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 임대인이 중개보수 부담해야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서울 동작구 아파트에서 전세로 거주하던 A씨는 지난 5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임대차계약을 연장했으나 갑작스러운 직장 이전 문제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3개월 전 집주인에게 중도해지를 요구했다. 집주인은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위한 복비를 A씨에게 부담하라고 말했다. A씨도 본인이 계약기간을 어겼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이 복비를 내야 되는 줄 알았다.
이 경우 중개보수는 A씨가 내는 것이 맞을까? 법률상 A씨는 계약의 중도해지에 따른 어떠한 책임도 없다. 즉, 중개보수는 집주인이 부담하는 것이 맞다.
2020년 7월 31일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최소 4년의 계약 기간을 보장하도록 하는 법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요구할 경우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단, 임대인이나 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거주하기 위한 거부는 가능하다.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1회에 한해 계약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 청구방법에는 구두, 문자메세지, 이메일 등의 방법이 있다.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나 이미 4년 이상 거주한 경우에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2년간 계약이 보장되며 차임과 보증금은 종전 금액의 5% 범위 내에서만 증감할 수 있다.
또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전·월세 계약을 연장한 경우, 세입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통지 후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이사 전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A씨는 구청과 한국부동산원에 문의해 자신이 복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부동산에게 연락을 했다.
부동산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집주인에게 직접 이야기해 협의하라"며 "통상적으로 세입자가 부담하는 경우도 많은데 반 정도씩 부담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결국 A씨는 구청과 부동산원에 문의해 답변받은 내용을 보여주고 임대차보호법의 법 조항을 근거로 한참을 설명하고 나서야 복비를 내지 않고 보증금을 받아 이사를 갈 수 있었다.
A씨는 "만약 이사가기 전에 이런 규정을 알지 못했다면 내지 않아도 될 중개보수 2백만원을 그냥 낼 뻔 했다"며 "계속해서 바뀌는 부동산법에 관심을 갖고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손해보는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계약을 어긴 것은 세입자인데 중개보수는 집주인이 떠안는 이 같은 규정은 과도한 세입자 보호"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집주인 B씨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계약을 연장해 놓고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 나가면 나도 상생임대인 혜택을 받지 못하니 손해가 크다"며 "이런 상황에서 왜 중개보수를 집주인이 모두 부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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