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교육] "문해력, 그게 뭐길래?"

김보미 엄마기자 / 2024-11-22 09:40:45
서울기초학력지원센터, 문해력 주제로 한 학부모 연수 진행
편지윤 교수, 문해력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 전해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우천시가 어디에 있는 도시인가요?" (어린이집 학부모 A씨)


"추후공업고등학교가 어딘지 아는 사람?" (대학생 B씨)

최근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해 문장을 엉뚱하게 해석한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한국인의 문해력 저하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위 사례는 비가 오는 날씨일 때를 뜻하는 '우천 시'를 도시명으로, 나중에 알리겠다는 의미를 지닌 '추후 공고'를 공업고등학교의 이름으로 오인한 사례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요즘 학생들의 문해력도 걱정되는 수준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교원의 91.8%가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응답했다. 문해력이 저하된 원인으로는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 매체 과사용'과 '독서 부족' 등이 꼽혔다.

이에 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기초학력지원센터는 11월 보호자 든든연수로 문해력에 관한 강의를 마련했다. 연수는 지난 15일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편지윤 청주교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세상을 풍부하게 이해하는 힘, 문해력!'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에 앞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문해력은 단순히 어휘력이 아니라 우리말을 잘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문해력·수리력 진단 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진단하고 학력 신장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편지윤 교수에 따르면 문해력은 '문어 의사소통 기반의 의미 구성 능력'이다. 상황과 맥락 속에서 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 읽기 능력과 표현할 수 있는 쓰기 능력을 아우른다. 흔히들 문해력을 단순히 어휘력, 혹은 독해력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명백한 오해다.

어휘력이 문해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문해력은 어휘의 의미를 문맥에 맞게 이해할 수 있는지, 문맥과 상황에 적절한 어휘를 선택 및 사용할 수 있는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독해력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라면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함과 더불어 생산하는 능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아이의 문해력 신장을 위해서는 '가정 문해력'과 '문해력 후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정 문해력이란 문해력과 관련된 가정의 물리적·문화적·정서적 환경을 뜻한다. 가정에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이 많은지, 책을 읽을 만한 환경이 조성돼 있는지, 혹은 부모가 독서나 글쓰기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가정 문해력은 실제 아이들의 초기 문해력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문해력 후원자란 아이의 문해가 가능하도록 교육·지원·강화하고, 본보기를 제공할 뿐 아니라 규제하거나 제한하는 존재다. 주로 부모이지만 교사, 교육기관, 지역사회, 미디어 등이 모두 문해력 후원자가 될 수 있다. 문해력 후원자와의 질적 상호작용 역시 문해력 발달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편 교수는 아이의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 가정에서 바로 시작해 볼 수 있는 일로 △책·신문 등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접할 수 있는 문식 환경 조성하기 △가족이 함께 도서관·서점·북 카페 등 방문하기 △책 대화 등 독서를 매개로 양질의 상호작용하기 △부모가 먼저 읽고 쓰는 모습 보이기 △독서·문해력·독자·필자에 대한 가족의 신념 공유하기 등을 제시했다.

또한 "아이가 책을 싫어하거나 멀리한다면 그 이면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며 "문해력 발달에서는 부익부 빈익빈과 같은 매튜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기에 집중적으로 개입하고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편 교수가 아이들의 문해력을 기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한 것은 역시 양질의 독서였다. 독서를 통해 아이들은 △어려운 언어 표현 경험 △다양한 분야의 지식 습득 △읽기 훈련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 △긍정적 읽기 경험 등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가 직접 읽고 이해하며 생각하는 과정을 풍부하게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꼭 어려운 책, 권장 도서만을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자녀에게 읽을 책과 방법 등 선택권을 부여하고 아이의 책 읽기를 인정해 준 뒤 더 나아가 책을 매개로 한 '책 대화'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

결국 문해력은 독서에서 나온다. 아이의 문해력을 키우고 싶다면 먼저 책 읽기의 재미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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