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장난감 구매 멈추고 장난감 도서관·병원 이용해야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8살, 4살 아들 둘을 키우는 34세 육아맘 김씨는 쌓여만 가는 아이들 장난감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미끄럼틀부터 자동차·트램펄린같이 덩치가 큰 것들부터 로봇·레고·보드게임·피규어·각종 총과 칼 등 자잘한 것들까지... 아무리 분류하고 정리해도 아이들 방은 넘치기 직전이다. 무슨 장난감을 이렇게도 많이 샀는지, 이 많은 장난감을 후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후회가 막심하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다. 거의 하나 혹은 둘뿐인 자녀들을 위해 생일·크리스마스·어린이날·명절 등 때때마다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다 보면 집집마다 각양각색 장난감들이 차고 넘치게 된다. 몇 번 갖고 놀다 망가져서 방치돼 있는 장난감, 한두 번 관심을 보이다 건드리지도 않아 새것 같은 장난감들도 많다.
한 해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 30% 정도가 장난감이며 플라스틱 장난감이 분해되려면 약 50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장난감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이 장난감의 90%는 플라스틱류인데 이것들은 여러 재질이 혼합돼 있고 분해도 어려워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플라스틱류로 분리배출을 해도 폐기 시 대부분 소각된다.
장난감을 '새활용'하는 방안은 없는 걸까.
2020년 7월 안양시에 문을 연 '그린무브공작소'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설립해 운영을 지원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고장 난 장난감을 수리해 기부하거나 버려진 장난감을 분해해 플라스틱 원료로 만들어 화분·열쇠고리 등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고양시에 위치한 비영리단체 트루(Toy Recycle Union)도 버려진 장난감을 기부받아 새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트루에 기부된 장난감 중 50%는 수리해서 소외계층 어린이에게 다시 기부하거나 바자회에서 재판매하고, 40%는 재생원료로 만들어 다른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나머지 10%는 분해가 되지 않거나 기름 등에 오염된 장난감으로 어쩔 수 없이 버려진다.
재사용이 어려운 장난감들은 아이들이 버려진 장난감을 분해해 자신만의 새로운 장난감 혹은 작품으로 창조하는 교육 프로그램 '장난감 학교 쓸모'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환경부 우수환경 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이미 40만 명 이상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자체에서도 장난감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장난감을 대여해 주는 '장난감 도서관'과 고장 난 장난감을 수리해 주는 '장난감 병원'을 운영 중이다.
아이들이 한때 재미있게 잘 갖고 놀지만 결국 플라스틱 폐기물이 돼버리는 장난감들.
이제 환경을 위해 불필요한 장난감 구매는 멈춰야 한다. 고장 난 장난감은 고쳐 쓰고 쓸모를 다 한 장난감은 기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오늘은 장난감 가게 대신 장난감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면 어떨까.
[ⓒ 맘스커리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