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비혼 출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6-23 09:40:15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하고 있으나 찬반 논란 거세
다양한 가족 인정해 출산율 끌어올려야 한다는 찬성 측 의견
비혼 출산이 올바른 가족관·아동 권리 해친다는 반대 의견도
▲방송인 사유리씨와 아들 젠의모습[사진=슈퍼맨이돌아왔다 홈페이지]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2021년 방송인 사유리씨가 기증받은 정자로 얻은 아들 젠을 양육하는 모습이 방송에 공개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비혼 출산에 관한 인식이 확대되고 이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비혼 출산은 여성이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자발적으로 정자를 기증받거나 의도적인 자연수정을 통한 임신이라는 점에서 미혼모의 경우와는 다르다. 


▲2020년 OECD 회원국의 비혼 출산율[자료=OECD]

2020년 기준 OECD 회원국의 비혼 출산율은 평균 41.9%였다. 주요국의 비혼 출산율을 살펴보면 프랑스가 62.2% △노르웨이 58.5% △영국 49% △미국 40.5% △호주 36.5% 등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는 남녀가 동거하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비혼 부모 가정과 결혼은 싫지만 아이를 기르고 싶은 여성이 정자은행을 통해 출산하는 자발적 비혼모 가정에서 비혼 출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비혼 출산율은 2.5%로 매우 낮은 편이다. 국내에서 비혼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아 출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의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에 따라 법률적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에게만 비배우자의 인공수정을 허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어느 대중가요의 노랫말처럼 '연애는 필수지만 결혼은 선택'인 시대가 됐고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동거나 출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의 2022년 사회조사 결과 중 결혼문화에 대한 견해[자료=통계청]

통계청의 '2022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50%였으며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65.2%였다. 또한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34.7%로 2012년 22.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혼 동거나 출산에 관한 시민들의 인식이 점차 변화함에 따라 정부의 가족 관련 제도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4월 26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생활동반자와 함께 거주하는 가구에게도 혼인에 준하는 권리를 갖게 하는 '생활동반자법'을 국회에 대표 발의했다. 

이 법은 생활동반자 관계를 '결혼을 하지 않고 상호 합의에 따라 생활을 공유하며 돌보는 관계'로 규정하고 생활동반자에게 △부양·협조의 의무 △일상가사대리권 △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친양자 입양 및 공동 입양 등의 권리와 의무를 부여한다. 또한 이 법에 따르면 생활동반자는 △연금 수급 △인적 공제 △건강보험 피부양자 △출산·돌봄 휴가 △중대한 의료 결정의 보호자 △상주 등의 권리도 가질 수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법적인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결혼으로 맺어지지 않은 다양한 가족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각종 사회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여성들의 비혼 출산율을 증가시키고 궁극적으로 저출생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아동이 친부모에 대해 가지는 권리를 옹호하는 NGO 단체 'Them Before Us'의 대표이고 '아이들은 정말 괜찮을까? 현대적 가정에서'의 저자이기도 한 케이티 파우스트는 "방송이나 개인 SNS 등을 통해 사유리씨 가정의 모습을 보면 아들 젠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젠은 자라면서 자신의 출생과 정체성에 관해 심각하게 고민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혼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일반 아동보다 약물 남용과 위법 행위를 저지를 확률이 두 배 높고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1.5배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비혼 출산을 통해 사유리씨는 원하는 아이를 얻었지만 젠은 자신의 생물학적 정체성의 절반을 잃어버렸고 아버지와 함께하는 중요한 일상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비혼 출산을 장려하는 것이 저출생 극복에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비혼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행복할 수 없다면 다시 한번 숙고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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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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