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는 모른 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나 만성 틱인 경우 약물 치료 필요해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서초구에 거주하는 워킹맘 이씨(46세)는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 딸과 대화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딸아이가 무의식적으로 턱을 끄덕이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곧바로 틱 증상인 것을 알아챘지만 처음에는 아는 척을 하지 않다가 증상이 지속되자 딸아이와 병원에 내원했다.
이씨는 "사실 처음 딸아이의 틱 증상을 목격했을 때는 당황스럽고 걱정이 많이 됐었다"며 "하지만 일상에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면서 모른 척 지켜보았더니 차츰 나아졌다"고 밝혔다.
어느 날 갑자기 내 아이가 눈을 반복적으로 깜박이거나 자신도 모르게 '음음' 소리를 내는 등의 증상을 보이면 틱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아마도 아이의 틱을 처음 발견한 부모는 적잖이 놀라고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틱장애는 7~11세 아이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다. 틱은 △눈 깜박이기 △얼굴 찡그리기 △머리 흔들기 △때리기 △제자리 뛰기 △킁킁거리기 △기침소리 내기 △외설적 행동 등의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두 개 이상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신체 일부를 움직이는 운동 틱과 소리를 내는 음성 틱이 동시에 1년 이상 지속되면 뚜렛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뚜렛 증후군으로 병원에 내원한 0~9세 어린이 환자는 2388명으로 2016년 1897명이었던 것에 비해 25.9% 증가했다.
틱장애나 뚜렛 증후군은 어떤 이유로 생기는 것일까?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틱장애의 발생 원인은 △유전적 요인 △뇌의 이상 △호르몬 △세균 감염과 관련된 면역 반응 이상 △심리적 요인 등과 관련이 있다. 전체 아동의 10~20%가 일시적인 틱을 경험하며 만성 틱은 그중 1%의 아동에게 발생한다.
틱의 가장 큰 특징은 불수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의 틱 증상을 발견했을 때 주의를 주거나 나무라는 행동은 증상 개선에 전혀 효과가 없다. 오히려 정서적 불안을 야기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초기 틱장애에 가장 효과가 좋은 치료 방법은 증상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가족과 주위의 친구, 학교 선생님에게도 이런 사실을 미리 알려 증상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놀리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시적 틱이 아닌 중등도 이상의 만성 틱장애와 뚜렛 증후군의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를 병행할 경우 음성 틱은 대부분 사라지고 운동 틱도 호전된다.
지난 2월 채널A의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10가지 이상의 틱 증상을 보이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사연이 공개돼 육아맘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모범생 금쪽이의 틱 증상은 특히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심하게 나타났다. 금쪽이는 문제가 마음대로 안 풀리면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팔과 손톱, 연필로 책상을 내리쳤고 의자 들썩거리기, 자신의 목 꺾기, 얼굴 때리기, 쓸어내리기 등 10가지 이상의 틱 증상을 보였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의 행동을 분석해 "금쪽이는 현재 심한 음성 틱을 동반한 뚜렛 증후군으로 보인다"며 약물치료를 권했다. 또한 "학습에 대한 불안감을 낮춰주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자기조절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고 금쪽 처방을 내렸다.
혹시라도 자녀의 틱 증상을 발견하게 된다면 당황해서 지적하기보다는 모른척하고 증상에 관심을 주지 말 것, 만성 틱으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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