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톡] 지금 당신의 마음은 괜찮나요?…무시해선 안 될 '우울증'

최영하 기자 / 2022-11-10 12:00:46
여성, 임신 중 혹은 출산 후에 심각한 우울증 겪는 경우 많아
적극적인 치료와 배우자의 세심한 정서적 보살핌이 중요

[맘스커리어=최영하 기자]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30대 중반 여성 A씨는 최근 부쩍 말수가 줄어들고, 식욕도 없다. 밖에서는 웃고 있지만 혼자 있을 때면 부정적인 생각으로 고통스럽고 한 가지 생각이 깊게 들기 시작하면 잠을 이루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첫아이를 낳아 육아에 매진하고 있는 30대 후반 여성 B씨는 육아를 하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산후우울증이 찾아왔다. 이전과 생활패턴도 달라지고 오롯이 아이에게 맞춰진 시간 탓에 잠도 못 자고 밥도 대충 먹고 지내길 수일째. 어느덧 거울 속 자신의 얼굴도 보기 싫고 슬픈 마음만 든다고 털어놨다. 

 

현대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익숙한 증상 중 하나인 '우울증'. 우울증은 현대인들에게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이다. 

 

우울증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의미한다. 우울증의 지속은 한 개인의 전반적인 삶에 영향을 주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울증을 감정과 생각, 신체 상태,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환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우울증은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가 많이 증가했는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가량 많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7~2021년 우울증·불안장애 진료 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우울증 환자 수는 2017년 69만1164명 대비 2021년에 93만3481명으로 35.1%(연평균 7.8%) 증가했다. 불안장애 환자 수는 32.3%(연평균 7.3%) 증가했다. 

 

우울증은 그 원인이 명확하진 않지만 다양한 생화학(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 이상, 생체리듬 변화)·유전·환경적 요인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년간의 우울증 환자를 성별로 나눠 살펴봤을 때 여성 우울증 환자가 63만334명으로 남성 30만3147명의 2.1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10대 미만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1.7배 많았다. 

 

특히 여성들은 임신 중 혹은 출산 후에 심각한 우울증을 많이 겪기도 한다. 임신을 하게 될 경우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진행한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모의 50~70%가 경증의 산후우울감을 8~20%가 산후우울증을 0.14%~0.26%가 정신 이상을 앓을 정도로 많은 산모들이 우울증을 겪고 있다. 또한 임신 기간 동안 전체 여성의 70% 이상이 임산부 우울감을 느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우울 증상이 2주 이상 오래간다 △식욕과 수면 문제가 심각하다 △주관적 고통이 심하다 △사회적·직업적 역할 수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 △환각과 망상이 동반되는 경우 △자살 사고가 지속되는 경우 등이다. 

 

또한 산후우울증의 증상으로는 출산 후 감정의 기복이 심해 울고 화를 잘 내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것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산후우울증의 경우 방치하게 되면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영아에 건강과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밀한 배우자나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산모는 출산이라는 엄청난 과정을 경험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럴 때 산모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을 해줘야 하는데, 특히 남편은 배우자의 이러한 스트레스와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함께 육아하면서 정서적으로 세밀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후우울증정도는 자가 진단 테스를 통해 측정해 볼 수 있다. 

 

▲산후우울증정도 자가진단, 문항당 1점[자료=논산시보건소 홈페이지]

 

논산시보건소에 따르면, 위 테스트 결과 1점~3점은 '남편이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쉽게 풀어질 수 있는 정도', 4점~6점은 '밖에 나가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거나 애를 보는 것보다 여러 사람과 같이 만남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정도, 7점~10점은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정도'로 구분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증상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증상 초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과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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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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