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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혜 유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조교수 |
[맘스커리어 = 홍지혜 유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조교수] 어린 시절, 날이 더워지면 할머니가 늘 밭으로 가시던 기억이 난다. 할머니가 싱그러운 옥수수를 한 아름 안고 돌아오시면, 엄마와 마루에 앉아 옥수수 껍질을 열심히 벗기곤 했다. 여름 소나기가 쏟아진 뒤, 커다란 가마솥에서 피어오르던 고소하고 달큰한 옥수수 냄새와 그 맛은 지금도 마음속에 선명하다. 그 덕분인지, 여름이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간식이 옥수수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온 가족이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옥수수를 먹으며 작은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옥수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찰옥수수는 알이 유백색으로 반투명하며, 쪄서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단옥수수는 당분이 많고 섬유질이 적어 생으로 먹거나 통조림으로도 즐길 수 있다. 초당옥수수는 알맹이가 작고 납작하며, 수분과 당분이 풍부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튀김옥수수는 가열하면 팝콘처럼 부풀어 올라, 가족 모두가 바삭하게 즐길 수 있다. 가족마다 입맛이 다르니, 아이와 함께 옥수수의 다양한 종류를 고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옥수수를 고를 때는 알이 촘촘하고 껍질이 얇으며, 색이 선명한 녹색이고 수염이 갈색인 것이 신선하다. 반대로 알이 듬성하거나 껍질이 누렇게 변한 것은 신선도가 떨어졌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옥수수는 껍질을 벗기기 전까지 신선함이 오래 유지되므로, 조리 직전에 껍질을 벗기는 것이 좋다. 보관할 때는 실온보다는 냉장 보관이 좋으며, 일반 옥수수는 3일, 초당옥수수는 7일 이내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옥수수에는 오메가-6 지방산(리놀레산)과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가 풍부하며, 프로테이스 저해물질도 함유되어 있다. 이 성분들은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다만 옥수수만으로는 단백질이 부족할 수 있으니, 우유나 달걀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건강을 챙기는 또 하나의 비결은 옥수수수염이다. 옥수수수염은 예로부터 신장 기능을 돕고 부기를 빼주며, 방광염이나 신장염, 결석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트나 시장에서도 옥수수수염을 따로 구입할 수 있으니, 은은한 향을 즐기며 차로 끓여 마셔보는 것도 좋다.
아이와 함께 초당옥수수 버터구이 같은 간단한 요리를 함께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초당옥수수의 껍질을 벗겨 길이로 4등분해 접시에 담고, 버터, 소금, 다진 마늘, 후추, 파프리카 가루를 섞어 만든 소스를 옥수수에 고루 바른 뒤 에어프라이어에서 10분 정도 구워준다. 뒤집어 5~10분 더 구우면 완성이다. 구운 옥수수 위에 파마산 치즈와 파슬리를 뿌리면 아이와 어른 모두 자꾸 손이 가는 맛있는 간식이 된다.
이렇게 정성껏 완성한 옥수수 버터구이에 시원한 옥수수수염차 한 잔을 곁들이면, 가족 모두가 건강과 행복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옥수수에 담긴 추억과 이야기가 아이들의 마음에도 오래도록 남아, 앞으로도 오랫동안 가족의 특별한 여름 풍경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오늘, 온 가족이 옥수수와 함께하는 작은 행복을 함께 쌓아보자.
맘스커리어 / 홍지혜 유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조교수 zhihui@yuh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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