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설렘 반 걱정 반 초등 생활,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김보미 엄마기자 / 2024-11-27 14:24:39
영등포구가족센터, 예비 초등 부모를 위한 특강 마련해
공부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생활 습관 갖기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한 해의 끝을 바라보는 연말은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시기다. 특히 내년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는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걱정과 아이에 대한 기대가 교차한다.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과 '그래도 7년을 먹이고 재웠더니 어느덧 학교 갈 나이가 됐다'는 뿌듯함은 아이를 키워 본 부모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초등학교는 어린이집, 유치원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세상을 배워나가며 때로는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기도 한다. 교육은 수업 시간 40분, 쉬는 시간 10분이라는 정해진 틀 안에서 진행되며 교실의 분위기나 수업 방식도 조금은 딱딱해진다. 모든 것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던 유치원 선생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달라진 환경에 처음에는 아이도, 부모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에게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부모가 도와줘야 하는 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영등포구가족센터는 지난 26일 예비 초등 부모를 위한 특강 '어서 와, 입학은 처음이지?'를 마련했다. 김나형 더공감교육연구소 소장이 아이의 초등학교 생활을 준비하는 방법에 대해 솔직한 조언을 건넸다.

먼저 가장 많은 부모들이 걱정하는 한글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졌다. 교육과정상 한글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것으로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글을 모르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제대로 수업에 참여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가진 부모들이 많았다. 한글을 모르는 상태에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도 문제가 없는 걸까?

김 소장은 "학교에서는 1학년 1학기, 4~6월 정도에 걸쳐 한글을 쫙 훑어준다. 하지만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3개월 만에 한글을 떼는 것은 무리"라며 "적어도 3월 전까지 받침이 없는 글자는 문제없이 읽을 수 있고 받침이 있는 복잡한 글자는 더듬더듬 읽을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한다. 쓰는 것은 못해도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집에서 한글을 익히는 방법으로는 하루에 한두 번, 한 번에 15분을 넘지 않는 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아서 한글에 노출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아직 인지적인 학습에 관심이 생기지 않은 상태라면 흥미 있는 것과 학습을 연결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와는 노래 제목이나 가사를 함께 읽어 보면서 한글과 친숙해질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너무 공부 같지 않은 느낌으로 하는 것이다.

1학년 1학기 국어시간은 대부분 한글을 배우는 데 사용되지만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도 많다. 주로 자신을 소개하거나 주말 지낸 이야기 등을 말하게 되는데 발표는 가족 간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다. 소리 내서 책을 함께 읽어 보는 것,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면과 그 이유 이야기해보기, 주말에 하고 싶은 활동에 관해 의견 제시하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1학년 1학기 수학 시간에는 1부터 50까지의 수와 10이 넘지 않는 연산을 배운다. 수학을 미리 공부해 갈 필요는 없지만 평소 생활 속에서 수 감각을 익히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아이에게 수저를 놓으라고 하면서 우리 가족이 4명이니까 숟가락, 젓가락이 각각 몇 개씩 필요한지 물어보거나 엘리베이터를 내려오면서 거꾸로 숫자를 세보는 등 생활 속에서 숫자와 가까워지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또한 카드 속 과일 개수를 더하는 '할리갈리', 연산을 하며 자신의 피자를 완성해 가는 '셈셈피자가게' 등의 보드게임이나 숫자를 하나씩 말하다가 3·6·9가 들어가는 수에는 말 대신 박수를 쳐야 하는 3·6·9 게임, 31까지의 숫자를 1~3개씩 말하다가 31을 말하는 사람이 지는 베스킨라빈스 게임, 숫자를 말하며 엄지손가락 개수를 세야 하는 제로 게임 등은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사실 학습적인 부분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학교가 즐거운 곳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학교에 가면 다양한 것을 배우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며 재미있는 체험 활동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다. 부모의 괜한 걱정은 아이들의 불안감만 증폭시킬 뿐 아이의 학교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에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처음 갔을 때도 조금 긴장했지만 잘 해냈으니 초등학교 생활도 잘 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줘야 한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학교는 대부분 9시에 수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8시 40~50분 사이에는 교실에 도착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 교사에 따라 수업 전에 아침 활동을 하는 반도 있다. 유치원보다 등교 시간이 빠르기도 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등교하지 못하면 조금 민망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늦어도 2월부터는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울러 초등학교에 가면 혼자 해야 하는 것이 많아진다. 가정통신문이나 준비물, 숙제 등은 스스로 챙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학교에 다녀오면 바로 가방을 열어 알림장과 가정통신문을 꺼내게 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도록 연습시키자. 물론 아이가 혼자 할 수 없는 부분은 부모가 도와야 하겠지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먼저다.

화장실 이용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초등학교에 가면 교사가 용변의 뒤처리를 도와주지 않는다. 비데 없이 혼자 대소변의 뒤처리를 할 수 있어야 하며 화장실은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스스로 다녀올 수 있도록, 급한 경우에는 수업 시간이라 하더라도 양해를 구하고 다녀올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한다.

끝으로 김 소장은 "아이가 아무리 글을 잘 읽고 수를 잘 세도 일상생활에서의 습관이 올바르게 형성돼 있지 않으면 학교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다. 공부보다 중요한 것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스스로 자신의 물건 챙기기, 공동생활에서의 질서와 규칙 지키기 등"이라며 "이제 초등학교 입학까지 3개월 남짓 남았는데 필요한 부분들을 조금씩 연습한다면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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