 온가족보듬사업으로 위기·취약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사례관리 사업이 보다 확대됩니다. 장시간의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기능을 회복하고 역량강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동육아나눔터 운영 등을 통해 지역 내 육아를 함께 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으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통합 운영을 하다 보니, 결혼이주여성 대상 한국어교실부터 시작해서 통번역사업, 이중언어교실 등 다문화가족을 단위로 하는 다양한 사업 역시 제공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가족센터가 하는 일이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렵네요. (웃음) 가장 기본적인 일만 설명해 보았습니다.
▲ 한은주 강북구 가족센터장[사진=강북구가족센터] |
- 강북구가족센터 산하 1인가구 지원센터도 소개해 주십시오.
1인가구지원센터라는 명칭은 서울시에만 있는 것입니다. 경기권 이하는 가족센터 내 단위사업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1인 가구의 증가에 맞춰 이들에 초점을 둔 서비스를 하고자 정책이 단위로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강북구1인가구지원센터는 가족센터 통합형으로 2022년 8월부터 출발한 센터입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강남, 서초, 광진, 강동, 성동구 이렇게 5개 지역은 독립형이고, 나머지 19개는 가족센터 통합형입니다. 중구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강북구 역시 1인가구 비율이 40%에 육박하는데 고령화 지역이라 80세 이상 되는 노인 1인가구의 비율이 많은 지역입니다. 청년 1인가구의 비율 역시 증가하는데, 이는 타지역보다 좀 더 저렴한 집값 등의 이유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강북구 1인가구지원센터는 생애주기별로 교육·여가문화사업과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0~40대 초반을 청년 1인가구로,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을 중·장년 1인가구로 구분하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두 세대 모두 식사 문제 해결을 위한 ‘음식 만들기’를 가장 선호합니다. 그 외 지역 내에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이웃과 이웃을 연결하는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는 그룹별로 매월 1회씩 모여 각각이 원하는 것들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면 독서모임, 영화모임, 운동모임 등을 하며 친밀감을 형성토록 돕고 있는데, 실제 이웃에 아무도 모르고 살다가 이 서비스를 통해 동네 친구망이 형성되어 좋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가장 아웃사이더에 속했다 볼 수 있는 중·장년 1인가구가 경험하는 것은 청년 1인가구랑 또 다릅니다. 이들은 정서적 외로움을 많이 호소하고 있어서, ‘자기돌봄프로그램’ ‘우리 동네 보물지도 만들기(동네를 함께 돌면서 사진찍기 등을 하면서 지역 내 애정을 갖고 함께 하는 것)’ 등의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각각이 지닌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 외 1인가구 대상 개인상담도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많은 분이 여러 가지 이슈로 상담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현재 강북구1인가구지원센터는 강북구가족센터와 별도로 다른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강북구청년일자리센터와 공간을 같이 사용하며 사업의 시너지를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 부부컨설팅을 연중상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족도가 높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진행되며 어떤 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강북구는 25개 자치구 중 혼인율이 가장 낮은 반면 이혼율이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 그러다 보니 출생율이 서울시 평균보다 낮아, 한 해에 천 명도 태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지역적 환경에서 가족센터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2020년부터 덕성여대 아동가족학과 박우철 교수님이 개발한 ‘결혼검진’ 프로그램을 접해 이를 적용해 보게 되었습니다. 결혼검진은 부부관계도 검진을 받아, 관계의 강점은 더 키우고, 관계에서 오는 부족한 점은 부부가 인식하고 스스로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떤 면에서 가족센터가 기본적으로 하는 가족교육과 가족상담 사이의 중간 매개체로 센터의 문턱을 좀 더 낮추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합니다.
부부가 함께 내방해 검진 시스템에 따라 부부가 시행해야 할 것을 합니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2주 뒤 검진 내용을 바탕으로 부부 각각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합니다. 관계를 진단해 주고, 부부가 지닌 강점과 약점을 바탕으로 전문 결혼컨설턴트가 상담을 진행합니다. 의사소통 기술이 부족하면 센터에서 진행하는 부부의사소통교육에 참여하도록 권유하고, 원가족 이슈 등 보다 전문적인 개인 또는 부부이슈가 있다면 가족상담으로 연계해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약 100쌍 정도가 센터에서 부부컨설팅을 받았습니다. 컨설팅을 통해 건강한 부부는 더 건강하게 보완이 필요한 부부는 가족센터의 타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다시 건강한 부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참여한 부부가 이를 널리 알리고 싶다 해서, 인터뷰했고, 이것은 현재 유튜브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부부는 홍보대사로서 일을 도와주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결혼생활이 처음입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서로 살아왔던 방식이나 기대했던 바가 다른 것을 어떻게 조율하고 해나가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컨설팅을 찾는 부부는 정말 지혜로운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건강한 부부관계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얻는 것이며, 이럴 때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각각에 맞는 처방을 받고 해결해 나가는 것은 건강한 가족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싶고, 어쩌면 가족해체를 가장 최소화하는 방법이라 여겨, 강북구에서 이 사업을 보다 특화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결혼검진 프로그램은 전국 가족센터 20여 곳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의 색깔은 조금씩 다릅니다. 저희는 결혼 7년 이내인 신혼기부부를 대상으로 부부컨설팅의 형식으로 제공합니다.
▲ 강북 다양한 가족 한마당 행사에서[사진=강북구가족센터] |
- 육아 관련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어떤 사업을 진행했고, 어떤 효과를 거뒀습니까?
육아는 워낙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부모교육뿐만 아니라 아버지가 가정 내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좀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교육을 제공하며 자녀양육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휴대폰, 컴퓨터 등 매체를 어떻게 조절하면 좋을지, 자녀와 의사소통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교육은 어떻게 할지 등등이 있습니다.
최근엔 부모 스스로 스트레스 완화를 도울 수 있는 ‘자기돌봄프로그램’을 제공했는데요. 부모가 명상, 신체이완 프로그램 등을 하는 것이 부모교육보다도 더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해마다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아버지와 자녀관계의 친밀도가 높아지는 것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부부관계까지 좋아졌다는 피드백을 들으면서 ‘가족센터가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체계론적 접근방식(1+1=2가 아니다)이 적용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합니다.
▲ 한은주 강북구 가족센터장[사진=강북구가족센터] |
- 강북구가족센터만의 지역적인 특성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강북구는 노인의 숫자가 훨씬 많은 지역이며, 계속해서 인구 수가 줄어들고 있는 지역입니다. 현재 심각하게 출생률이 낮아져서 이를 좀 더 높이기 위한 구 차원의 노력도 여러 가지로 진행되고 있죠. 가족센터에서 제공하는 예방적 접근인 가족생활교육이나 여러 가족여가문화사업에 지역주민보다 인근 지역주민이 먼저 신청해 서비스를 받겠다고 하는 경우가 꽤 있는 것으로 보아, 강북구 지역주민이 어떤 욕구가 우선인가가 더 많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 광고 등을 통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가족센터를 홍보하고 있고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을 돌아다니며 가족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강북구의 혼인율이나 출생률이 조금이나마 상향되고, 이혼율이 조금이나마 줄어든다면 나름 가족센터가 기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관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1인가구의 삶의 질을 조금이나마 향상할 수 있다면 이 또한 강북구가 좀 더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 다양한 가족 존중 기관 협약식[사진=강북구가족센터] |
- 관내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지역사회 기관 및 단체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관은 절대 혼자서 일할 수 없습니다. 관내 관련 기관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센터를 찾는 개인 또는 가족이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노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하여 손자녀를 돌보고 있는 노인 대상으로 교육과 상담서비스를 진행했습니다, 차기년도에는 이 사업을 좀 더 확대하고자 하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관내 상담 기관,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등과의 연계를 통해 상담이 필요한 경우 저희에게 의뢰를 주기도 하고, 저희가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의 경우 유관기관으로 연계하고 있습니다.
2022년도부터 ‘다양한 가족 존중’ 협약을 진행하는데, 현재 23개 기관과 협약해 기관 종사자뿐만 아니라 기관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가족을 존중, 차별하지 않는다는 운동을 함께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 결혼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도 0.7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사람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보통 연구결과로 보면, 청년세대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주거문제 등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결혼이나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틀린 내용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나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기혼부부가 결혼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 또는 이혼한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정서적 외로움을 해소하고 이 어려운 세상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데, 이것이 쉽지 않기에 아예 결혼이나 출산을 회피하고, 어떤 경우엔 다시 가족을 재구성하고자 이혼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를 잘못된 선택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결혼을 통해 부부관계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이 마련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출산할 때마다 비용을 주고, 주거대책마련을 신혼기부부에게 우선적으로 주겠다는 정책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부부간 정서적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것을 먼저 깊게 진행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맞벌이할 때의 부부역할, 자녀를 낳았을 때의 부부역할 등을 해결하는 데 좀 더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결혼한 부부를 위한 프로그램이 훨씬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좋은 모델링이 될 수 있는 가족을 계속해서 더 많이 발굴해 가족의 가치가 좀 더 긍정적으로 여겨진다면 현재 당면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부부컨설팅 사업을 중요시 여기고 진행하는 이유라 볼 수 있습니다.
▲ 한은주 강북구가족센터장[사진=강북구가족센터] |
- 센터장님의 가정이 궁금합니다. 어떤 가정을 꾸리고 계신가요?
가족학을 전공하고, 현장에서 이 일을 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내가 더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생각합니다. 제 커리어상 가장 바쁜 시기인 박사학위를 받은 무렵에 결혼했거든요. 결혼과 출산이 동시에 이뤄졌습니다. 당시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주었고, 저는 한 아이를 낳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현재 24살된 아들을 두고 있고, 최대한 부부간 그리고 부모-자녀간 경계를 분명히 하면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제게 가장 일순위이며, 긍정적인 가족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답변이 됐을까요. (웃음)
- 센터에서 만나거나 겪은 일 가운데 기억나는 일화를 들려주십시오.
센터에서 만난 가족을 통해 저 역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모든 가족에겐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이죠.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온 가족이 ‘가족봉사단’으로 10년간 지역에서 기여한 가족이 있습니다. 그 아이가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 ‘저도 이런 일을 하면서 가족에게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요’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부모가 많은 돈을 들여 자녀를 양육한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에게 기여하며 함께하는 긍정적인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정말 건강한 성인으로 잘 자라는 모습을 본 것이 기억에 남네요.
그 외에도 수많은 가족 내 갈등을 경험했던 부부, 부모-자녀가 센터 사업 참여를 통해 조금이나마 건강한 가족의 모습으로 변화를 꾀한 경험, 장애를 지닌 자녀를 둔 부모가 비장애 자녀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해야 하는지 등을 도와 기능회복을 도운 가족도 기억에 남습니다.
센터에서 만난 많은 가족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낸 시간이 소중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 결혼과 육아로 인해 많은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고 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은 경력보유 여성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육아로 일을 멈춘 분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육아도 훌륭한 커리어 중의 하나이며, 그 시간에 나의 자녀에게 최선을 다했고, 행복했다면 그 시간을 후회하지 마시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시겠다고 하면 그동안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로 다시 태어난다 생각하고 일을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나 일을 다시 하면서 ‘내가 나와서 일을 해서 아이가 지금?’이라는 양가감정을 든다면 일을 다시 시작해도 지속하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부분에서 부부가 또는 내가 어떻게 정립하고 함께 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논의 후 일을 시작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한 뒤 다시 일을 시작하고자 하는 수많은 경력보유 여성에게 용기를 드리고 싶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하나씩 첫발을 띄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맘스커리어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족은 세상에서 나의 가장 중요한 안전처이지만, 이를 잘 영위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족생활도 기술이 필요하며,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단위임을 기억해 주세요.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내 지역에 있는 가족센터를 한번 방문해 보시고, 내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 부탁드립니다. 가족센터는 늘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 곳입니다.
고맙습니다.
맘스커리어 / 김혜원 엄마기자 hw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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