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s 시선] "꽃 같은 아이들,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김보미 엄마기자 / 2023-04-05 14:10:48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신체적 체벌 말아야
체벌은 자녀의 정서 상태에 부정적 영향 미쳐
[맘스커리어=김보미 엄마기자] # 지난해 12월 충남 서산의 한 태권도장 사범이 7살 남자아이를 체벌한 사실이 알려지며 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아이가 남의 가방 속 과자를 꺼내 먹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7살 아이는 엉덩이에 피멍이 들어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로 통증을 호소했다. 부모는 경찰서에 신고했고 "합당한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대가 변했다. 훈육이 목적이었다 해도 아이를 체벌하는 것은 범죄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때리는 일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하물며 성인이 아이를 때리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서였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고 가르치던 부모 혹은 선생님이 자신에게 체벌을 가한다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이 얼마나 모순적인 상황인가. 

오늘날 체벌은 법적으로도 금지돼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는 "학교의 장은 법 제18조제1항 본문에 따라 지도를 할 때에는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하되, 도구, 신체 등을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1년 1월 26일에는 민법 제915조 친권자 징계권 조항이 삭제됐다. 그동안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자녀 체벌의 근거로 여겨졌던 이 조항이 삭제되면서 현재는 부모도 자녀를 체벌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자녀 체벌에 관한 부모들의 인식 변화는 더딘 편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가정 내 체벌금지 인식 및 경험'을 조사한 결과 78.8%는 징계권 조항 삭제로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는 것이 금지됐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체벌이 줄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주변의 인식이나 행동이 바뀌지 않아서(69.7%) △징계권 삭제에 대해 알지 못해서(38.2%) △체벌 없이 아동을 훈육하는 방법을 몰라서(29.2%) 등의 응답이 나왔다.     

신체적 체벌에 대한 생각으로 응답자의 36.2%는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28.9%는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답해 여전히 다수의 성인들이 자녀에게 신체적 체벌을 가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체벌이 자녀의 문제 행동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다수의 연구 사례로 증명된 바 있다. 아동전문가들도 입을 모아 체벌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탤러해시 지역의 11~14세 청소년 149명을 대상으로 체벌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 결과 신체적 체벌이 아이의 불안증과 우울증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전 국민의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도 유튜브 채널 '오은영TV'에서 "아이를 때려도 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며 "체벌은 부모가 아이를 복종, 굴복, 승복시키기 위한 물리적 힘일 뿐이다. 물리적 힘에 의한 공포는 어른이 되어서도 정서 상태에 현저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도 말로 가르치고 아이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자녀의 체벌에 반대하는 육아맘 김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머리끝까지 화가 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며 "하지만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아이를 사랑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줘야 하는 부모이자 어른으로서 체벌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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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엄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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