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제2세종문화회관 디자인 공모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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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사진=서울시] |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문래동 공공공지(문래동 3가 55-6)에 건립될 예정이었던 제2세종문화회관이 결국 여의도공원으로 그 자리를 옮긴다.
서울시는 "문래동 공공공지가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주거지 한가운데 위치하고 부지의 크기도 협소해 서남권을 대표하는 대규모 공연장의 입지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여의도공원으로 부지를 옮기면서 제2세종문화회관의 규모는 1.8배 확대될 예정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2세종문화회관 문래동 부지 건립은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사업"이라며 "구유지를 서울시에 반영구적으로 무상 대여해 구민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사라진다는 점을 충분히 살피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5년마다 무상 사용을 갱신해야 하는 행정적 낭비가 있고 부지가 좁아 위상에 맞는 건축이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서울시에서 정치적 이슈가 아닌 법적 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장소를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래동 구유지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짓는다는 계획은 2019년 확정됐다. 영등포구는 서울시에 무상으로 부지를 임대하고 시에서 건립과 운영을 맡기로 했다. 그러나 공유재산법상 토지의 무상 사용은 최대 5년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5년마다 재심의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이에 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2세종문화회관을 여의도공원 내에 건립해 여의도공원을 세계적인 도심문화공원으로 재편한다고 지난 3월 밝혔다. 독일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를 벤치 마킹해 제2세종문화회관을 수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문래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 어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래동 주민 A씨는 "몇 년을 기다린 제2세종문화회관인데 여의도공원으로 부지가 변경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웠다"며 "애초에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서남권에 대규모 공연장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여의도에 짓는다는 것은 목적을 잃어버린 것 아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영등포구의회 의원들은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 변경 건을 구청장이 독단적으로 시에 건의해 밀어붙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선희 영등포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지난 10일부터 24일까지 영등포구청 앞마당에서 부지 이전을 반대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환경연합에서도 지난 25일 긴급 토론회 '서울, 공원의 위기'를 열고 지자체가 추진하는 각종 개발 사업이 도심의 공원과 숲을 파괴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토론회에서는 제2세종문화회관 부지가 여의도공원 내 5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는 '한국 전통의 숲' 부지로 변경된 것에 대해서 숙고 없이 결정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초 제2세종문화회관이 들어설 예정이었던 문래동 공공공지에는 구립 복합 문화시설이 들어선다. 구는 구립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해 구민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의견을 듣고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합 문화시설이 실제 착공되기 전 2~3년의 기간 동안은 구민 편의시설을 설치해 임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영등포구는 해당 부지의 낡은 창고 등을 철거하고 A구역에는 임시주차장과 깔끔하게 재단장한 도시텃밭을, B구역에는 △꽃밭 정원 △목화단지 △어린이 놀이터 △사계절 잔디마당 △운동시설 △정원 센터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종 방안이 확정되기 전까지 문래동 공공공지 활용 방안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은 이메일(youmeela@ydp.go.kr) 또는 우편(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123, 보건소 5층 문화체육과)으로 의견을 전달하면 된다.
한편 서울시는 5월 15일부터 8월 10일 오후 5시까지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기획 디자인 국제 공모를 진행 중이다. 도시·건축·조경·문화·교통 등 국내외 관련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서울시 설계공모 누리집(https://project.seoul.go.kr)에서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참가자는 △대공연장·중극장·연습실·전시장·교육시설 등의 문화시설 △서울항 이용객 등을 위한 집객시설 △지하 주차장 등을 포함해 여의도공원 서북단 3만4000제곱미터 공간 내 필요 용도 및 면적을 기준으로 제2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하면 된다.
혁신적인 디자인을 위해 건폐율·용적률·층수에 제한을 두지 않으나 건축물 높이는 최대 50m 이내여야 한다. 또한 여의도공원 재편 방안과 대중교통 접근성 강화 등 대상지 주변에 대한 아이디어도 함께 제안해야 한다. 심사 결과는 8월 18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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