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어린이날에 담긴 의미는?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5-05 08:40:54
1922년 소파 방정환이 만든 어린이날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어린이의 행복 도모하고자 제정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애새끼가 아니라 어린이입니다"

아이들이 '애새끼·얼라·애녀석·아해' 등으로 불리던 1920년 즈음의 일이다. 소파 방정환 선생(1899~1931)은 귀하게 대접받기는커녕 한 인격체로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아이들을 보고 무척 마음이 아팠다. 당시 어른들에게 아이들은 귀찮기만 한 존재였다. 아이들을 하대하고 함부로 대하는 것이 일상화돼 있었다. 

방정환 선생은 아이들을 부르는 호칭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젊은 사람을 젊은이, 늙은 사람을 늙은이라 부르는 것처럼 어린 사람을 '어린이'라 부르자고 주장했다. 여기서 단어 뒤에 붙는 '이'는 높은 사람을 뜻하는 '분'과 같은 의미로 어린이도 사회를 구성하는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방정환은 일본에서 철학·아동 예술·심리학을 공부하고 1921년 귀국해 본격적인 소년 운동을 전개했다. '씩씩하고 참된 소년이 됩시다. 그리고 늘 서로 사랑하며 도와갑시다'라는 표어를 내세웠다. 1922년 우리나라 최초의 동화책 '사랑의 선물'을 펴냈고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해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듬해인 1923년에는 아동문화운동 단체인 색동회를 만들고 순수 아동 잡지인 '어린이'를 창간하기도 했다. 시인 윤동주도 잡지 '어린이'를 보고 문학가의 꿈을 키웠다.     

어린이날은 1927년부터 5월 첫째 주 일요일로 날짜가 바뀌었다가 1939년 일본의 탄압으로 잠시 사라지기도 했다. 그리고 광복 이후 1946년부터 5월 5일로 제정돼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1961년에는 어린이날을 규정하고 있는 아동복지법이 제정·공포됐다. 아동복지법 제6조에는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보호의 정신을 높임으로써 이들을 옳고 아름답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나도록 하기 위하여 매년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하며 5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를 어린이주간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후 1973년에는 어린이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됐고 1975년에는 법정공휴일이 됐다.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와 함께 특별한 장소에 방문하거나 아이가 평소 갖고 싶어 했던 선물을 사 주며 신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 가정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이 가기 전 어린이로 사는 동안 존중받아야 할 어린이의 인격과 마땅히 누려야 할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한 번쯤 되짚어 보는 것은 어떨까.

다음은 방정환 선생이 1923년 열렸던 첫 번째 어린이날 기념행사에서 배포한 어린이 선언문 중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이다.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쳐다보아 주시오
어린이를 늘 가까이 하사 자주 이야기를 하여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부드럽게 하여 주시오
이발이나 목욕 같은 것을 때맞춰 하여 주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산보와 원족 같은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자세 타일러 주시오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나 기관 같은 것을 지어 주시오
대우주의 뇌신경 말초는 늙은이에게 있지 아니하고 젊은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 그들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

어린이가 상전으로 대접받는 시대가 아니라 어린이로서 존중받는 시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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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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