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을 앞둔 딸에게 어떤 말을 들려줘야 할까?"

김보미 엄마기자 / 2025-02-26 09:40:42
여아의 초경 시기 점점 빨라지는 추세
4~5학년 정도 되면 가정에서의 월경 교육 필요해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 육아맘 A씨는 얼마 전 초등학교 4학년인 자녀의 친구들 중 몇몇이 생리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A씨는 "아직 너무나 어리게만 보이는 딸에게 곧 초경이 찾아온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며 "초경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뒤처리를 혼자 잘할 수 있을지, 또 생리를 시작하면 키가 안 크는 것은 아닌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라고 말했다.


월경은 모든 여성이 겪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가임기 여성은 난포기에 분비되는 호르몬 에스트로겐에 의해 자궁 내막이 두꺼워지고 배란 이후 황체기에는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돼 착상 준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임신이 되지 않으면 자궁 내막이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를 생리 또는 월경이라 한다.

월경 주기는 보통 28일로 알려져 있지만 21일에서 35일로 사람에 따라 다르며 3~8일간 지속된다. 생리량은 20~80ml로 평균 35ml 정도인데, 하루 3~5개의 중형 생리대를 사용하면 되는 양이다.

아이들이 첫 월경인 초경을 경험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초경 시작 시기는 △초등학교 6학년(36.4%) △중학교 1학년(23.8%) △초등학교 5학년(23.5%) △초등학교 4학년(6.5%) △중학교 2학년(6.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은 "우리나라 여아의 초경 연령은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으며 조기 초경에 해당하는 연령 기준은 만 10.5세"라고 밝힌 바 있다.

초등학생인 자녀가 아무런 정보 없이 갑작스럽게 초경을 경험하게 되면 무척 당황스러울 것이다. 딸을 양육하는 부모는 자녀가 초등학교 4~5학년 정도가 되면 월경 교육을 시작해 아이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초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신연정 서울대학교여성연구소 성교육 강사는 지난해 달다방 초경로드 라이브 클래스 'MZ 강사가 말하는 요즘 아이들의 첫 생리 이야기'를 통해 아이의 초경을 슬기롭게 준비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했다.

신 강사는 "초경 전에 나타나는 증상들이 있다. 가슴에 몽우리가 지기 시작하면 2년 안에, 속옷에 분비물이 묻어 나온다면 6개월 내에 초경을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갑자기 키가 훌쩍 크는 경우에도 생리를 시작할 수 있는데 성장호르몬과 함께 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에게 초경에 대해 설명을 하려면 먼저 여자와 남자의 몸이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려주고 자연스럽게 월경과 연결 지어 이야기하면 된다. 이때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느끼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에 대해서도 다뤄줄 필요가 있다. 부모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는 것도 괜찮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관계를 먼저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초경을 하면 진정한 여자가 되는 것이다', '임신에 실패하는 것이 생리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지양해야 된다"며 "이런 말들은 마치 완경한 여성은 진정한 여성이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생리를 하면서 괜한 실패감을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요즘 많이들 챙긴다는 초경 파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강사는 "초경 파티도 남들이 하니까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에 따라 굉장히 민망해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에게 초경을 어떤 방식으로 축하받고 싶은지, 받고 싶은 선물이 있는지, 혹은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지 물어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경 교육은 거창하지 않아도 가정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경을 하는 가족 구성원을 인식하는 것, 가족여행 계획을 짤 때 월경 주기를 공유하는 것, 장을 볼 때 월경용품을 함께 구매하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 다양한 월경용품을 소개하고 선택하게 하는 것 등을 통해서도 월경 교육이 가능하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생리하는 날을 '빨간 날', '그날' 등으로 바꿔 부르고 월경용품을 남에게 보이지 않도록 꽁꽁 숨겨서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월경은 숨겨야 하는 것, 창피한 것이 아니다. 자녀가 월경을 자연스러운 여성의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하겠다.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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