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성평등 사회를 꿈꾸며"...서울학부모지원센터, 학부모 위한 성인지 교육 마련해

김보미 엄마기자 / 2024-07-15 13:10:10
서울학부모지원센터, 7월 맞춤형 배움과정 개강
'인문학으로 보는 성인권 교육' 주제로 엄혜진 교수 강의해
▲[사진=서울학부모지원센터]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학부모 및 시민을 대상으로 매월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선보이는 서울학부모지원센터가 7월 맞춤형 배움과정을 개강했다. 이달의 주제는 '성인지 교육'으로 12일, 19일, 27일 총 3번의 강의가 마련됐다.


성차별이 만연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성인지 감수성은 이제 사회구성원의 필수 자질이자 교양으로 통한다. 성인지 감수성은 성차별과 성의 불평등을 인지하는 광범위한 능력으로 양성평등기본법은 성인지 교육을 사회 모든 영역에서 법령, 정책, 관습 및 각종 제도 등이 남성과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는 능력을 증진시키는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0시에는 엄혜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인문학으로 보는 성인권 교육'을 주제로 첫 강의를 선보였다. 엄 교수는 "성인권은 성인지 감수성, 젠더 감수성 등과 동일한 의미로 쓰이는 말"이라며 "오늘 강의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하면 더 성평등한 사회로 만들 수 있을까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에 따르면 모든 인간들은 저마다 다른 특성을 지니기에 예전부터 어떻게 하면 서로가 조화롭고 풍요롭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해 왔다. 수많은 차이 중에서도 성별의 차이는 출생의 순간부터 사회 구성원으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매우 중요한 차별점으로 인식돼 왔다.

성별의 차이는 평등이나 민주주의의 개념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민주주의를 기획했던 그리스에서는 자유민인 성인 남성에게 평등한 시민권을 부여했으나 여자와 노예, 아동, 외국인을 배제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제대로 된 평등의 인간학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을 계기로 등장했다. 호기롭게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일으킨 혁명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르주아인 비장애 백인 남성만이 자유와 평등을 쟁취할 수 있었다. 이후의 역사는 부르주아 백인 남성에 맞서기 위해 나머지 집단이 투쟁하는 형태로 흘러왔다.

당대 많은 학자들은 근대 민주주의 기획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를 데카르트의 사상에서 찾았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을 남긴 데카르트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인간만이 갖고 있는 특성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성적 사유의 힘을 인간 공통의 특성이자 평등의 토대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힘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어떤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떤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인식을 달리한다며 데카르트의 주장에 맞섰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생각하는 존재이긴 하지만 무의식의 지배를 받으며 특히 욕망을 억압하는 것을 통해 문명적인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상들을 비판하고 재구성하며 페미니즘도 등장했다. 페미니즘은 젠더의 관점에서 평등과 민주주의의 이상을 탐색하는 이론이자 운동이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보면 성 불평등의 구조는 타자화와 성적 대상화로 인해 형성된다. 타자화는 어떠한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을 추출해 타자로 형상화하는 것을 말하며 성적 대상화는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존재인 인간을 성적 존재성으로만 환원시키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양성평등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대단한 진보를 이룩해 낸 것도 사실이지만 디지털 성범죄나 데이트 폭력과 같은 새로운 양상의 성적 대상화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할 또 다른 과제다.

이날 강의를 들은 학부모 김씨는 "철학적, 역사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 강의여서 내용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교수님이 강의를 정말 쉽고 재미있게 잘 해주셔서 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며 "강의를 듣고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평등의 개념이 어떤 역사를 거치면서 발전돼 왔는지, 앞으로의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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