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
[맘스커리어=김태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 산모에게서 약물 관련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임신 전부터 복용하고 있던 약이나 임신 중 복용해야 하는 약, 그리고 임신 중 발생한 질환으로 인해 복용이 필요한 약에 대해서 먹어도 태아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산모는 태아에게 해가 될까 봐 무조건 약물 복용을 꺼리거나, 약물이 태아와 산모에게 안전하고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듣고 싶어 합니다. 이런 엄마의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태아와 산모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해외 저널에 실린 제 논문을 중심으로 15년 정도 운영된 무료 주산기 상담 사이트 이용을 분석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2008년부터 해당 사이트에서 상담을 진행했으며, 논문 작성을 위해서 2명의 연구 간호사 2명과 저자가 2006년 8월부터 2009년 12월까지의 총 2,254건의 상담 내용을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평가했습니다.
산부인과 교과서인
하루 평균 25,192건의 사이트 로그인이 있었으며, 답변은 의사가 개인용 PC를 사용하여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서비스는 한국 웹 도메인을 통해 제공됐습니다. 이용자가 사이트에 질문을 올리면, 상담원이 의료진에게 알림을 보내고, 상담 의료진이 해당 질문에 답변을 올려 상담이 이루어지는 방식입니다. 상담 의료진은 매일 상담을 진행하고 질문이 올라오면 답변은 24시간 이내에 제공됐습니다.
이용자의 평균 연령은 33.9 ± 13.2세였으며, 출산력은 1.2 ± 0.5였습니다. 이용자 대부분 여성(2,125명, 94.3%)이었으며, 이용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서울 및 중부권이 55.1%, 기타 국내 지방이 39.4%, 해외는 2.2% 순이었습니다. 또한, 상담을 받은 사람 중 약 60.7%가 상담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질문은 임신 중 약물 안전성(20.4%), 산전 관리(18.7%), 진통(15.4%) 순으로 많았습니다. 다른 나라의 여성은 약물에 대해서 많이 질문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한국의 임산부는 임신 시 약물에 대한 질문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해당 데이터가 우리나라 임산부 모두의 질문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엄마들이 약물에 대해 걱정하고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상담이 많은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으나 확실한 답을 줄 수 없습니다. 임신 중에는 산모와 아기의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치의와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그 정보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여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어야 합니다.
엄마의 불안과 걱정이 아이에게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무엇보다 편안한 마음과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맘스커리어라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제 의견을 독자분들도 조금이나마 참조하실 수 있길 바라며, 건강을 돌보는 일 역시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저도 여러분과 공감하고 소통하고자 하니, 제 글에 대해 궁금증이 있으시거나 혹은 저와 다른 견해가 있으실 경우, 언제든지 맘스커리어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1] Kim TH, Lee HH, Chung SH. The attitude of South korean people regarding usage of the internet perinatal consultation. Int J Fertil Steril. 2014 ; 8(3) : 299-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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