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자녀와 '슬기로운 방학생활' 보내려면?

김보미 엄마기자 / 2024-08-06 11:10:03
큰 틀의 목표 세워놓고 규칙적인 생활해야
방학 때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도 필요해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한 달 남짓한 초등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방학은 학교에서 주로 학기나 학년이 끝난 뒤 또는 더위나 추위가 심할 때 일정 기간 동안 수업을 쉬는 일을 뜻한다. 말하자면 방학은 아이들에게는 주어지는 합법적 휴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에게 아이들의 방학은 그리 달갑지 않은 기간이다. 특히 맞벌이 부모들은 방학 때마다 생기는 돌봄 공백을 어떻게든 메꿔야 해 비상이 걸린다. 학교의 돌봄교실, 지자체의 우리동네키움센터를 이용하거나 근처에 사는 조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가장 수월하다. 하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 점심 식사를 챙겨주는 학원 특강이나 영어 캠프에 보내기도 하고 집으로 돌봄 시터를 부르는 등 갖은 방법이 동원된다.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혼자 집에 있겠다고 하는 경우도 문제다.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는 부모의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지내고 싶어 한다. 부모가 출근한 뒤 혼자 남겨진 아이가 늦잠을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게임이나 휴대폰을 하며 오전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낼 것을 생각하면 직장에 있는 부모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아직 혼자 식사를 챙길 수 없는 초등학생이다 보니 출근 전에 아이가 먹을 점심을 미리 준비해 놓고 나와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초등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육아맘 김씨는 "방학 때는 오전에 일정이 없으니 아이가 자연스럽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방학 전에 세워 둔 생활계획표가 있지만 무용지물이고 일기와 독서기록장 등 매주 한 두 편씩 써야 하는 방학 숙제가 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여유 있는 오전 시간에 휴대폰만 붙잡고 있으니 속상할 따름이다"라고 토로했다.

무더운 날씨 속 달콤한 여름 방학, 어떻게 하면 효과적이고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교육부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는 지난달 초·중등 학부모를 대상으로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라는 주제의 뉴스레터를 발행했다.

뉴스레터에 따르면 휴식과 재충전의 의미를 갖고 있는 방학은 학생들이 지루한 학업 스트레스로부터 약간의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시기다. 그러나 등교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밤늦게까지 놀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하다 보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하루를 무기력하게 보내게 된다. 오히려 나중에는 해야 할 일들에 쫓겨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방학을 알차게 보내려면 먼저 방학 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는 꼭 학업적인 성취가 아니더라도 자녀의 나이나 발달 과정, 가정의 상황을 고려해 정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자녀가 현재 상황과 욕구를 절충해 방학 동안의 목표, 큰 틀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학기 중에 많이 하지 못했던 예체능이나 새로운 취미 활동에 도전해 보는 것, 평소 자주 만나지 못했던 조부모·친척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관심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해 보는 것 등 목표는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다. 우선 큰 목표를 세워두면 세부적인 계획을 짜기가 수월해지고 계획대로 수행해 나가다 보면 방학이 끝난 후 목표를 이뤄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방학이 갖는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적절한 수면 시간, 규칙적인 식사 등의 기본 생활 습관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신체·정신 건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무너진 생활 패턴은 집중력 저하나 무기력을 불러올 수 있고 정서 조절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개학 후 다시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도 몇 배의 노력이 들어간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가 방학 중에도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유지하면서 지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울러 방학은 몸과 마음, 그리고 학업을 재정비하는 시간이다. 방학 때 무리하게 에너지를 쏟다가 지쳐버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 신체활동 시간을 확보해 놓고 지난 학기에 미흡했던 학습적인 부분들을 메꿔나가야 한다. 학교 공부는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놓치고 지나간 부분이 있으면 다음 학기, 또는 다음 학년이 힘들어진다.

끝으로 방학은 방학다워야 한다. 방학이라서 주어지는 자유, 방학 때라서 만들 수 있는 추억이 있어야 아이에게도 방학이 의미가 있다. 초등 자녀와 이번 방학을 슬기롭게 보내고 싶다면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함께 찾아보고 계획을 세워 하나씩 실천해 보면 어떨까. 친구와의 플레이 데이트, 특별한 가족 여행 등이 포함된다면 더 좋다. 아이에게 다음 학기의 방학이 더 기대되도록 만들어 주자.

 

맘스커리어 / 김보미 엄마기자 bmkim@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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