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청소년 자녀와 행복하게 소통할 수 있을까요?"

김보미 엄마기자 / 2024-04-18 09:40:35
마음건강 부모학교, 17~19일 영등포아트홀에서 개최
17일 첫 순서로 김붕년 교수 강의 진행돼
▲'2024년 마음튼튼·행복가득 마음건강 부모학교'가 17~19일, 영등포아트홀에서 개최된다.[사진=김보미 기자]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영등포구보건소와 영등포구정신건강복지센터가 주관하는 '2024년 마음튼튼·행복가득 마음건강 부모학교'가 17~19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 영등포아트홀에서 개최된다. 4회째를 맞은 올해 부모학교는 △김붕년 교수의 '은둔·고립 down, 행복지수 up!!' △언어 천재 타일러가 알려주는 소통의 언어 △이지선 교수의 '꽤 괜찮은 해피엔딩!' 등의 강의로 구성됐다.


17일에는 김붕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가 '은둔·고립 down, 행복지수 up!!'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첫날부터 많은 학부모들이 방문해 영등포아트홀 객석을 가득 메웠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로비에서는 간단한 설문을 통해 부모와 아이의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됐고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 특수조제분유 지원 사업, 특수식이 지원 안내 등 다양한 모자보건사업들을 안내하는 부스가 운영됐다.
 

▲로비를 둘러보고 있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사진=김보미 기자]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김붕년 교수 외 관계자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보미 기자]
▲인사말을 전하는 최호권 구청장[사진=김보미 기자]

 

이날 현장에 방문한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강의에 앞서 "코로나 이후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더 많아졌다. 이런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청소년을 양육하는 부모의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번 부모학교의 강의가 여러분과 자녀 간의 소통, 그리고 자녀의 건강한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진 강의에서 김붕년 교수는 10대 청소년의 발달 과정과 그에 따른 행동 특성을 소개하고 청소년과 올바르게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10대 청소년과 소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부모·자녀 간의 소통은 아이의 성향, 부모와의 애착관계, 상호작용의 정도, 친숙한 경험의 유무 등의 요인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붕년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사진=김보미 기자]

 

김붕년 교수에 따르면 10대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권위에 대한 도전과 반항심을 갖는다. 그 시기의 발달 과제 중 하나가 바로 두 번째 분리, 개별화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정체성을 탐색하면서 기존의 것을 의심하게 되는데 이 행동이 다소 도전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또래집단에 침투하고 상호작용하면서 내가 속한 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세대의 구분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나와 다른 문화를 가진 세대에게는 생경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때 아이들은 음악, 복장, 유튜브나 게임 등 자신들만의 하위문화를 형성하게 되는데 부모가 이를 이해해야만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모와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청소년들이 하위문화에 대한 몰입도가 높으며 소통하는 성인이 한 명이라도 있는 청소년은 탈선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기의 뇌에서는 전두엽의 가지치기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전두엽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 능력, 계획 및 문제해결력, 충동·주의력 조절, 결과에 대한 예측 능력 등을 담당하는데 특히 초기 청소년기에 변화가 심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진다. 아이들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불쑥 화를 내는 것도, 중학교 때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다 전두엽의 기능 저하로 인해 조절 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청소년기에는 전두엽 기능이 불안정해지는 것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 사춘기의 신체 변화와 함께 성호르몬 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이다. 성호르몬 분비는 편도체를 활성화시켜 자극 예민성, 공격성, 위험 불안 등을 높인다. 간단히 말해 공격성은 높아지는데 통제할 전두엽 기능은 약해지니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강의하고 있는 김붕년 교수[사진=김보미 기자]

 

아울러 김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높은 학업 스트레스와 자해 사례 등을 언급하며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먼저 청소년과의 소통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 보고자 하는 마음, 공감에서부터 시작한다. 강한 어조의 말이나 강압적인 행동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아이를 이기려는 마음을 버리면 타협점이 보인다.

대화를 할 때는 휴대폰을 잠시 꺼놓고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의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시작한다. 이때 아이가 대화를 하는 태도에 반응해서는 안 된다. 아이의 반항, 침묵, 무시를 존중하고 대화를 끝낼 때는 반드시 격려로 끝낸다. 격려로 끝난 대화는 아이에게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결정권이 아이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 알려주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과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아이의 강점과 약점을 잘 이해하고 아이가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데 안내자의 역할만 수행하면 된다. 아이에게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를 주거나 아이의 건강한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아이의 문화를 함께 배우고 새로운 변화에 동참해 보는 것도 좋다. 아이들과 가까워질수록 부모의 인생은 즐거워진다. 특히 아빠 양육은 아이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줄 뿐 아니라 아빠의 삶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아빠는 양육에 참여함으로써 중년의 공허감, 우울감이 줄어들고 신체 건강이 회복되며 가정 내 발언권이 증가해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아빠 양육의 장점과 함께하는 양육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한 육아맘은 "예민한 기질의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공감과 소통이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이제 막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의 특성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아이의 마음과 그들 세대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면서 앞으로는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주는 안내자, 혹은 아이의 선택을 지지하는 조력자의 역할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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