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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인이자 작가 이정수 |
[맘스커리어 = 이정수 작가] ‘여러분에게 삶의 스승이랄만한 사람이 있는가?’ 한 사람이 온전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훌륭한 성인이 되기 위해선 세 명의 스승이 필요하다. 하지만 옛날엔 사람들에게 인생의 스승이랄만한 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학교와 사회에서 스승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무튼 그 세 명의 스승은 누굴까? 첫 번째 스승은 가장 가까이에 있고,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 바로 부모다. 부모가 좋은 스승이 되면 아이는 그 뒷모습을 보고 자라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편하겠는가? 부모의 부부관계가 좋고, 사회적으로 성실하고, 가족을 위해 시간을 많이 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자녀는 부부가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고, 어떤 것보다 가족이 우선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자연스럽게 몸에 체득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사회적 성공에 도취하여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망치거나 돈을 최우선시하는 비루한 삶을 살게 되지 않을 수 있다.
실예로 부모와 식사를 자주 하는 자녀는 약물 중독과 흡연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데이터가 있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많은 행복 강연자들이 자녀 교육에 앞서 부부관계를 강조한다. 여기에 내가 한 발 더 나가자면, 부부가 사랑하고 있다면 양육의 힘든 부분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말하고 싶다. 부부가 사랑하니 서로 알아서 도와주고 싶을 것이고, 상처가 생기면 보듬어 줄 것이고, 아이와 다툼이 생겨도 자연스럽게 2 대 1로 다투게 되니, 승률도 높아지게 된다. 그런데 내가 강연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우리는 이미 틀렸으니, 애들이나 잘 키울 방법을 이야기해달라’는 눈빛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두 번째 스승을 부모도 열심히 찾게 된다. 내 자식을 맡길 사람을 찾는 거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부모가 최선을 다해서 고민하고 해결하기보다는 어디에 맡겨야 할지부터 찾는다.
그 두 번째 스승이 바로 교육하는 선생님이다. 교육자는 부모 이상으로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제2의 부모라 할 수 있지만, 낳은 사람은 아니니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가정교육은 집에서 받고 와야 비로소 스승이 될 수 있다. 너무 바쁜 우리 부모들이 가정, 인성 교육마저 학교에 떠넘기고, 교육자가 알아서 스승이 되길 바라는 것은 밭에 씨만 뿌리고 알아서 큰 나무가 되길 바라는 농부나 다름없다. 교육자가 교육 서비스 제공자처럼 비치게 된 작금의 현실은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그러니 두 번째 스승도 쉽게 구할 수 없다.
그래서 난 세 번째 스승에 주목했다. 바로 친구다. 사실 우리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부모보다 친구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그 친구들과 심적으로 경쟁도 하고, 부러워도 하고, 우월감도 느끼며 자발적 성장 동력을 얻는다. 그래서 친구를 가려가며 사귀라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의지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좋은 사람이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인데 착각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좋은 사람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 현 교육 시스템에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지구력, 공부 시간을 대신 단축해 줄 학원, 빨리 습득할 수 있는 아이의 머리 정도가 필요하다. 이걸로만 평가한다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말 잘 듣는 학생이라는 정도가 증명이 될 뿐이다.
그럼 어떤 학생이 좋은 사람, 좋은 친구일까? 성적도 어느 정도 중요하긴 하겠지만 그보다 약자를 보호하려는 정의로운 마음과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분별력, 우울한 기운보다 웃음이 많고, 삶에 의욕이 있는 아이가 훨씬 더 좋은 친구다. 물론 이런 친구를 사귀기 전에 우리 자녀가 이런 아이가 되는 것이 먼저다. 이런 친구들은 특정 학교에 몰려 있기보다 도처에 있다. 그러니 우리 부모들이 많은 아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놀 수 있게 해주고, 옆에서 잘 관찰해 주면 좋겠다. 그럼 좋은 세 번째 스승을 만날 수 있다.
당연히 인생을 살면서 3명의 좋은 스승을 다 만날 수 있다면 큰 행운이겠지만 그게 어려우니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 있는 세 번째 스승을 찾아주자는 것이다. 그럼 우리 아이들 훌륭하게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맘스커리어 / 이정수 작가 liyepap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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